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출신 학생, 한국아이들과 어울려야 적응 빨라”
‘이중언어교육 전문가’ 김갑성 교사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포럼’ 발제
“다문화가정 학생들 중에는 한국 학생들과 잘 지내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데 다문화학급이 개설되면서 이 학생들을 친구들과 분리하는 일이 벌어졌죠. 아이들은 가기 싫어하고 교사는 보내기 바쁘고 교육청은 묵묵부답이고 참 답답합니다.”
23일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이사장 김교식) 출범 기념 포럼에서 패널로 참석한 김갑성(57) 부천남초교 교사는 “한국 학생들과 다문화 학생들을 나누는 교육은 멈춰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기도의 경우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이 다문화가정 특별학급으로 명칭을 변경함에 따라 다문화가정 자녀가 특별학급에 배치될 수 있게 됐다. 현재 안산 원곡초, 안산 원일초, 시흥 시화초, 부천 신흥초 등 8개 학교에서 다문화가정자녀 특별학급으로 10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
김갑성 교사는 “운영상 학급 정원이 15명 내외로 구성됨에 따라 아동이나 학부모가 원치 않거나 혹은 사실상 갈 필요가 없는 아동이 가게 돼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국인 없는 곳서 외국어 빨리 익히는 것과 같은 이치
그는 “정원에 구애받지 말고 한국어가 필요한 아동만 갈 수 있게 하거나 예산상으로도 다문화특별학급을 꼭 필요한 곳만 설치하고 한시적으로 운영해 최대한 아동이 학급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사는 “한국 사람도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되도록 자국인이 없는 곳을 찾는다”며 “마찬가지로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한국학생들과 어울리도록 하는 게 빠른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다문화 특별학급 대신 방과 후에 한국어교육과정을 운영해 다문화 학생이 학급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교사의 다문화교육 직무 연수와 관련해 “이 분야에 관심있는 교사만 희망적으로 받게 돼 실제 다문화 학생을 둔 담임교사가 다문화연수를 받았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학년 초에 전 담임을 대상으로 몇 시간이라도 전원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갑성 교사는 2006년부터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한 부천 무지개주말학교를 개설해 이중언어교육에 힘쓰고 일반학생을 위한 다문화이해교육도 해왔다. 지난 5월 제11회 ‘신일스승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