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과부와 법무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3일 교육과학기술부와 법무부 명의의 보도자료를 받았다. 제목은 ‘다문화가정 자녀, 정규학교 전입학 쉬워진다’. 내용을 보니 교과부와 법무부가 중도입국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우리나라 공교육 환경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서로의 정보를 교환한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는 중도입국자녀와 외국인가정자녀의 현황 통계 및 개인정보 제공,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다솜학교와 예비학교에 이동출입국서비스 운영, 교과부는 다문화 전담코디네이터(다문화학생의 정규학교 전입학을 돕기 위해 시도교육청에 배치된 전담 직원) 파견, 학교 전입학 안내 등 교육관련 정보를 입국 시점에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업무협약을 맺은 배경에는 중도입국학생들의 심각한 부적응 문제가 깔려있다. 외국에서 출생해 10대 전후에 입국한 중도입국자녀들이 학교 적응을 못해 고교 재학률은 15.8%(2011년)에 불과하다.

보도자료를 훑어본 후 최근 중도입국학생 현황 통계가 궁금해 법무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중도입국학생수를 묻는 질문에 대략 6500명 쯤 될 거라며 정확한 수는 알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초중고로 세분화된 자료는 당연히 없었다.

중도입국학생들을 위해 정책을 펴겠다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한 마당에 기초자료라고 할 수 있는 현황통계가 없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략 6500명이라면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 같다.

보도자료에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이런 친절한 멘트까지 덧붙였다. “한 명의 다문화가정 자녀도 놓치지 않기 위해 법무부와 협력을 강화해 현재 57%에 불과한 중도입국 자녀의 재학률을 2014년까지 80% 이상으로 끌어 올리도록 노력하겠다.”

기초 자료도 부실한 법무부의 어떤 통계를 받아 한명의 다문화가정 자녀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단 말인지, 57%는 무엇을 근거로 한 말인지 아리송할 뿐이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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