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설의 자연속으로] ‘천원의 기적, 희망의 우물’과 홍천 ‘샘골 캠프나비’가 만나면

<아시아엔>에 ‘박상설의 자연 속으로’를 연재하고 있는 박상설 캠프나비 대표께서 29일 자신과 ‘천원의 기적, 희망의 우물’ 이창식 상임이사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자연주의 친환경’ 삶을 사는 두분의 메일을 <아시아엔> 독자들께 소개합니다.-편집자

[아시아엔=박상설 캠프나비 대표,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이창식 상임이사님, 이렇게 공개적으로 편지를 드리는 것을 양지해 주십시오.

강원도 홍천 산골짜기 샘골레저농원에서 농사일을 하다 보내주신 메일을 불현듯이 떠올리며 ‘천원의 기적, 희망의 우물’ 회원의 이름으로 답 글을 드립니다.

지난 6월26일을 맞아 ‘천원의 기적, 희망의 우물’ 편지는 제629호, ‘사소한 것의 중요성-Ending story’ 칼럼은 100회를 맞았습니다. 5개월간 100회를 보냈으니 1.5일에 1회꼴이군요. 하루 반 만에 한편의 칼럼을 연이어 창작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도 글마다 가슴 찡한 여운을 남기는 마음속에 사랑을 그리는 글이니 더할 말 없습니다.

모든 시작과 종말은 ‘사소한 것의 중요성’으로 증거합니다. 가을에 씨를 수확할 때는 죽은 듯 생명의 종말처럼 보이던 것이 봄에 씨 뿌릴 때 되니 종말이 시작이 되어 생명이 움틉니다. 땅속에서 예쁜 싹으로 돋아나 다투어 자라며 꽃을 피워내는 그들과 우리는 시작과 종말을 같이 하는 것이지요. 하나도 억울할 게 없는 그만하면 족한 생애입니다.

사소한 것의 중요성

중요한 것은 정당하고

정당한 것은 쉽고

쉬운 것은 시시하다.

사소한 것을 시시하게

여기는 다른 이름은

‘죄값’

비는 안 오고 농작물은 바싹바싹 말라가는 땡볕 아래서 밭을 가꾸며 잡초를 뽑습니다. 잡초제거제와 농약을 사용하면 일도 아닌 것을, 온몸에 땀을 뒤집어쓰고 힘겨운 노동을 합니다. 그런데도 왜 이리도 평온한 마음과 경탄의 기쁨이 솔솔 일어나는지-나잇값 탓인가? 자연에 깃든 사소한 것들과의 애착인가? 나를 넘어서는 행복한 느낌은 어디서 오는가?

돌이켜보니 나에게는 한평생 김 맬 터전이 있어왔다는 걸 큰 보람으로 여깁니다. 이산 저산 해외의 먼 산까지 오르며 삶을 채근해왔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 나이까지 탈 없이 다해가고 있는 나날을 달가이 보내고 있습니다.

오토캠핑으로 이루어낸 종행무진의 ‘서바이벌 열린 레저생활’과 ‘주말레저 농사일’ 덕분이라 여깁니다.

이는 나의 삶과 내 가족을 지켜온 올바른 충분조건이었으며 행복의 은혜입니다. 50년을 한결 같이 이어온 실험은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욕망의 사회에서 생태친화의 삶으로, 흙의 느린 걸음은 결코 뒤쳐지지 않을 것입니다. 생계를 위한 일들은 바지런히 해치우고, 야외 여가생활은 느릿느릿 기다려주며 여행과, 길과, 인문학을 일상에 뒤엉켜 한 몸의 풍경으로 살 일입니다. 가끔은 오지산골에 들어 TV도, 신문도, 인터넷도 없는 조금은 더 심심해 지는-자신마저 잊는 다른-길, 이래서 우리 모두는 자신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추신: <누이야, 시베리아에 가봐> 책은 우리 민족의 얼을 발굴한 귀중한 문헌으로 90세 노령의 이정면 교수님과 서무송 교수님 그리고 이창식 상임이사 공저로 6월5일에 펴낸 책임을 알려드립니다.

홍천 깐돌이 나라에서 6월29일 박상설 드림.

한인석 유타대학 총장(가운데)와 박상설 캠프나비 대표(오른쪽)

한인석 유타대학 총장(가운데)와 박상설 캠프나비 대표(오른쪽) <사진=박상설>

 

‘천원의 기적, 희망의 우물’(제626호, 2015년 6월23일)

두 만남?사소한 것의 중요성

어제(6월22일) 송도 유타대학 아시아캠퍼스에 다녀왔다. ‘천원의 기적, 희망의 우물’ 두 회원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서였다. 세계 고봉 40여곳을 등반한 등산전문가이자 유타대학 아시아캠퍼스 초대 총장인 한인석 박사님과 우리나라 오토캠핑의 원조인 박상설 선생님이 아침 9시 총장실에서 만났다. 두 분이 공통점이 있었다.

자연을 사랑하게 된 동기가 무겁게 내려누르는 삶의 굴레를 벗어나 잠시나마 홀가분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한 총장님은 학문으로부터, 박 선생님은 가족부양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기 위해 늘 자연을 가까이 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에서 ‘노는 데’ 도사들이 되었다.

박상설 선생님은 러시아의 ‘다차’와 프랑스의 ‘살롱문학’을 접목시키는 운동을 하고 계신다. “문화만이 정신적인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다”는 게 박 선생님의 지론이다. 러시아와 프랑스가 문화가 융성한 것은 각각 ‘다차’라는 야외 농장과 독서모임인 ‘살롱문학’ 덕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이 땅 사람들의 인성을 꽃 피우기 위해 자연(올바른 캠핑)과 노동(텃밭)과 살롱문학(인문학)을 아우르는 운동을 하시는 것이다.

한인석 총장님도 이곳이나 미국에 있는 한국인에게 ‘노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전문대학을 세워보려는 생각도 해보았다고 한다. 베이비부머세대(1955-1964)를 대상으로 여행학과와 등산학과 과정을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참 좋은 생각이다. 개설하면 나도 수강생으로 들어가고 싶다.

두 분 모두 ‘노는 데’ 특히 자연에서 즐기는데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총장께서 바쁜 일정임에도 무려 1시간 반이란 긴 시간을 내어주셨고, 박 선생님의 생각에 공감하시고 함께 할 수 있는 부문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했다. 미국의 150년 된 대학의 아시아캠퍼스 총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 총장님과 기념사진을 찍은 후 박 선생님은 시간 내어 이곳까지 일부러 왔는데 집 인근에 있는 아라뱃길(경인운하)을 보고 가라며 안내를 해주었다. 수백억을 들여 국민들을 위해 만든 것인데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없다며 개탄하셨다. 자전거길과 트래킹길이 잘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 아라뱃길이 발판 유리 밑으로 보이는 원통형의 ‘아라마루’는 정말 멋졌다.

점심을 먹고 가라며 인근 밀면전문점 ‘밀밭길’(031-555-4204, 인천 계양구)로 안내했다. 보리밥과 만두와 해물칼국수 3가지를 합하여 1인당 6천원이었다. 만두와 칼국수는 음식점에서 직접 만드는데 만두는 입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로 맛있고, 칼국수도 동해안 조개를 듬뿍 넣어 끓였는데 일품이었다. 주말에 가족단위 여행 코스로 추천한다.

어제 하루를 돌아보면서 드림 메이커(Dream Maker)라는 직업을 생각해 보았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역할. 어떤가요?

‘천원의 기적, 희망의 우물’

상임이사 이창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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