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찬’반] 차윤경 교수 “다문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


“다문화교육은 일반적 차별 없애는 교육돼야”

<인터뷰> 차윤경 다문화교육학회 회장???

2008년 다문화교육학회를 창립하며 학계에서?바람직한 다문화사회 정립에 기여해왔던 차윤경(56) 한양대 교수를 17일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만났다. 차 교수는 지난 11일 이자스민 의원이 개최한 다문화정책 세미나서 일어난 반다문화주의 단체의 해프닝을 보고 “그런 단체가 있다는 것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감할 수 있었다. 충격적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다문화 찬반토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반대하지 않는다. 사회구성원 모두의 과제이기 때문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주노동자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의 일용노동자들의 불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 보면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묘책이 없다. 우리나라 국민이 다른 나라에 가서 받는 대우를 생각해 본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반다문화를 외치면 언젠가 피해가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일방적으로 다문화담론이 전개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2006년 노무현 정권에서 늘어나는 이주외국인들을 보며 미리 대처해야 한다며 정부 주도로 다문화정책이 만들어졌다. Top-down 방식으로 각 부처에 일사분란하게 일이 분담되고, 꽤 요란하게 다문화정책이 만들어지고 실행됐다. 그런 과정에서 일반인들이 다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론 수렴이 안 됐던 게 사실이다.”

-정부의 지난 6년간의 다문화정책을 평가한다면.
“우리의 다문화정책이 이주여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내용면에서도 다문화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동화주의로 갔다. 외국인노동자는 차치하더라도 한국여성과 결혼한 외국인 남성, 중도입국학생, 탈북자 등도 점점 늘고 있다. 외국인 결혼 중 20% 정도가 한국 여성과의 결혼이다. 지금까지는 이주여성을 어떻게 한국사회에 동화시키느냐에 전력투구했다는 느낌이다. UN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 한국사회의 20%가 외국인일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고급인력도 늘어날텐데, 민족화정책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들이 따라오지도 않을 거다. 사할린, 일본, 중국의 동포들을 보면 한국 고유문화를 유지하고 살지 않나.”

차윤경 교수가 7월11일 국회에서 열린 다문화정책 세미나서 결혼이민자 자녀 교육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다문화교육 분야에서 느끼는 문제는.
“다문화교육을 이주외국인만 받아야 되는 특별한 교육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다. 다문화교육을 너무 좁게 생각한다. 외국인만 체계적으로 일관성 있게 불리한 입장에 처하는 시스템이라면 당장 고쳐야 한다. 모든 교과목도 바꿔야 한다. 다문화교육이 인종을 베이스로 한 특별한 교육이 아니다. 다문화교육은 기본적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에 변화를 주자는 것이다. 우리의 범주 안에 모든 이를 껴안을 수 있는 교육, 인종 구별없이 함께 이 사회를 운영해 나갈 동료라는 인식이 어렸을 때부터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교과과정에 포함시키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과도기라 우왕좌왕하는 면이 있다.”

-최근 도종환 의원의 시와 이자스민 의원의 사진을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된다고 해서 논란이 일었다.
“웃기는 일이다. 오히려 적극 권장해야 할 일 아닌가. 왜 정파적 이해관계가 거기에 들어가나. 길게 보고 넓게 봐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자스민 의원처럼 여기서 성공한 외국인들이 더 많이 홍보돼야 한다. 외국에서 성공한 한인 2,3세들을 보면 얼마나 기쁜가. 마찬가지다.”

-복지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지금은 다문화가 트렌드라 기업, 지자체, NGO단체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복지에 유행이 어디 있나? 위험한 말이다. 복지를 말할 때 그룹을 지어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개별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소녀소년가장, 장애인, 다문화 이렇게 그룹 짓기보다 도움이 필요한 개인이라는 관점에서 복지정책이 진행돼야 한다. 그룹을 짓는 것은 낙인을 찍는 일이다. 교육 현장에서 ‘다문화 학생’이란 용어가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데, 무의식적 차별이다. 문서화 될 때에는 편의상 그럴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

차윤경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언론이 갈등의 골을 메우는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유럽의 사례에서 보듯이 외국인 이주 문제는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 갈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윈-윈’할 수 있도록 언론이 앞장서 달라”

차 교수는 서울대 교육학과 졸업 후 美스탠포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교육학과에서 <교육의 사회적 기초>, <교육과 사회변동>, <평생교육방법론>, <다문화사회와 교육> 등을 가르치고 있으며 교육학과장과 한국다문화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