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ior AJA Talk] 멕시코 병역은 추첨…”흰 공은 군대, 검은 공은 면제”
주니어 AJA 리포터…각국 병역제도는?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병역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의무다. 다른 나라 젊은이들은 어떨까. 아시아기자협회(AJA)와 아시아엔(The AsiaN)에서 활동하는 주니어 AJA 리포터들에게 물었다.
크리스틴(Christine Dadgostar, 이란, 서울기독대) 사울나(Saul Serna Segura, 멕시코, 강원대) 오양가(Uyanga Amarmend, 몽골, 덕성여대) 타카히로(高橋孝弘, 일본, 선문대) 라라(Lara Chung Deboeck, 벨기에, 서울대)가 병역제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가브리엘(Gabrielle Bishop, 캐나다, 중앙대)과 페르(Per Omer Dil, 스웨덴, 인하대)는 미리 이메일로 의견을 전했고, 마침 한국을 방문 중인 모하메드 가잘라(Mohamed Ghazala, 이집트) 미니아대학 애니메이션학과 교수가 방담에 참여했다.
크리스틴 이란에서 남자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군복무를 해야 한다. 대학에 가면 졸업할 때까지 징집이 연기된다. 질병이 있으면 면제대상이지만 17~18세가 되면 나라를 떠날 수 없다. 만일 해외로 나간다면 34살까지 돌아와 군복무를 마쳐야 한다. 안 가려면 1만 달러 정도를 내야 한다. 여성은 의무가 아니다. 이라크전쟁에서 여성들도 의료활동을 했지만 전투에 참여하진 않았다. 이란 국민은 98%가 이슬람교인데 2%의 타종교 중 바하이(Bahai)는 정부가 종교로 인정하지 않는다. 바하이 신도들은 일도 안하고 학교도 안 가고 군대도 가지 않는데, 이란 정부는 군대에 들어간 바하이 신도들이 그들의 신앙을 퍼뜨릴까봐 걱정하고 있다.
타카히로 일본에는 자위대가 있다. 공무원, 경찰과 비슷한데 다른 나라 군대와 같은 훈련을 받는다. 차이라면 자위대는 대원이 적에게 총을 맞아도 죽지 않았으면 공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격을 받아 누군가 숨진 것이 확인되면 상사에게 보고하고, 또 총리에게 보고하고, 다시 총리가 방위책임자에게 허락을 내려야 공격할 수 있다. 최근 일본 정치인들은 자위대를 더 강하게 만들고 싶어하는데, 그래서 곧 헌법이 바뀔 것 같다. 군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위대원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최근 센카쿠열도 등 영토분쟁, 북한미사일 발사 등이 원인이지만 미국은 이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내 친구 한 명도 자위대에 있는데 대지진에서 구조활동을 많이 했다. 자위대는 훈련만 잘 통과하면 들어갈 수 있다. 봉급도 나쁘지 않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들어갈 수는 있지만 승진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라라?벨기에에선 1992년 지원제로 바뀌면서 1975년생부터 군복무 의무가 없어졌다. 사관학교에 가거나 자원입대할 수는 있다. 군은 학생들을 끌려고 노력하지만 봉급이 많아도 직업군인을 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벨기에는 중립국이어서 다른 나라에 분쟁이 있으면 원조를 보내지만 대부분 전후 재건사업 같은 분야다.
멕시코선 추첨으로 군복무 결정
사울?멕시코 남성은 18살이 되면 군복무를 신청한다. 새벽 4~5시에 훈련소로 찾아가서 아침 9시 문 열 때까지 줄 서서 기다린다. 신청한 뒤 공으로 추첨을 한다. 흰 공을 고르면 군대를 가고, 검은 공을 집으면 안 가도 된다. 군복무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토요일마다 학교나 거리에서 공공서비스를 하는 것과 실제로 군복무를 하는 것인데, 군복무를 원하는 거의 사람은 없다. 신청이 늦을수록 군복무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대부분은 18살이 되자마자 신청을 한다. 나는 검은 공을 뽑았다. 서류 몇 장 채우고 군 복무를 마쳤다는 증명서 발급까지 1년을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검은 공과 흰 공 비율은 6:4 정도라서 군대에 안 가는 사람이 더 많다. 베라크루즈 같은 지역에서는 추첨에 파란 공이 포함되는데 그걸 뽑으면 해군에 가야 한다. 멕시코도 중립국이라서 군에서 자연재해 구조활동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10년 전부터 여군을 받기 시작했는데, 남녀가 같은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가 이슈가 되고 있다.
오양가 남녀 모두 18살이 되면 군에 입대할 수 있다. 군복무가 의무는 아니다. 군대는 봉급도 매우 적고 인기가 없다. 아버지 세대는 징병제여서 3년을 복무했는데 그때는 중국?일본과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몽골 인구는 300만 명이 채 안된다. 군대가 별로 크지 않고 강하지도 않다. 그래서 새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군 장비를 들여와 군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모하메드?이집트에서 외아들은 가족생계 책임을 지므로 군복무가 면제된다. 나는 형제가 있지만 어쩌다 군대에 가지 않았다. 이집트 군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크고 강력하다. 군인이 100만 명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이기도 하다. 군복무 기간은 교육수준에 따라 다르다. 대학을 졸업하면 1년, 고교를 졸업했으면 2년, 교육 받지 못했으면 3년을 복무해야 한다. 직업군인은 혜택을 준다. 1977년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정전평화협정을 맺었다. 현재 이집트 군대는 산업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집트 경제의 40% 이상은 군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군이 정치적인 문제를 겪고 있지만 말이다.
가브리엘?캐나다 군대는 자국민과 북미 방어, 국제평화안전군 파견 등 3가지 임무가 있다. 군복무는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캐나다에서는 영국에서 온 사람들이 애국심에 불타 많은 젊은이들이 입대했다. 전시 징집을 했는데 프랑스에서 온 캐나다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며 반발했다. 2차 대전 말기에도 갖가지 혜택을 주며 군인을 모집한 적이 있다.
페르 스웨덴에선 2010년까지 건강한 18~19세 남성은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했다. 기간은 1년 남짓인데 여성도 지원할 수 있다. 무기사용을 거부하면 소방관이나 구조대원, 전력수리원 등으로 대체복무할 수 있다. 나는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3가지 관심 분야를 선택했는데, 자리가 다 차서 예비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그럴 경우 대개 군복무가 면제되거나 하루에 1만1000원 정도 받으면서 총과 지뢰, 수류탄 사용법 등 군인에게 필요한 기초훈련을 3개월 정도 받는다. 군복무가 의무였을 때도 15% 정도만 복무했다. 평화시 의무복무를 폐지하는 법령이 2010년 발효돼 지원제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