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설의 ‘잘 사는 법에 대하여’ 돌아보기 上] “걷고 또 걸으세요, 행복은 저절로 당신을 향해 갑니다”

<아시아엔> <매거진 N>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박상설 선생은 구순을 앞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연을 누비고 있다. 또한 자연에서의 깨닮음을 녹여낸 그의 저서 <잘 사는 법에 대하여>는 세간을 감동시켰다. <아시아엔>은 경기도 안성시 성산성결교회 홍종효 목사가 박상설 선생의 책을 읽고 남긴 진솔한 감상평을 2회에 걸쳐 독자여러분과 공유한다. 좋은 글, 좋은 뜻은 함께 나누라고 하지 않았던가. -편집자

[아시아엔=홍종효 성산성결교회 담임목사]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는 1928년생이신 박상설 선생의 ‘자연과 더불어 산 기적’과 ‘의지의 일생’을 그때마다 기록한 책이다. 그는 1987년(61세)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어차피 죽을 바에는 자신을 산에 버리기로 결심하고 자연으로 향한다. 그 후에 기존의 모든 삶의 방식을 내려놓고 자연에 귀의해서 평생을 산으로 바다로 강으로 사막으로 오직 자연을 벗삼아 살면서 건강도 회복했을 뿐 아니라 자연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박식한 사상가요 문필가이자 행동하는 실천가다. 이 책은 ‘마지막 스승은 자신을 산에 버리는 것’이라는 선생의 체험과 사색이 녹아든 인생의 도전서이다.

그냥 한번 읽으며 머리를 식히라고 추천한 책인데 ‘뭘 이런 책을 읽으라고 했나’ 인상 쓰는 목회자들이 있다면, 무례와 용서를 빈다. 목회에 관심을 집중해도 부족한데 괜히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 분의 삶에 공감하며, 개인적으로도 목회하면서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묵상하고 배우길 원해서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는 나를 알려면 자연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과 자연과 문예정신이 한 몸이 되면 거기에 즐거움이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하면 우리의 심성을 다스리게 되고, 자연 속에서 우리가 배울 영적이 교훈들도 너무나 많은 것이다. 세상의 무한 경쟁 속에서 자연의 넉넉함과 풍요로움, 아름다운 심성과 단순함, 간소함의 마음을 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연의 더욱 깊은 맛을 깨닫고 싶었다. 자연이 묵묵히 가르쳐 주는 교훈을 배우고 실천하며 살고 싶다. 생각을 깊게 하는 삶을 배우고 싶다.

짧지만 명쾌하게 그의 인생관 담아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는 전체를 한 스토리 안에서 풀어 서술한 것은 아니다. 각 장 마다 특색이 있으며, 한 단편을 잡지나 문서에 기고한 모음집과도 같다. 아마도 ‘박상설의 자연 속으로’ 칼럼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짧지만 명쾌하고 실타래 풀리듯 쉽고, 편안한 것이 이 글들의 특징이다. 그의 인생관을 고스란히 담아낸 글이다. 그러면서도 몸소 체험한 자연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도 귀중한 실천 교훈을 주고 있다.
이 책은 4장으로 되어있다. 1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장 어떻게 살 것인가? 3장 생각이 깊어지는 삶이 행복하다. 4장 홀로 숲을 이루는 나무는 없다. 이제 이 책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자.

20050206 대관령능경봉 09

1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는 가족에게 자연이라는 ‘행복’을 선물하라고 말한다. 주말 레저 농원, 농촌과 도시를 오가는 주말 오토캠핑의 삶, 이것이 자연이 가져다 주는 행복이다. 저자는 주말 레저 농원으로 생활 혁명을 시작하라고 말하며 사회개혁, 문화혁명을 외치고 있다.

내게는 억척스런 몇가지 원칙이 있다. 어떤 경우라도 매주 등산, 캠핑, 여행을 한다.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살림을 한다. 전철, 버스를 타고 좀처럼 앉지 않는다. 나에게 정년은 없다. 나는 주말 영농 생활을 할 뿐만 아니라 자연 중심의 레저 활동을 통한 ‘행동하는 열린 인성’ 계몽에 힘쓴다. 한가지 일만이 아니라 몇가지 일을 동시에 만들어 해낸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을 손에 놓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살아있는 이유며 기쁨이다. (81p)

이것이 그의 삶의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삶은 생활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삶’은 생활을 초월하여 ‘감성+문화’라고 말한다. 생활은 40퍼센트 감성+문화는 60퍼센트가 되어야 균형 잡힌 문화생활이 될 것이다. 문화생활의 비중이 생활보다 높아져야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다. (83p)

오토캠핑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그는 러시아 주말 농장 다차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하며 삶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의 주장하기도 하다.

2장,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여러 나라, 여러 도시를 방문하고 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도 말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다. 러시아, 홋카이도, 그리고 자연과 함께 사는 정선 오지 청년.

어릴때부터 자신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백학태 선배의 이야기, 보헤미안처럼 살아가는 아만다, 의사이며 마라토너인 김형대, 그리고 구순을 앞둔 할아버지가 서른 손자에게 인생의 교훈들을 준다. 특히 손자에게 책 읽는 것도 한번 읽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좋은 책은 반복해서 다섯 번 이상 읽으라고 권한다. 언제나 글을 쓰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다른 사람과 공유하라고도 말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을 가까이 한 사람은 자연이 길러준다고 그는 믿는다. 갈등 많은 고등학생 기선이에겐 사회가 만들어준 틀에 매이지 말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25년간 집을 짓는 조태진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끈기와 근면성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저자는 회상한다. 북배산 등산길에서 만난 화전민과 그의 딸 이야기도 가슴 속 깊이 와 닿았다.

박상설 선생은 자연 속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 것 인가를 그들로부터 겸허히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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