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설의 자연 속으로] 자~, 떠나자! 오토캠핑하러

<사진=박상설 제공>

캠핑은 자연과 내가 한 몸이 되는 시간이다. 캠핑은 철저히 자연의 속살로 파고든다. 누구나 황토 집을 선호하지만 텐트는 황토 집에 비유할 수 없을 만큼 흙과 숲과 열린 하늘에 놓여 있다. 자연의 대기를 그대로 마실 수 있다.

캠핑지에서는 가정에서 미처 몰랐던 자녀와 아내와 남편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20년을 살아도 몰랐던 동반자의 투정도 이해되고 수용할 수 있다. 자녀에게는 평생 추억으로 각인되고 그로 인해 자녀의 노후를 보장한다. 자녀에게 유산을 남길 게 아니라 자연에 사는 심성을 심어주어야 한다. 캠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와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해방감, 자기 자신마저 잊은 공백, 이런 것들이 캠핑의 진정한 뜻이다.

서구의 캠핑 문화는 이런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과거에는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었지만 지금은 개인의 행복에 가치를 두고 있다. 급속한 사회 성장과정에서 빠트렸던 여가문화에 대한 철학과 프로그램이 각별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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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라이프 사이클을 한번 생각해보자. 유스캠프, 가족캠프, 동호인캠프, 실버캠프 등 어린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캠핑하는 즐거움을 계속할 수 있다. 오토캠핑의 실제는 한 가지 해답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에서의 서바이벌 활동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과 교육훈련이 그 결과를 성공적으로 이끈다. 우선 장비를 갖추어야 하며 텐트, 타프, 침구, 취사도구, 기타 레저용 부속 용구들이 간편하고 기능적인 것이어야 한다. 자연과 어울리는 품위 있는 리빙 펜션 공간은 각자의 아이디어와 안목으로 결정될 것이다.

오토캠핑은 잠자리와 식사만을 해결하기 위한 노숙의 수단이 아니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생활양식,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데 의의가 있다. 캠핑은 우리에게 부지런함과 참신한 아이디어와 사람 간의 협동심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준다. 또한 절약과 검소 등 실용적인 가치와 자연을 아끼는 때묻지 않는 마음을 갖게 한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캠핑엔 자연환경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제법 있다는 사실이다. 텐트 사이트 설치를 위해 흙을 파고 고르고, 취사를 위해 이것저것 동원하고 모닥불을 피우는 일 등이다.

요즘은 다양한 상품들이 나와 있어 적절히 이용한다면 환경을 파괴하거나 손상을 입히지 않고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퍼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연환경보존에 앞장서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며 자진해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사진=박상설 제공>

직접 만들어 먹는 즐거움에 바깥 양반들이 변한다

캠핑에서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야외에서는 어떤 요리라도 맛있다. 직접 만들어 먹고 설겆이하며 뒷마무리하는 즐거움, 남자들은 쉽게 느낄 수 없는 맛이다. 이 경험이 쌓이면 남자들이 변한다. 덩달아 집안 분위기가 변한다.

모닥불도 캠핑에서 중요한 이벤트다. 모닥불을 둘러싸고 나누는 담소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보이스카우트 등에서의 아득한 옛 기억뿐이라면 이번 주말 흰 파도와 백사장을 끼고 도는 솔밭 해안으로 떠나자. 밤을 지새워 파도소리 들으며 회포를 나눠보자.

오토캠핑은 놀이가 아니라 새로운 해법의 인성교육이자 감수성 훈련의 게임장이다. 유목민 기질이 없는 우리는 떠나면 그저 불편할 따름이지만, 박제된 삶을 버리고 숲 속 텐트에 머물 때 진정한 교육이 이뤄진다. 삶의 방황을 치유할 수 있다. ‘교육(Education)’이 본래 라틴어로 ‘밖으로 나가다’라는 뜻이 아니던가.

<사진=박상설 제공>

전 국토가 나의 정원-나의 침실

상품화된 콘도나 호텔은 캠핑이 아니다. 아파트에서 또 다른 방에 갇혀 스트레스에서 잠시 피난 간 꼴이 된다. 용감하고 도전적이며 극기를 자청해야 한다. 한겨울 눈보라에도 캠핑을 해보라. 이렇게 하면 온 식구가 각자 자생력을 갖고 감동 어린 삶을 살게 된다. 오토캠핑은 생활을 즐기는 게임이자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훈련의 현장이다. 여행이나 출장 중의 숙박은 오토캠핑으로 하자. 그때 비로소 소박한 ‘심플라이프(Simple Life)’의 신봉자가 된다.

세컨드 하우스로서 전원주택은 나를 구속하는 애물단지가 될 공산이 크다. 전 국토가 나의 정원이요, 지구 위가 바로 나의 침실이다. 캠핑은 넓게 더 넓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씨앗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고독의 사색장이다. 나는 해외여행을 할 때도 오토캠핑을 하거나 유스호스텔을 이용한다. 캠핑, 여행, 등산 등 인생 마라톤으로 나의 삶을 이어가고 그 비중을 높여갈 때 나의 작은 자아(Ego)는 사라진다. 자연중심의 생활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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