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통계] 재혼 늘며 엄마 따라온 자녀 5800명
중도입국 학생 절반, 입국 초 3개월간 집에만 머물러
다문화 가정 중도입국 학생 중 절반이 한국에 와서 서툰 한국어 때문에 첫 3개월은 집에만 머물고 있으며 학교공부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입국 학생들은?한국에서 태어난?다문화가정 아이들과 달리 이미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 있으면서 사춘기에 처해 있어 더 큰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원장 박명순)이 경기도내 초중고 중도입국학생 413명(학교 밖 청소년 76명 포함)을 대상으로 ‘다문화가정 중도입국 자녀 초기적응 지원방안 설문’에서 55.2%의 학생들이 입국 초 3개월은 집에만 머물렀다고 응답했다. 13세 이하 학생들의 집에만 있었다는 응답비율은 6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입국 후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한국어 어려움’(36.3%), ‘낯선 환경과 문화 적응 스트레스’(19.1%), ‘외로움’(8.2%), ‘학교 진학문제’(3.9%), ‘주변의 시선(2.4%)’ 순이었다.
학교생활에서는 공부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꼈고(47.5%) 친구들과의 교제(8.6%), 숙제(7.7%) 등이 큰 스트레스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밖 중도입국 청소년 76명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 이유로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58.5%)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지만, ‘학교 다니기 힘들어서’(18.5%), ‘학교 갈 필요성을 못 느껴서’(9.2%), ‘돈을 벌기 위해서'(9.2%)라고 응답한 경우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도입국 자녀들이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절반이 ‘부모와 함께 살기 원해서’지만 ‘본국에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13.1%), ‘본인이 오기 싫었으나 부모가 원해서 입국한 경우'(9.9%) 등 자발적 의지가 아니라 상황에 떠밀려 입국한 경우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입국에 대해 63.9%가 ‘만족한다’고 답변한 가운데 ‘잘 모르겠다'((30.8%), ‘후회한다'(5.3%)는 응답도 1/3 이상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책임자인 전경숙 연구원은 “중도입국 자녀는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부모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크고 부모들은 어려움을 해결해 주지 못한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중학교 이하의 학령기 아동은 신속하게 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도와주고 고등학교 학령기 이상의 청소년에게는 진학이나 취업 등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다수가 재혼가정이기 때문에 새아버지와 새 형제·자매와의 관계에서 모든 가족이 힘들어 한다”며 “불안정한 가족관계가 한국생활 적응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중도입국 자녀뿐 아니라 부모들의 가족 상담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 1월 말 현재 출입국관리소에 귀화를 신청한 19세 이하 부모 동반입국 자녀는 총 5,828명이며, 고등학교 연령대 청소년(2046명)과 10세 이하의 초등학교 저학년 연령대 아동(2026명)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과 비교해 중도입국 청소년이 3468명에서 68.1% 증가한 수치다.
중도입국 자녀 47.7%가 중국동포이며, 35%는 중국인, 타이완(248명, 4.3%), 몽골(158명, 2.7%), 일본(146명, 2.5%) 순으로 나타났다.
김남주 기자 davide9303@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