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ior AJA Talk] “존경하는 스승님들 인생경험 들어 좋았어요”

5월14일 ‘내 마음의 스승 모시기’ 참석자들이 행사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내년 행사는 5월15일 열릴 예정이다.

Junior AJA 리포터 ‘내마음의 스승’ 참관기

교권을 존중하고 스승을 공경하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5월15일 ‘스승의 날’. 아시아기자협회(AJA)는 스승의 날을 앞둔 5월14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내마음의 스승 모시기’ 모임을 가졌다. 올해 5번째. 김근상 성공회 주교, 이종상 예술원 회원, 민병돈, 박남수 전 육사교장,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김영란 전 대법관, 이형균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박상설 캠프나비 대표, 하상남 발명가, 배한성 성우, 정대철 한양대 명예교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손인숙 자수박물관장 등 각계각층 존경받는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한국에 유학 중인 외국학생들과 주한 외신기자들도 참석해 한국 스승들의 말씀을 경청했다. 아시아기자협회(AJA)와 ‘아시아엔(The AsiaN)’에서 활동 중인 주니어AJA 리포터 부동(Vu Hoang Duong·베트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통상), 라라(Lara Chung Deboeck·벨기에·서울대 국문학 석사과정), 페르(Per Dil Omer·스웨덴·연세대 국제대학원), 사울(Saul Serna·멕시코·강원대 사회학 박사과정) 등 유학생 4명에게 물었다.

“한국에서의 스승의 날 행사 어땠나요?”

부동 이번 행사는 한국 와서 처음으로 사회선배와 저명인사들을 만난 자리였어요. 중국과 베트남에서 흔히 갖는 모임이나 행사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더라고요. 베트남에서는 사람들이 모이더라도 밥 먹거나 술 마시는 분위기가 대부분이거든요. 하지만 한국의 모임은 주로 소통과 교류를 위한 시간인 것 같아요. 스승의 날 행사를 통해 다양한 분들의 인생 경험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라라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이렇게 많은 스승님들을 만나 뵙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그런데 한 자리에 계속 앉아있기만 해서 아쉬워요. 외국에는 ‘Walking Dinner’라는 게 있는데,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즐기는 행사라고 보시면 돼요. 다음에는 서로 좀 더 편하게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해요. 사실 벨기에서는 스승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스승의 의미를 되새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페르 스승의 날 행사를 보면서 어린 시절 은사님이 생각났어요. 가르침과 용기를 주셨던 말들이 떠오르면서 선생님을 찾아뵙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하지만 스웨덴에서는 스승과 제자 간 교류가 활발한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가 괜히 어색해지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하죠. 그러고 보니 스웨덴에도 스승의 날이 있으면 좋겠어요.

사울 스승의 날 행사를 보며 멕시코에 와있는 듯한 친근함을 느꼈어요. 멕시코에도 스승의 날이 있거든요. 멕시코와 한국은 거리상으로 멀지만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행사에 참석하기 바로 전에도 대학원 교수님을 뵙고 왔어요. 한국에서 만난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모국에도 스승의 날이 있나요?”

부동 베트남도 한국처럼 유교문화 영향을 받아 스승의 날이 있어요. 매년 11월20일이 스승의 날이에요. 스승의 공로에 보답하기 위해 옛 은사님들을 방문하는 관습이 있어요. 베트남에서는 설날 연휴에도 스승님을 방문하곤 해요. 연휴 첫째 날에는 부모님을 뵙고, 둘째 날에는 친척을 만나고, 그리고 마지막 날에 선생님을 찾아뵙는 순서죠. 새해가 시작되면 옛 스승님을 만나 새로운 각오도 다지고 조언도 구하는 좋은 시간을 가져요.

라라 벨기에는 스승의 날이 없어요. 한국에 와서 놀랐던 게 학과 친구들이 교수님께 케이크와 꽃을 드리는 모습이었어요. 벨기에 학생들은 선생님과 교류가 많은 편이 아니에요. 간혹 대학생 때 지도교수님과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선물까지 드리면서 감사의 마음을 표하지는 않거든요. 또 신선했던 부분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항상 관심을 갖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는 거였어요. 한국에서 스승의 역할과 책임은 벨기에보다 훨씬 큰 것 같아요.

페르 스웨덴도 스승의 날이 없어요. 한국처럼 선생님을 공경하진 않지만 스웨덴 사제지간은 훨씬 격식 없는 사이인 것 같아요. 호칭만 봐도 알 수 있죠. 스웨덴 학생들은 선생님을 명칭이나 성도 아닌 이름으로 불러요. 아쉬운 건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전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거예요. 선생님께 간식이나 선물을 드리면 오히려 성적을 올려달라는 뇌물로 오해받기도 해요. 하지만 중학교 때까지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선생님께 꽃이나 초콜릿을 드리곤 했어요.

사울 멕시코 스승의 날은 한국과 똑같이 5월15일이에요.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이벤트를 하는 등 특별한 시간을 갖는 날이에요. 멕시코 정부는 스승의 날이 되면 교사들의 월급을 인상하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저도 누군가를 가르치고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게 하는 걸 좋아해요. 특히 제가 외국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신 멕시코 대학교수님이 생각나네요. 한국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제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지원해주셨고,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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