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루키] 분쟁지역 조정가 꿈꾸는 김태언씨
코소보, 조지아, 레바논,?팔레스타인…
분쟁지역?찾아 다니는?평화활동가 ?
15일 오후 서울 정동극장 앞. 시리아?평화 기원 집회에서 만난?김태언(고려대 화학공학 06학번)씨는 분쟁지역 조정가를 꿈꾸는 청년이다.
처음 봤을땐 모임?관계자 중 한 사람으로 착각했다. 오전에 서울 시청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 시리아인들이 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했단다. 명함이 두장이었다.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활동가, 글로벌보건의료 NGO 메디피스 중동지역 전문위원. 알고보니 <프레시안>에?현장감 넘치는 칼럼을?쓰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분쟁지역 국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2007년 대학 1년을 마치고?분쟁국가를 여행하기 시작했다.?첫 방문지는 코소보. 발칸반도에 있는 국가로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 간 유혈인종 충돌이 벌어졌던 곳이다.?내전으로 직장을 잃고 할 일 없이 거리에 모여있는 주민,?폭격으로 부서진 주택, 엉망인 시내 기반 시설. 전쟁의 참상을 실감했다.
2개월간의 코소보 여행후 다시 떠난 곳은?러시아와 영토분쟁이 벌어졌던 조지아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다. 레바논과 이란도 다녀왔다. 2009년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후 메디피스 일원으로?긴급구호 활동을 펼치러 갔으나?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군대를 다녀온 후?긴급구호팀 코디네이터로?팔레스타인을 찾았다.?지난달엔?하마스정권의 실세인?지야드 알 자자와 부총리와?와이드 인터뷰도 했다.?요르단 잣타리의 시리아 난민촌도 방문해?비참한 상황을 목도했다.
“난민촌을 둘러보는 동안 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때리려는 사람이 셋이나 있었다. 이들은 아사드를 돕는 중국인을 죽여버릴 것이라며 달려들었다. 중국인과 한국인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그들의 눈에는 내가 중국인으로 보였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겨우 뜯어말리고서야?떨어진 그들의 눈빛은 증오와 분노가 가득했다. 자타리 난민촌 내에는 질서를 유지하는 군인, 경찰이 한 명도 없었고, 전쟁에서 갓 빠져나온 사람들로 가득 찬 난민촌 내에는 구타, 살인 등 각종 폭력이 만연했다.”
태언씨는 “전쟁은 중동에서 가장 순수하고 친절하기로 유명했던 시리아 사람들의 가슴속에 깊은 상처와 고통을 남겼다”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다음 방문을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다는?그는?분쟁지 방문과 학업을 반복하다 올해 겨우?학기를 마친다.?졸업 후에도 계속해서?평화 활동가의 길을 갈지를 물었다.
“그 전에 공부를?할 생각이다.?그동안 활동을 하면서 부족한 게 많았다. 존스홉킨스대 SAIS?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분쟁조정 분야로 유명한 곳이다.?공부도 공부지만 유학비용도 만만치 않아 걱정도 되지만 가다보면 길이 보이지 않겠나.”
SAIS는 폴 니체 고등국제학대학(Paul H. Nitze 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SAIS)이 정식명칭으로,?국제관계, 경제, 외교, 정책연구 및 교육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원이다. “제 2의 반기문 총장이 될 것 같다”는 말에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글·사진=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