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성 경인교대 부총장 “다솜학교 보단 정책보완이 우선”

정문성 경인교대 부총장

미국의 경우 2020년경에는 미국 학생인구의 거의 절반이 유색인 학생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도 농촌의 국제결혼 증가 추이를 고려할 때 이주여성이 평균 2명의 자녀를 출산할 경우 2020년 19세 미만 농가인구의 절반이 다문화자녀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교실은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가평 미원초교와 안산 원고초교의 경우 다문화 학생이 50%를 넘어섰다. 분명히 이러한 다문화 교실 상황에서는 이제까지 해오던 교사의 수업방식에 큰 변화가 요구될 수 밖에 없다.

7일 ‘한국-호주 다문화 심포지엄’에서 정문성 경인교대 부총장이?발제한?다문화교육?현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다문화교육에서 교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다문화 학급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평등하고 편견 없는 수업이 가능할까.

“평등하고 편견 없는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다문화에 대한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이주민 가정의 자녀가 경험하는 차별과 어려움은 소수집단 개인들의 노력과 변화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는 미시적 인식을 갖고 있다. 단일민족 전통을 가지고 온 한국인이 다문화 사회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철학적 방향성을 가지지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로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는 방식으로 다문화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다문화교육의 분명한 방향이 정해져야 한다. 이때 국내의 다문화교육 문제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전 지구적 차원의 다문화교육의 관점을 적용해야 한다. 1990년대 세계화 이후 다문화교육은 모든 나라가 당면한 주요 교육문제이자 국경을 초월한 협력 및 교류 연대를 필요로 하는 국제적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다문화사회는 풍부한 다양성으로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과연 다문화 사회의 이러한 장점을 어떻게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나.

“이주민 중심의 복지, 시혜를 넘어 모든 학생들에게 다문화 사회의 장점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시민교육의 입장에서 다문화교육을 해야 한다. 이는 다문화 콘텐트와 경험이 풍부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구호로만 외쳐서는 될 일이 아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은 다문화관련 정보들이 취약하다. 다문화 학생들의 문화적 배경과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한데, 아직 우리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교사가 다문화학생의 문화와 심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다문화교육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농촌 중심의 국제결혼과 외국인근로자를 중심으로 하는 독특한 다문화사회라고 할 수 있다. 또 중국, 베트남 등의 다문화가정이 다수를 이룬다. 교사들은 다수를 이루는 국가의 학생들을 고려한 수업을 해야 하는가의 고민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한국식 다문화교육 모형정립에 힘을 기울려야 한다. 외국의 사례와 이론적 틀을 수용해 참고하되 문화적 토양이 다른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미주와 서구 유럽은 오랜 역사 동안 8~30% 내외의 다문화 인구구성, 그리고 그 나라에서 태어난 2,3세대 인구가 공존하는 가운데 다문화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는 이제 불과 몇 년, 그리고 2% 비율, 주로 농촌지역의 국제결혼이주여성 중심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대부분 중국, 베트남 등 같은 아시아 인종이어서 인종갈등보다는 경제적인 이유와 언어습득의 부적응이 주된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맞는 다문화교육이어야겠지만 급속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한국적 다문화사회의 특수한 상황에 적합한 정책의 우선순위는 있어야 할 것 같다. 지역의 다문화적 특성이 보다 명확하게 반영돼야 하며 지역간 네트워크 강화나 전문성이 있는 민간부분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다문화 관련 업무경험의 양과 질에 관계없이 다문화 교육에 필요한 요소를 거의 망라해 공급자 위주로 내용을 구성하는 등 다문화교사 연수에 대한 비판도 많다.

“동의한다. 특히 교사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반성과 다문화적 인식의 제고, 의사소통의 실제적 문제 등이 미흡하다. 이제는 좀 더 정교화된 모형과 내용으로 교사들의 필요와 요구에 부합하는 연수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요구와 참여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다문화학생을 위한 직업교육학교인 다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대한 생각은.

“내년에 인천에 다솜학교가 개교하는 것으로 안다. 해당?지역 교사들은 거기에 투입할 예산을 현재?각 학교에서 이뤄지는 다문화교육에 투입하면 비용도 절약하고 효과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비판적이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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