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람과 사람들’ 출연하신 박상설 선생님께, Catarina 드림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지난 4일 KBS1 TV ‘사람과 사람들’ 프로그램이 주인공으로 소개한 박상설(88) <아시아엔> <매거진 N>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겸 ‘캠프나비’ 대표의 삶의 방식과 철학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상설 전문기자가 병원 간호사 영어 교육 관련 회사 CEO인 장정애 대표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아시아엔>에 보내왔다. 이에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Catarina CEO님,

눈보라가 치는 날 TV 영상에 나왔던 그 버려진 억새밭을 걸을 것 입니다.

그리하여 몇날을 보낼 것입니다. 이제 죽었다고 생각할 즈음 휘청이는 걸음으로 허허벌판 홀로의 눈밭에서 살아있음을 나 스스로 울부짖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내가 아직 버리지 못한 세상의 것들을 미련 없이 접고, 또 걸을 것입니다.

내가 만났던 숲과 들녘의 굽이굽이 산길마다의 추억을 묻으며 나는 여한 없이 ‘잘 살았다~ 고맙다~’ 떠날 것입니다.

가족생활이라는 것~ 한평생을 통한 나의 가족생활 실험으로는 ‘노인이든 어린이든 젊은이든 가족이 서로 간에 객이지 않고,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각자 홀로서기하는 것이 서로를 돕는 가족사랑이라는 것’!

이는 나의 자유실천의 답입니다. 가족 한사람 한사람

의 ‘문화세련화를 위한 정신프로그램의 총화’가 그 가정의 행복지수를 결정짓는다고 여깁니다.

‘Catarina-장정애’ 님이 보내온 e-mail을 읽고 느릿하게 제쳐놓고 답장을 쓰지 않으면 내 가슴속에 멍이 또아리를 틀 것 같은, 내가 출연한 TV프로의 본질을 파고들어 자연의 답을 대신해 주신 아름다운 Catarina님의 글에 공개서신을 드립니다.

깐돌이 박상설 드림.

다음은 장정애(카타리나) 대표가 박상설 선생께 보낸 편지다.

 

제목:종착역은 자연

오대산 600m 고지의 샘골 농장과 자작나무 숲을 가꾸며 산에 나를 버렸더니 산이 나를 살렸다!

200년을 사는 기러기! 서거 110년 정도 된 톨스토이, 서거 120년 정도 된 차이코프스키와 도스토예프스키가 봤을지도 모르는 기러기를 맞으러 한국이라 믿어지지 않는 갈대 숲으로 나서며 집안에서도 전기장판만 깔고 자고 영하의 온도를 견뎌서 건강도 지키고 지구 엔트로피를 낮추고 2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니 자연을 찾을 뿐 아니라 자연을 만들어내는 선생님의 삶입니다.

12살 때 여동생 이름을 직접 지어주고, 큰 딸은 케이크 하나 놓고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손자들과 책방에서 만나 책 얘기를 나누고 외손자는 결혼 비용을 아껴서 캠핑장을 샀다고 하니 모두 혼자라는 게 설레는 독립적인 삶을 사는 가족이 되어 최백호씨의 내레이션이 어울리는 샘골인이 되고 있군요.

김치를 담그는 것도 내 입맛에도 맞게 하는 행위지만, 가족을 괴롭히지 않아 가족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고 설거지도 즉시 Here and Now라 하시니 모두 저마다 ‘My Way’를 걸어 최백호씨가 부르는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향해 가야 함을 배웁니다.

“길을 새로 만들어 벽을 뚫으며 새로운 것을 보고 그 맛을 느끼는…인생이 여행이라면 종착지는 자연이다!”

그리 살도록 애쓰겠습니다.

2015년 11월8일 장정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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