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힐러 박상설님께” 관악산에서 남윤자 올림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아시아엔>에 ‘박상설의 자연 속으로’를 연재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낸 박상설(88) 선생과 박 선생의 딸(서형) 친구이자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인 남윤자(57)씨가 최근 주고받은 이메일을 싣습니다. 그들은 자연에 의탁해 인문학적인 삶을 산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이 짧은 편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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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힐러 박 상설님께

ㅎㅎ.. 감사합니다. 좋은 친구 서형이 덕분에 이렇게 아버님을 뵐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관악이라는 좋은 위치에 직장이 있다는 것을 항상 감사하고 있지만 답답한 공간과 서울대 교수라는 자리가 주는 중압감에 늘 절어 살고 있는 저에게 3월 27일 라쿠치나에서의 만남과 16그루의 소나무 묘목을 심은 사건(!!)은

신선함,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가장 힘들 때 늘 먼저 기억이 나는 친구 서형이의 깊은 내면의 저력이 어려서부터 자연과 친구하도록 삶으로 보여주신 아버님으로부터 왔구나… 하는 것을!

오대산을 다녀오며 알게 되었습니다.

허약한 후속세대가 꿈과 비전, 건강한 심신을 키워나가도록 앞으로 더욱 건강 장수하시며 이 시대의 멘토가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대산에서 뵙기를 기대하며..

관악산에서 남윤자dream(3월30일 15:48)

 

참살이의다운로드2다운로드 (2) 심벌 이 장무 총장님, 그리고 은은한 꽃 향의 남 윤자 교수님, 이스라엘 병장 박 서형 자매여,

햇볕 한 모금 들지 않은 뿌연 하늘아래 봄비가 기다림에 지친 마음을 감질나게 슬며시 지나칩니다. 겨울에서 깨어나 봄바람에 물기를 무척이나 기다리는 나무들은 목말라 가눌 길 없다 합니다. 라구치나-레스토랑 뜰 한 모퉁이에서 사람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열여섯 구루의 적송 새끼나무, 외로이~ 아직은 찬 겨울바람의 뒷자락을 붙들고 울고 있나봅니다.

아~ 아~ 이 장무 총장!! 남 윤자 교수!! 박 서형 자매!! 그리고 깐돌이 할아비!!

우리 나무들은 언제 쓸쓸하지 않으랴!!

우리를 심어놓고 슬며시 어디론가 사라진 기다림의 구세주여!! 밤낮 없이 기다림에 지쳐 허기진 새벽에 이슬이 내립니다.

하루 종일 지쳐 스러지다, 봄밤 끝나는 새벽에 이슬물기가 조금 배인 몸의 무계를 가눌 길 없어 붉은 흙 한줌 움켜쥐고 파르르 떱니다.

어제는 생각지도 않은 깐돌이 할아비가 혼자 몰래 찾아와, 초록물병을 기울려주어 넙죽 넙죽 들이켰습니다. 안개보다도 훨씬 못했던 어제의 비 냄새를 비웃으며 누워 세월 모르게 심호흡을 기차게 해댔습니다.

새 생명을 일깨우는 힘!! 봄비를 기다리는 마음~~ 봄빛물결의 부활의 힘!! 인간문명-사치의 종말!!

봄에 새싹이 돋아나며 새 옷을 갈아입는 싱그러운 모습은 사람들의 옷 문명보다, 훨씬 높은 단계에 자리한 자연의 사치!! 그 무엇과 비교하랴?

‘봄빛어린’ 수놓기에 겨를이 없는 가지각색의 순과 잎마다의 어여쁜 봄수레는 봄비음’의 극치인가? 샘골농원의 하늘이 따로 트이고 계곡물소리에 봄 조름’ 고요히 스밉니다.

봉그슴한 언덕의 적송나무여!! 낯선 땅에서 개흙같이 천한 모래알을 붙들고 힘차게 모질게 오래오래 무시로 살아다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거의 막막하지만, 무덤덤한 흙에 살며시 다가서면 감춰진 뿌리가 온몸으로 진무른 땅에 다가서려고 아우성칩니다.

이제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생명의 힘을 우러러 섬기게 되었습니다.

깐돌이 드림(4월01일 18:22)

 

*추신

꽃 속에 겸허히 감춰진, 남윤자 교수님,

열여섯 적송새끼에게 授乳하는 봉그슴한 언덕은 이제 남윤자 교수님을 그곳에 넘나들게 하는 봄날의 고향이 됐습니다. 관악캠퍼스를 학문의 고향이라며, 기지게를 펴다가도 앗!! 쪼끼는 긴장의 연속~ 학자의 길은 이런 것인가? <萬行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로 한국의 스님으로 귀화한 현각은 하버드 교수의 극심한 연구고뇌와 그 권위를 지키려는 대학이라는 아성의 제도권의 독특한 정신적 긴장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타깝게 표현한 글을 떠올려봅니다. 나의 부족한 생각이나마, 이완의 길은 밭과 숲을 가꾸며, 목적 없이 산을 걸으며 때로는 야지에 뒹굴며 白夜의 캠퍼를 마다않는 노마드의 생을 말입니다.

이제 적송나무 좁은 뜰의 牙城은 牙城 아닌, 芽星의 남윤자님의 쉼터!!

앞으로 우리는 만나는 장소로 Cafe가 아닌, 적송 숲의 야지살롱에서 커피 향속에 책을 펴들고 담소하는 것이지요. 보내주신 예쁜 글에~ 나의 부족한 글을 드리며, 아래 글은 봄날의 뙤약볕을 받으며 쓴 졸작, 봄날의 단상 칼럼을 살랑이는 봄바람에 날려 보냅니다.

샘골에서 띠우는 편지,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을 인생이라고 본다면 삶이란 종국에는 ‘헤어지는 儀式’이라고 여깁니다. 그래 만남은 새로운 길이며 돌아가는 길입니다. 애지중지하는 가족도 예외 없이 서로 이 땅을 떠나야 하니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진리는 살아가는 과정보다는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만남으로 자라지만 한편 만남으로 망하기도 하지요.

인생은 인문학과 예능·과학 그리고 감성을 아우르는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가족을 포함한 인간들 사이의 오고가는 대화가 아니라, 인터뷰여야 한다고 여깁니다. 심리학에서 흔히 쓰는 소통이나 교류라는 약간은 막연하고 무책임한 말보다는 책임과 의무와 긴장을 동반한 언론계에서 기자들이 정의와 공익을 위해 근원을 파고드는 인터뷰 즉 문답정신의 자각을 생활 속에 실천하는 인간정신을 말합니다.

부부나 자녀, 연인, 친구, 사제지간과 직장인, 인간교류 전반에서 인터뷰형식을 통해 세련된 문화와 예의 바른 교양과 앞서 가는 훈련된 스타일리스트와 풍자적인 여백으로 아웃도어레저생활을 즐기는 살롱문화의 아고라정신을 모토로 삼는 것이지요. 이런 새로운 생각방법의 발상의 개념을 디자인에서는 컨셉라고 했던가요?.

삶은 고통스럽고 힘겹지만 근원에 충실하면 일상 속에 건강과 평화와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즉 ‘설레임이 일상화 된’ 생활구조로 말입니다. 이제 확연한 봄입니다. 들녘과 산야에는 새싹과 꽃으로 뒤덮이고 생명력이 물씬! 아~아~이제 너희들이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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