[김중겸 칼럼] ‘하이힐 신고 마라톤’···자선도 하고 여권도 높이고

<자료사진=about.com>

2006년 봄 네덜란드의 <Magazine Glamour>는 참신한 기획을 했다. ‘여성의’ ‘여성을 위한’ 마라톤. 여성이 하이힐 신고 뛰는 마라톤대회였다. 암스테르담 중심가에서 개최했다. 이 하이힐 신고 뛰는 마라톤(stiletto runs,? hoge hakken races, high heel race)은 달리는 거리가 최단 45m에서 최장 200m까지. 그해의 성공에 힘입어 지금도 계속 하고 있다.

목적은 세가지. ①자선 ②여성의 건강 증진 ③여성의 권리 신장이다. 매년 이 목적에 걸맞은 이슈를 선택하여 주제로 내건다.

이?대회가 성공하자 모스크바, 시드니, 싱가포르에서 뒤따라 하고 있다.?한편 미국의 뉴욕주 버팔로와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남성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버팔로는 0.5km 마라톤이다. 참가비 가운데 행사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전액을 난소암환자 치료기금으로 제공한다. 마닐라는 커플이 참가하는 대회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두 대회 모두 참가자는 성별에 관계없이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

‘하이힐 신고 마라톤’의 원조(元祖) 네덜란드의 2013년 대회는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에 맞춰 열렸다. 하이힐의 규격은 굽 높이 7cm 이상, 굽바닥 면적은 1.5cm 이하여야 한다. 아울러 경기 중 부상에 대하여는 각자 자기 책임이라는 각서도 제출해야 한다. 참가비는 개인은 30유로, 단체는 최대 5인에 100유로다.

지방도시 레이와르덴(Leeuwarden)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에서 1등은 네덜란드의 유명 호텔 2인 주말 투숙권이 수여됐다. 2등은 2인용 메이크업 쿠폰, 3등은 개최지의 유명 레스토랑 4인용 와인 데이트 쿠폰을 받았다. 수익금에서 최소한도의 필요 경비를 뺀 잔액은 모두 여성단체에 기부했다. 이와 같은 기부는 어느 도시의 하이힐 신고 마라톤 대회이든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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