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루키] 한국서 연기자 꿈꾸는 독일인 윤안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발등에 문신
안나 리흘만(22·Anna Rihlmann)은 ‘미녀들의 수다’가 방영됐다면?0순위로 캐스팅 됐을법한 독일인 여성이다. 무한 한국사랑에 빼어난 미모까지 갖췄다. 안나씨의 꿈은 한국에서 연기자로 성공하는 것.
25일 서울 우면동 EBS에서 만난 안나씨는 “외국인 티를 모두 벗어낸 진짜 한국 연기자로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이라고 해서 외국인 역할만 하고 싶지도, 버라이어티 쇼에만 나오고 싶지도 않아요. 그냥 일반 한국 배우들처럼 똑같은 한국인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녀는 고향의 극단에서 연기를 배우고 가끔씩 조연(extra)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요즘은 경기대 연기아카데미서 배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 연기를 하고 싶은 걸까.
“14살 때 베트남 단짝 친구 집에서 우연히 아리랑방송을 시청하게 됐는데,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한국말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끌었죠. 언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다른 언어들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 날 이후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한국과 사랑에 빠졌죠. 대학에서도 한국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했어요.”
독일 카이저슬라우턴(Kaiserslautern)에서 태어난 그녀는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튀빙겐대학교 신문방송학도다. 연기를 위해서는 방송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신문방송학을 선택했다.
대학공부를 다 마치고 올 수도 있었을 텐데, 3학기만 마치고 훌쩍 날라 왔다. 사실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오려고 했다.?대학에 들어가자마자?KBS, MBC, SBS에 100통 이상의 이메일을 보냈다. 연기를 위해서는 방송계통에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답변이 없었다. 부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한국학과 한운석 교수에게 도움을 받아 EBS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안나씨는 요즘 EBS라디오에서 ‘고전읽기’ 조연출로 일한다. 효과음, 보이는 라디오 자막준비, 노래선택 등이 그가 하는 일이다. 물론 돈을 받고 일하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도 SBS 인기가요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
현재 안나씨는 예술비자를 신청해 놓은 상태. 서울 쌍문동의 한 가정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다. 그 가족이 좋아 아저씨의 성인 윤을 따 ‘윤안나’란 이름도 지었다. 5월 이후에는 연세대어학당에 등록하고?연세대 신문방송학과에 교환학생을 신청할 계획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2011년, 그녀는?발에 ‘Ubi Voluntas Ibi Via’란 글을 새겼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란 의미의 라틴어다. 아버지가 그녀에게 늘 해주시던 말씀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타투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 글은 몸 어딘가에 꼭 새기고 싶었고, 길을 만드는 발이 좋겠다 싶어 거기에 새겼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님이 롤모델이에요. 한번 만난 적이 있는데, 진짜 한국인이더라고요. 연기자로 성공한 여자 ‘이참’이 될거에요. 지켜봐 주세요” <사진·글=김남주 기자>
와.. 정말 멋지네요. 꼭 원하시는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