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성이 읽고 밑줄 긋다] 재니스A. 스프링의 ‘용서의 기술’

용서의 기술, 재니스 A. 스프링 지음, 양은모 옮김,?메가트렌드, 개정판 3쇄 2009

“순수한 용서는 수고해서 얻어야 한다”

우리는 남에게 얼마나 많은 잘못을 하고 사는가. 그리고 아무런 사과도 없이 그냥 잊혀지길 바란다. ‘용서받기를 원하면 당신이 저지른 비행 전체를 고백해야 한다’는 저자의 충고가 가슴을 찌른다. 침묵하는 일들을 우리 안에 쌓는 순간, 그것은 태어난다. 전심으로 용서받아야 한다.

p.18
우리는 원칙을 지키며 남을 보살피는 삶에서 용서가 중요한 덕목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나는 상처를 입힌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고, 공감을 느끼거나 심지어 동정하느라고 그를 용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용서하지 않은 채 그를 결점이 있는 사람으로 볼 수도 있고, 과분한 자비심을 베풀 수도 있으며, 왜 그가 나에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뉘우치지 않는 가해자를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 용서할 필요는 없다. 의연하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당신이 입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당신을 돕는 사람만 용서해도 된다. 사과하지 않는 가해자를 용서하면서 당신은 그가 인간성을 상실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분명 그가 당신의 용서를 구하려 노력할 때 그는 자신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

p.19
용서하지 않고도, 마음속 모든 증오와 아픔을 풀어 버리고 용서가 주는 신체적, 정신적 안정을 즐기면서 당당하고 인간적인 삶을 살아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 쉽게 맥없이 용서하는 것과, 들어갈 틈도 없이 절대 용서하지 못하는 것 사이에 무언가 있지 않을까? 가해자를 증오하거나 일부러 증오하지 않으려 한다 해도 당신이 그를 용서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무엇이 있지 않을까?

p.33
거짓 용서는 감정을 처리하고 피해를 받아들이기 전에 성급하고 쉽게 용서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아무 보상도 요구하지 않으며 강제적이고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으로 화해를 시도하는 것이다.

거짓 용서는 역기능적이다. 어느 것도 정당하게 대결하거나 해결된 것이 없고, 가해자 측에서 용서를 얻기 위해 아무 한 일도 없이 모든 일이 종결되었다는 환상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자신의 고통과 분노를 잠재우면서, 자신이 당한 피해를 인정하고 평가하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p.48
잘못한 일들이 밝혀지고 의심스러운 점들이 해결되지 않았을 때, 당신이 신뢰와 안전을 회복하기 위한 그의 책임을 얼버무리면 당신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말없이 자리 잡고 있다.

p.50~51
거짓 용서는 가해자가 뉘우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시 당신에게 상처를 입힐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학대받는 여성 중에 파트너를 쉽게 용서한 여성들이 계속되는 학대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다는 보고가 있다. 가해자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결과로 고통을 당하지 않고, 당신은 늘 자비의 샘과 같다면 무엇 때문에 범죄를 그만두겠는가?

p.181
순수한 용서는 수고해서 얻어야 한다. 순수한 용서는 가해자가 기꺼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와 함께 얻을 수 있다. 대신 상처 입은 쪽은 그가 빚을 갚도록 허락해야 한다. 가해자가 순수한 후회와 아낌없는 보상을 통해 열심히 노력할 때, 상처 입은 사람은 그에 대한 분노와 복수하려는 욕망을 버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 꼭 필요한 부분을 빠뜨릴 때 순수한 용서는 있을 수 없다.

p.216
용서받기를 원하면 당신이 저지른 비행 전체를 고백해야 한다. 간단히 피상적인 것들을 고백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더 깊고 어두운 진상들을 밝히기 위해 샅샅이 들춰내라. 목적에 맞기만 하면 당혹감으로 얼굴이 뜨거워질 정도록 속속들이 고백해야 한다.

p.227
상처를 치유하기를 원하면 함께 즐겁게 놀거나 겉치레 선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일으킨 고통에 직접 초점을 맞추어야만 한다.

p.238
나는 저가와 고가의 신뢰 회복에 대한 개념을 개발했다. ‘대가’는 정서적인 것과 관련이 있지만 가해자에게 반드시 금전상의 경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가가 적게 드는 행동은 진실한 후회를 나타내기 위해 비교적 쉽게 정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말한다. 대가가 많이 드는 행동은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종종 불편하고 방어적이거나 저항감을 느끼게 만드는 큰 희생과 관련된다. 적절한 속죄 행동을 선택할 때 당신은 피해자에게 중요한 것, 당신을 다시 신뢰하는데 필요한 것을 주어야 한다. 치유를 위한 공식이나 처방은 없다. 너무 약하고 너무 늦은, 무기력한 반응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몇 방울의 피가 아니라 수혈이라는 커다란 대가를 요구받을 수도 있다.

<대가가 적게 드는 행동>
-휴대전화의 번호를 바꿈으로써 과거의 애인이 당신과 연락할 수 없도록 한다.
-배우자에게 어느 때나 당신에게 전화를 하라고 격려한다.
-과거의 애인과 우연히 만나거나 그 사람의 연락을 받게 되면 배우자에게 알린다.
-매월 통화 목록과 신용카드 청구서를 배우자에게 보여 준다.
-배우자가 있는 데서만 이메일을 보내고 읽는다.
-배우자에게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때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 두기 보다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대가가 많이 드는 행동>
-전 애인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한다면 직장을 옮긴다.
-전 애인이 이웃에 살고 있으면 다른 동네로 이사한다.
-배우자가 있는 곳에서 애인과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끝낸다.
-배우자의 이름으로 상당한 금액의 저축을 한다.

<대책>
-치료받는 동안 어린 시절의 상처를 조사하고 자신과 현재 행동에 대해 알아낸 것을 피해자에게 편지로 알린다.
-그녀와 그녀에게 중요한 사람(배우자, 자녀들)모두에 대해 그녀의 비난이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당신으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하는 그녀의 의사를 존중한다(그녀가 원한다면 인사를 나눌 때도 접촉하지 않는다).
-당신을 용서하라고 압박하지 않는다.

p.261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라도 어떻게 상처를 입었는지 생각할 때나, 혹은 뭔가 괴로운 추억을 떠올릴 때, 묵은 상처는 다시 표면으로 나타나 당신을 움켜쥐고 쓰러뜨린다. 다른 경우를 기대하는 것은, 충격적인 순간을 떠올려서 사건이 처음 일어났을 때와 똑같이, 본능적인 격렬함으로 그 일을 다시 경험하게 하는 인간 두뇌의 능력을 부인하는 것이다.

가해자를 용서하고 차분하게 살기로 약속했다고 해도 발작적으로 증오심을 느낄 수 있고, 그가 저지른 일과 그의 존재를 분리할 수 없는 때가 있다.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고, 따라서 자신은 산뜻하게 반응할 거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용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증오와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허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순수하게 용서할 때 적대적인 감정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슬픔이나 비탄과 같은 감정들이 공존한다.

p. 295
가스통 바슐라르는 이렇게 썼다.

첫 고통의 근원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말하기를 주저했던 사실 안에 숨어 있다. 침묵하는 일들을 우리 안에 쌓는 순간, 그것은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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