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 글로벌 리포트] 러시아는 지금 ‘고려인 150년’ 축제중
광복절 맞춰 DMZ 거쳐 부산까지 자동차랠리 ‘절정’ 이룰 듯
[아시아엔 리포터 Evgenia Karmanova] 2014년은 러시아와 한국이 외교관계를 맺은 지 130년이자 고려인(옛 소련 지역 거주 한인)이 러시아로 이주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현재 온 러시아는 고려인 이주 15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로 들썩이고 있다. 축제는 고려인이 최초로 이주한 곳인 코르사커브라는 도시에서 시작됐다. 특히 시베리아 남부에 위치한 다문화도시 톰스크에는 1000명이 넘는 고려인이 살고 있어 많은 관광객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기간 대회, 전시회, 연극 등 다양한 테마의 부대행사가 열려 이목을 끌었다. 지난 4월에는 격투기 아티스트가 참여한 태권도 수업을 비롯해 전문가가 들려주는 한국 경제 & 비즈니스 수업, 한국과 카자흐스탄 전통무용 및 사물놀이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지난 6월에는 울산 출신 아티스트와 알마-아타 카자흐스탄 아티스트가 함께 공연한 대규모 콘서트가 열렸으며 현재 톰스크 극장에서는 유명한 한국 영화가 상영 중이다. 오는 9월에는 톰스크주립대에서 ‘한국 동포’ 관련 주제로 국제학회가 열린다. 학자와 대학생들이 모여 한국사, 한국문화 등을 라시아어, 영어, 한국어 3개 국어로 토론한다. 축제는 1년간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러시아-남북한 종주 자동차 랠리다.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남북한 종주 자동차 랠리 행사 참가팀이 모스크바를 떠나 약 한 달 반 동안의 대장정에 올랐다. 랠리팀은 러시아 내 주요 도시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등의 노선을 따라 고려인의 러시아 이주 경로를 거슬러 달린 뒤 8월 초순 북한으로 들어가 8월 15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부산까지 종주할 계획이다.
러시아에는 200개가 넘는 민족이 함께 살고 있지만 그 중에 고려인은 부지런하고 온순하며 어르신을 공경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옛 소련시대엔 고려인 209명이 ‘사회주의 노동 영웅상’을 받았고,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수로 타민족 중 2위를 차지하는 등 러시아 내 고려인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이번 행사를 통해 주러 한인뿐 아니라 러시아 내 여러 민족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축제에서 서로 더 많이 교류하며 러시아와 한국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
멀고도 먼 150년을 함께 걸어왔다. ‘뭉치면 산다(Together we are strong!)’는 슬로건으로 친구처럼, 가족처럼 또 다시 나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