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TV ‘사람과사람들’ 박상설의 ‘아름다운 기증’···”산을 사랑했던 깐돌이로 남고파”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겸 캠프나비 대표가 4일 KBS 1TV ‘사람과 사람들’ 방송에 출연해 화제다.
KBS 연출진은 한달간 박상설 선생과 동행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그의 삶을 밀착 취재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주말농원 ‘캠프나비’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30년전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졸중을 계기로 가족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집을 나섰다. 이후 자급자족하며 농장을 운영해왔으며 20만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어왔다.
1년을 채 넘길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에 굴하지 않은 그는 지금까지 오지 곳곳을 누비고 각종 강연을 통해 사람, 그리고 자연과 만나고 있다. 현재 안질환(眼疾患)으로 매일 시력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지만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그는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전한다.
박상설 선생은 뇌졸증의 고통을 산을 통해 이겨낸 경험을 글로 남겨 많은 이들을 감동시킨 ‘자연을 벗삼는’ 글쟁이다. 실제로 그는 산행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경험을 담아낸 작품으로 지난 2001년 ‘동아일보 투병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경력도 있다.
1990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시신기증신청을 해둔 상태인 그가 최근 <아시아엔>에 사진 한장을 보냈다. 시신기증인 유언서를 직접 촬영해 보낸 것이다. 사진 속 20만원이 의아해 연유를 묻자 “걷다 갑자기 죽을 때를 대비해 시체를 발견한 사람이 연대의대에 전화하여 싣고 가도록 준비한 수고비”라고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에 대한 고마움과 배려를 잊지 않는 그의 마음이 참 따뜻하다.
평소 “형식적인 장례절차보다는 타인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하고 세상을 떠나고 싶다”고 희망해온 그는 지난 2014년 4월 본지 ‘박상설의 자연속으로’를 통해 유언을 밝힌바 있다. 그가 <아시아엔>을 통해 남긴 유언장 중 일부를 소개한다.
◇사망 즉시 해부학교실로 운반하고 사망사실을 주변인에게 알리지 않음
◇시체 이송 시 가족 친지 참여 및 동행하지 않음
◇실험해부 후 의과대학에서 화장 분쇄하여 임의 산포바라며 가족에게 유해 분말 인도 안함
◇제사위령제 등 금지
◇‘죽은 자 박상설’을 기리려면 가을날 억새풀 나부끼는 산길을 걸으며 ‘그렇게도 산을 좋아했던 산 사람 깐돌이’로 기억해 주길 바람
자유롭게 세상을 거닐며 살아가는 그답다. 그의 유언장 전문은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