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루키] 학구파 늦깎이 연극배우 이수현

연극 하얀중립국서 신부역를 맡은 신영균 배우와 시로역의 이수현 배우 <사진=서울대연극동문회 제공>

서울대연극동문회?창립연극 ‘하얀중립국’서 주인공 ‘시로’로 열연

서늘한 가을바람이 하늘하늘 불던 6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연극배우 이수현(35)씨를 만났다. 이수현씨는 9월 1일 막을 내린 서울대 연극동문회 창립 연극 ‘하얀중립국’에서 주인공 ‘시로’를 연기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른 배역은 대체 연기자가 있었지만 시로역은 이수현씨 홀로 맡아 열연했다. 7월 초 합류해 두 달 남짓 연습하고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 함께 공연했던 신영균, 이순재, 심양홍 등 대선배들을 비롯해 공연을 보러왔던 안성기, 이영애, 전도연 등 연기자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주변의 편견에 의해 서서히 무너져가는 시로의 모습을 세밀하게 잘 표현했다는 평가다. 이수현씨는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약점이었던 ‘선 굵은 연기’에 대한 감도 잡았다.

“신영균 선생님은 처음 연습하실 때는 조금 힘들어 하셨는데, 무대에 서는 순간 확 달라지시더라고요. 역시 대배우구나 싶었어요. 이순재, 심양홍 선생님 등 모두 열정이 대단하세요. 그 분들처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끝까지 간직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큰 무대에서 연기하면서 전체를 장악하는 힘 있는 연기의 필요성도 깨달았고요.”

고려대 경영학-서울대 대학원-한예종 거쳐 연극배우의 길로?

이수현 씨는 서른 살이 넘어 연극계에 입문한 늦깎이 배우다. 사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평범한 회사원을 꿈꿨던 청년이었다. 하지만 전공이 생각처럼 자신과 맞지 않았다. 음악 동아리에서 베이스주자 활동을 더 열심히 했다. 졸업 무렵엔 음악과 관련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대 대학원에 개설된 ‘공연예술학협동과정’에 입학했다.

대학원 과목 중에 ‘연극기초’를 들으면서 연극을 자주 접했다. 연극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연기를 직접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갑수 액팅학원’에 등록해 연기를?배우면서 점점 연극의 매력에 빠져 들어갔다. 김갑수 원장으로부터 칭찬도 들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 순간이었다.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자유를 느꼈어요. 어떤 배역에 몸과 마음을 바쳐 몰입하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이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죠. 좀 더 체계적으로 배워야겠다는 마음에 대학원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는?연극원 수료 후(현재 논문 준비중)?극단 ‘달나라 동백꽃’(대표 김은성, 부새롬)에 들어가 ‘뻘’, ‘달나라 연속극’ 등에 출연했다. 칸영화제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던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꿈’에서 목소리 출연을 하기도 했다. 연 감독이 최근 제작 중인 ‘사이비’에도 목소리 연기를 담당했다. ‘달나라 동백꽃’ 팟캐스트 ‘희곡을 들려줘’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연극 외 음악활동도 간간이 펼치고 있다. 최근?죽마고우?최수원씨와 ‘어쿠스틱 퍼퓸’이란 그룹으로 앨범 ‘Tale’을 발매했다. 이수현씨는 건반을 맡았다.

다재다능한 이수현씨에게 10년 뒤 모습을 물었다.?”자기 잇속만 차리지 않는 연기자, 숀펜처럼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연극인이 돼 있지 않을까요? 그러고 싶네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 극단 홍보를 해도 되느냐고 조심스럽게 묻는다.?”‘달나라 동백꽃’이 10월14일~11월4일까지 연우무대에서 ‘로풍찬 유랑극장’을 공연합니다.?저는 출연하지 않고 스태프로 돕고 있어요. 요즘 잘 나가는 김은성 작가가?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입니다. 많이 보러 와주세요.” 돈 내고 많이 보러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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