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보이콧과 한일간 독도문제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프랑스가 미국의 베이징올림픽 외교 보이콧에 동조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은 자신의 제의에 유럽연합 다수가 긍정적으로 합류하기를 바라고 있으나 유럽의 주도국인 프랑스가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보이콧하고 나오는 것이 불쾌할 것이다.
프랑스는 오커스(호주, 영국, 미국)에서 제외된 것이 불만일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미 파이브 아이스(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란드)에서 제외되어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올림픽 보이콧 불참’은 프랑스의 장기적 국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도 이중상황에 놓여 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두고 볼 것이라는 것은 지혜로운 결정이다. 미국과 우리 보수여론은 미국 보이콧에 합류할 것을 기대하겠지만, 지금 한중경제의 중요성은 한미안보와 같다. 2020년 한중무역 종합은 한미, 한일을 더한 것보다 컸다.
그러나 한국은 프랑스와 똑 같지 않다. 최종적으로는 베이징올림픽에 참가는 하되, 정치적으로는 격을 낮추어 큰 틀에서는 미국에 동조하는 방법이 좋을 듯하다.
대만해협 문제는 윤봉길 의사 의거에 감동한 중화민국의 장개석蔣介石 총통이 1943년 카이로회담에서 조선 독립을 최초로 제기하여 1945년 포츠담회담에서 보장한 데 대한 의리와 같다. 또 티베트, 위구르 인권문제는 인류보편의 문제이자 일본에서 해방된 우리 독립투쟁과 같은 맥락이다.
러시아가 내년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고 10만 이상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는 남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는 러시아의 발상지이며 오데사는 소련 시절 흑해함대 군항이었다. 푸틴 스스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인연에 대해 방대한 논문을 썼을 정도다.
그래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이 유럽연합에 합류하는 것과 우크라이나가 합류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미국의 개입은 군사개입보다 경제적으로 타격하려는 유럽연합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독도에 경찰청장이 시찰 갔다. 경비경찰을 격려하고자 간 것일 것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적지 않지만,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도 타협할 수 없다. 각자가 입장을 국내용으로 하고 지나가야 할 것이다. 일본이 독도에 영토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위백서, 외교백서에 쓰는 것까지 우리가 간섭할 수는 없다.
우리 경찰청장이 독도에 가는 것을 일본이 문제 삼는 것은 이 범위를 벗어난다. 그러나 삼일절이나 광복절에 죽창가를 두드리는 것은 국내정치용으로, 한일간 불필요한 외교 긴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서 큰 문제는 다 짚었다. 박정희와 김종필은 한일협정을 타결하며 군 출신으로서 일본에 대해서 입장을 세웠고 이동원은 협정에 반영하였다. 무상 3억불은 막대한 것으로 한국 경제건설의 모태인 포항제철소가 이 돈으로 박태준에 의해 만들어졌다.
경부고속도로, 평화의댐 건설에도 투입되었다. 오늘날 1965년 6.3데모 이전 김종필이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과 토론하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들도 김종필과 오히라 한일회담 정신의 기본에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정치에 있어 역사를 중시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 그렇지만 현실에 따른 국가이익을 정확히 보고 이 둘을 원만히 조화시키는 것은 국가운영의 기본적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