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A TALK] 세계 각국 이색 여름축제는?

우즈베키스탄 국제음악축제 '샤르크 타로날라리(Sharq Taronalari)'에서 뮤지컬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신화사>

무더위에 몸은 처지고 집중력은 떨어진다. 일은 손에 안 잡히고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여행.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일을 박차고 나올 수 없을 땐 시원한 여름 축제를 간접 체험하는 것도 잠깐의 힐링이 된다.

무더위가 막 시작된 7월 초, 아시아기자협회(AJA) 글로벌 리포터들에게 물었다. “모국에 색다른 여름축제가 있나요?”

AJA 글로벌 리포터들에게 물었다. “모국에 색다른 여름축제가 있나요?”

사울 세르나(Saul Serna·멕시코·강원대 사회학 박사과정), 카밀라 율다세바(Kamila Yuldasheva·우즈베키스탄·서울대 스포츠경영학 석사과정), 와파 바코체(Ouafa Bakhouche·알제리·한국개발연구원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부탄 콩(Vu Thanh Cong·베트남·중앙대 의과대학원 박사과정), 마달리나 바타(Madalina Barta·루마니아·동국대 교환학생), 사라 라이(Sara Rai·네팔·선문대 전기공학 석사)가 각국의 여름 축제를 소개했다.

멕시코 '후아만틀라 축제(Huamantla Fair)'에서 사람들이 소몰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신화사>

멕시코 후아만틀라 축제(Huamantla Fair)

사울: 멕시코의 여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후아만틀라 축제’다. 후아만틀라는 멕시코 동부의 작은 도시다. 8월21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지역 장인과 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꽃 양탄자’다. 성모 마리아를 기리기 위해 미사가 열리는 성당까지 10km가 넘는 거리를 꽃잎과 사암으로 꾸민다. 같은 기간 열리는 후아만틀라다(The Huamantlada)도 대표 축제 중 하나다. 후아만틀라다는 스페인의 투우와 비슷한 황소몰이로 멕시코의 역동성을 나타내는 전통놀이다.

카밀라 율다세바,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샤르크 타로날라리 국제 음악 축제(Sharq Taronalari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카밀라: ‘샤르크 타로날라리 국제 음악 축제’는 8월 하순 우즈베키스탄 제2의 도시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다. 사마르칸트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보호지역으로 지정돼있으며, 샤르크 타로날라리 역시 유네스코 국제문화축제 명단에 포함돼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전 세계 음악가들이 참가하는 이 축제는 우즈베키스탄어로 ‘동양의 멜로디’를 뜻한다. 한국도 1997년 개최 이후 매회 참가하고 있으며, 2011년 상을 받기도 했다. 전세계 다채로운 음악은 물론 우즈베키스탄 음식과 전통 의상, 악기 등도 만끽할 수 있다.

와파 바코체, 알제리

알제리 다문화 축제

와파: 알제리는 고대 로마·아프리카·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 7월에서 8월간 알제리 전역에서 열리는 여름축제엔 알제리 문화의 다양성이 녹아있다. 축제는 로마제국 극장 같이 유서 깊은 장소에서 열리며, 여러 문화가 스며든 알제리의 의상·공예품·음식 등도 즐길 수 있다. 알제리 여름은 사막을 만나기 좋은 계절이다. 관광객들은 낙타나 사막여우와 사진을 찍고, 모래로 만든 기념품을 구입하거나, 사막에서 끓인 차를 음미하며 음악회를 감상하는 등 알제리의 색다른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부탄 콩, 베트남

베트남 트랑 웅옌(Trang Nguyen) 축제

콩: 베트남엔 다양한 여름축제가 있는데 그 중 트랑 웅옌을 소개하고 싶다. 8월14~15일은 ‘방황하는 영혼’을 위한 날이다. 사람들은 무덤을 청소하거나 떠도는 영혼을 위해 음식과 옷을 바친다. 트랑 웅옌은 지옥의 왕이 모든 이를 심판해 상벌을 내리는 날이자 죄를 사하는 날이기도 하다. 때문에 15세기 전까지는 트랑 웅옌동안 수감자들이 석방되기도 했다. 베트남엔 외국문화의 영향을 받은 축제도 많지만 트랑 웅옌은 베트남 전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축제 중 하나다.

마달리나 바타, 루마니아

루마니아 중세 축제(Medieval Festival)

마달리나: 매년 7월 루마니아의 관광도시들에선 각 도시의 기념일을 기리는 중세 축제가 열린다. 그 중에서도 12세기 작센족이 세운 요새도시로 1999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시기쇼아라’의 축제가 특히 유명하다. 축제에서 중세 기사들의 결투를 보면 마치 중세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 거리에선 전통 의상·공예품·음식과 음악 등을 선보이는 다양한 전시회가 열린다. 빵과 겨자를 곁들인 고기 ‘미치’는 반드시 맛봐야할 별미다.

사라 라이, 네팔

네팔 티즈(Teej) 축제

사라: 네팔 전역에서 8월 23일부터 나흘 가량 열리는 티즈는 네팔 여성을 위한 축제다. 축제기간 동안 여성들은 가사에서 해방되며 친정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티즈는 힌두교 전설에서 유래됐고, 여성들은 남편의 건강을 기원하거나 좋은 신랑감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네팔 여성들은 신께 기도를 드리는 동안 금식하며, 길거리에 모여 노래하고 춤 춘다. 기혼 여성들은 붉은 옷을 입고 포테라는 유리구슬 목걸이를 비롯한 장신구를 두르고, 미혼 여성들은 붉은 옷 대신 다른 색 옷을 입고 축제를 즐긴다. 관광객들은 한국의 붉은 악마처럼 화려한 붉은 물결에 마음을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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