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열정만으로 경희대 언론정보 수시 합격한 정성원 군

정성원군은 최근 예비 사회적기업 '담 넘어' 프로덕션 모델로 소셜벤처 경연대회 장려상을 받았다.


내신 6등급으로 41대1 경쟁률 뚫어?

내신 6등급, 수능 점수는 아예 없던 학생이 재능 하나만으로 41대1(2명선발)의 경쟁률을 뚫고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수시에 합격했다.

7월 아시아엔(TheAsiaN) ‘주목! 루키’에 소개됐던 정성원(고3 영상고)군이 바로 그 주인공. 정성원군은 1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것을 체념하고 재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 10시2분 추가 합격됐다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 군은 수능 모의고사 한번 보지 않았고 내신 관리도 하지 못했다. 서대문구의 예비 사회적기업 ‘담 넘어 프로덕션’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고3시절 내내 고등학생들의 인권 사항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몰두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받아줄 대학이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가 지원한 경희대 ‘창의적 체험활동 전형’은 비교과 활동이 중요하다. 에듀팟(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과 활동내용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당락을 결정하는 입학사정관의 한 종류다. 이 전형에 84명의 학생이 지원서를 냈다. 내신 열등생인 그가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를 꿈꾸는 특별한 학생이란 것을 학교에서 알아본 것이다.

정군은 “여섯 대학에 지원을 했는데 다섯 곳은 서류에서 다 떨어지고 경희대만 서류가 통과돼 면접을 볼 수 있었다”며 “타 대학도 비교과 활동을 중요시 한다고 명시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이 세계도 사실 좁기 때문에 서로의 실력을 다 알거든요. 분명히 활동 면에서는 저보다 못한데 합격하는 모습을 보고 내신 준비에 너무 소홀했다는 후회도 들었어요. 경희대에 감사하고 나를 위해 다른 대학으로 가 준 한 친구에게도 고맙지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요.”


“방황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안내자 되고 싶어”????

정성원 군은 중학교 때 일치감치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심을 갖고 대구에서 홀로 상경해 서울영상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영상페스티벌에 참여해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국사편찬위원회와 강원대가 공동주최한 역사 UCC공모전에 <빼앗긴 6월25일>로 장려상을 받은 후 고등학교 2학년 때는 5명에게 주어지는 제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올해는 KBS신세대 VJ콘테스트에서 <Upstroke 거리위의 리듬>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학생운동 선수 중도 탈락자’를 돕는 사회적기업인 청소년체육지도자사관학교(YSCA)와 함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서울 내 중고등학교에만 운동선수를 하다 중도에 그만둔 학생이 986명이에요. 이들이 대부분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조직폭력배의 길로 가거나 배달 아르바이트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친구들이 적성을 살려 체육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YSCA의 일이고 저는 영상물 제작으로 함께하고 있어요.”

대학 생활이 벌써부터 기대된다는 정군은 “미디어의 힘을 알기에 미디어로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나를 늘 고민하면서 사회, 철학, 경제 등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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