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ior AJA Talk] “축구가 좋아! 밤낮 주말도 안 가려”

<사진=이오봉>

주니어 AJA 리포터…각국 스포츠 문화는?

스포츠는 인류 공통어다. 국경과 인종을 넘어 누구나 스포츠를 통해 가까워지고 소통한다. 아시아기자협회(AJA)와 아시아엔(The AsiaN)에서 활동하는 주니어 AJA 리포터들에게 각 나라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와 관람문화, 국민들의 스포츠 접근 기회 등에 대해 물었다. 호샘(Hossam Soltan, 이집트, KDI) 나히드(Nahideh Faiaz, 아프가니스탄, KDI) 사울(Saul Serna, 멕시코, 강원대) 라라(Lara Chung Deboeck, 벨기에, 서울대) 마딘(Maadin Sahleselassie Gessese, 에티오피아, 한국외대) 페르(Per Omer Dil, 스웨덴, 연세대)가 스포츠 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호샘(Hossam Soltan, 이집트, KDI)

호샘 이집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다. 이집트는 아프리칸컵에서 7번 우승한 유일한 나라다. 경기가 있는 날은 수 만 명의 사람들이 축구장을 찾는다. 경기장에 가지 않은 사람들은 커피숍에 모여 경기를 보거나 TV를 본다. 축제처럼 즐기는 거다. 아이들도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마을에 작은 경기장이 있다. 다른 운동도 할 수 있지만 90% 이상 축구를 한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 가라테·쿵후 같은 무술이나 수영, 탁구 등을 한다. 체육시간에도 여자아이들은 앉아서 구경하는 일이 많다. 원하면 뛸 수 있지만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카이로 같은 대도시에선 배구 등 소녀들이 할 수 있는 다른 운동 기회가 주어진다.

나히드(Nahideh Faiaz, 아프가니스탄, KDI)

나히드 아프간은 1996~2001년 6년간 탈레반 정권이었다. 당시 정부는 스포츠를 지원하지 않았다. 아프간 전통 스포츠로 부즈카시(Buzkashi)가 있는데, 한 팀에 10~12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말을 몰고 달리며 땅에 놓아둔 목 잘린 염소를 먼저 채가면 이기는 경기다. 파키스탄 이민자들이 전쟁 때 들여온 크리켓도 인기다. 이란에 있는 남동생이 축구선수여서 우리 가족은 축구경기를 보러 다녔지만, 다른 사람들은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다. 헤라트(Herat)에는 배구나 축구를 할 수 있는 경기장이 있는데, 탈레반 정권 때 사람들을 고문하고 처형하는 장소로 사용됐다. 당시엔 모든 것이 금지됐고, 특히 여성에게 제한이 많았다. 가족인 남성과 함께가 아니면 외출도 못했을 정도였다. 요즘 여성전용 헬스장도 일부 생겼지만, 여성들에게 스포츠는 아직 관심 밖이다.

사울(Saul Serna, 멕시코, 강원대)

사울 멕시코도 단연 축구가 인기 스포츠다. 거리에서는 주말이나 밤이나 언제든 축구하는 걸 볼 수 있다. 큰 돌을 두 개 가져다 골문으로 사용한다. 저마다 축구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축구경기 하이라이트나 골 분석을 해주는 TV프로그램도 많다. 주말마다 프로경기가 열린다. 경기장이든 TV앞에서든 열띤 토론이 끊이질 않는다. 멕시코 정부는 마약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면서 스포츠, 특히 축구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종종 마약판매상이 빈곤지역 야간축구경기에 접근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다. 멕시코는 양궁이나 복싱, 골프 등 개인경기에 강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축구 생각만 하느라 그들이 메달을 땄는지도 모른다.

라라(Lara Chung Deboeck, 벨기에, 서울대)

라라 축구는 벨기에에서도 인기가 높다. 비포장도로용 오토바이 경주나 자동차 경주, 사이클, 테니스, 육상경기 등도 인기 있다. 특히 남자들은 사이클경기를 좋아하는데, 인기 있는 선수는 거의 매일 TV에 나온다. 정부가 스포츠에 많은 투자를 한다. 분위기는 자유로운 편이다. 경기에 참여하거나 즐기거나 하더라도 압박을 하지 않고 그렇다고 특별히 격려를 하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은 체육시간을 통해 축구·야구·배구·수영·육상 등을 배우도록 돼 있다. 하지만 고교생들에게 체육을 강조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마딘(Maadin Sahleselassie Gessese, 에티오피아, 한국외대)

에티오피아, 온 국민 ‘마라톤’ 즐겨

마딘 에티오피아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지만, 다들 많이 얘기했으니 육상경기에 대해 얘기하겠다. 에티오피아는 케냐와 함께 육상경기에서 서로 경쟁하며 우세를 보여왔다. 축구 하면 브라질과 스페인을 떠올리듯 마라톤 하면 에티오피아를 떠올린다. 1960년 맨발의 마라톤 선수 아베베(Abebe Bikila)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계 중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증명되진 않았지만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마라톤에 강한 것은 언덕과 산이 많은 지형 때문 아닌가 싶다. 정부는 육상경기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래서 육상선수가 해마다 많아지고 있는데, 정부가 주최하는 마라톤 경기에 처음엔 2만명이 참여했다가 요즘엔 3만6000명까지 늘었다. 나이제한 없이 모든 세대가 참여한다. 케냐의 유명 선수들이 초대되는 마라톤 경기는 춤추고 노래하는 큰 축제가 됐다. 축구 얘기를 잠깐 하면, 사람들이 축구에 미쳐 있지만 그렇게 잘하진 못한다. 이집트, 수단과 함께 아프리칸컵 창단멤버인데, 제3회 한차례 우승한 뒤 30년 간 제자리걸음이다. 다들 에티오피아 축구팀을 비난만 하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관람을 더 좋아한다.

페르(Per Omer Dil, 스웨덴, 연세대)

난동 일삼는 훌리건 ‘골칫거리’

페르 스웨덴에서는 아이스하키와 축구가 인기 있다. 20살 아래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대부분 이 두 종목 중 하나를 해봤다고 대답할 것이다. 아이스하키는 장비가 비싸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시키기엔 부담이 좀 있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최근 월드챔피언이 되기도 했다.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 다음날 스톡홀름 중앙광장에서 수 만 명의 관중들에게 축하를 받는다. 축구를 좋아하는 스웨덴 사람들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루마니아를 승부차기로 아슬아슬하게 이기고 동메달을 딴 때를 기억한다. 한국이 2002년 월드컵을 회상하는 것과 비슷한 정서일 것이다. 경기 중 싸움을 벌이거나, 나아가 언제 어디서 만나서 싸울지 정하느라 난동을 부리는 훌리건들이 문제가 되곤 한다. 평화로운 경기관람을 위한 클럽의 중재 노력도 계속돼 왔다. 스웨덴에선 자발적으로 조직된 어린이스포츠클럽이 많아 나도 어릴 때 지역 축구팀에서 10년 정도 활동했다. 클럽 재정을 위해 아이들은 1년에 1~2번씩 꽃을 팔거나 복권 티켓을 팔기도 한다. 여성도 차별 없이 어떤 스포츠나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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