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구의 필리핀바로알기] 신년·부활절·성탄절 3대 명절···9월부터 캐롤송 들려
폭죽놀이 즐기는 신년맞이
대부분 가톨릭신자인 서민들이 미신도 많이 믿는다. 해마다 신년(12월 31일 밤 11시부터 1월 1일 새벽 2시까지가 절정)이 되면 자기 집안에 있는 악령을 쫓아낸다며 폭죽을 터트리는데, 이웃집의 폭죽 소리가 자기 집보다 크면 그 집의 악령이 오히려 자기 집으로 쫓겨 들어오게 된다고 믿기에 모든 집들이 서로 폭죽 소리 크게 내기경쟁을 벌인다. 이는 중국의 미신과 풍속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이웃집이 우리 집에서 쫓겨난 악령으로 인해 피해를 보든 말든 우리 집만은 무사해야 한다는 이기적인 풍속이 그들의 평소 종교이념과 상충되는 것이어서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의 믿음과 상관 없이(의미 없이) 그저 소란 떨며 웃고 즐기는 축제문화라고 보면 되겠다.
2012년 신년을 축하하는 폭죽과 총기 난사(celebratory gunfire)로 인한 피해를 언론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물론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다.
1)12대의 항공기가 폭죽으로 인한 시야 불량과 폭발 사고를 우려해 항로를 변경하거나 운항을 취소했다.
2)폭죽 폭발 사고로 454명이 부상당했다.
3)하늘을 향해 발사한 총알에 의해 18명이 부상당했다.
부활절 주간엔 상점·술집 문닫아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예수의 부활을 찬양하는 기간으로? 보통 4월 어느 한 주의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다. 십자가를 짊어지고 행진을 한다거나, 손목에 직접 못을 박아 예수와 똑같은 고통을 느껴보려는 신자들도 해마다 여러 명 언론에 보도된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전국의 거의 모든 상점과 술집들도 문을 닫는다.
1년 중 필리핀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는 축제다. 보통 12월 중순부터 축제 분위기가 크게 고조된다. 거의 모든 가정에서 선물을 준비하여 친척 간, 이웃 간, 직장동료 간에 선물을 주고 받는다. 지배층(중·상류층)들은 각 가정마다 친척들과 동료들을 초청하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고, 제법 규모 있는 회사들도 각각 파티를 연다. 그래서 보통 12월 한 달 내내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선물을 준비해야 하므로 각 가정마다 돈이 많이 필요하다.
크리스마스 맞아 한달치 추가?급여
노동법에서는 매년 12월에 한 달 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도록 정해놓고 있다(13th month pay). 필리핀 사람들 사이의 농담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은 9월부터 시작하여 12월 말까지 계속된다고 하는데, 달력의 ‘ber’로 끝나는 모든 날이라 한다. (September, October, November, December). 그 농담이 가볍지 않다는 것은 정확히 매년 9월1일 모든 방송국과 백화점 등에서 캐럴송이 울려 퍼지는 것으로 증명된다. 종교와 상술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파티를 자주 열고 즐긴다. 노래와 춤은 기본이고 남녀가 어울려 게임도 많이 한다. 서민들 남녀가 어울려 게임 하는 것을 유심히 보면 여자들이 남자들을 거의 성추행 수준이라고 느낄 정도로 심한 장난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다. 필리핀 서민들은 보수적임을 유념해야 한다. 여자들과 애들을 항상 우선시하고 존중한다.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스킨십을 자연스럽게 빈번히 한다 하여 남자들도 여자들에게 같은 수준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필리핀 사회이다. 여성이 남성에게 허용되는 행위가 남성은 여성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이 많다. 파티에서의 스킨십도 그러하다. 여성들에게 함부로 스킨십을 하는 남성은 그 여성의 부모, 남편, 친척들로부터 무례하다는 나쁜 인상을 주고 마찰을 빚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