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최문순-김진태 평창영화제 동시입장으로 ‘강원도의 힘’ 보여주시라
올해 4회째를 맞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6월 23일 저녁 개막식을 시작으로 6월 28일까지 엿새간 강원도 평창과 대관령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엔 28개국에 모두 88편이 출품돼 상영된다. 3년 전 평창국제영화제가 처음 시작한 이후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대폭 축소된 데다 그나마 대부분 비대면으로 열렸던 점에 비춰보면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영화제 주제는 ‘위드 시네마’, 개막작은 <올가>다. 엘리 그라페 감독의 이 영화는 우크라이나 체조선수가 국적을 옮기며 일어나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실마리가 된 유로마이단(유럽광장)에서의 반정부 시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평창국제영화제에선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또다른 이슈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교체기, 즉 임기를 일주일 남긴 현 최문순 도지사와 당선자로 아직 취임식을 갖지 않은 김진태 차기 도지사가 개막식에 참석할지 여부다.
영화제 주최측은 두 사람 모두에게 초청장을 보내 참석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고 한다. 물론 아직 도지사 임기 이전인 김진태 새 지사는 참석할 경우 당선자 신분으로 참석하게 되는 셈이다. 취재 결과 23일 저녁 6시 개막을 하루 반 남짓 앞둔 22일 낮 현재 두 사람의 참석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영화제에 현임 최 지사와 후임 김 지사의 참석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먼저 12년 만에 여야 간 강원도지사가 교체된 후 맞는 첫 대규모 행사에 각기 다른 정당의 신구 도지사가 함께 등장한다면, 이는 강원도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보기도 좋고, 흔치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허리에 해당하는 강원도는 남북한으로 갈리는 유일한 곳이다. 특히 생태계의 보고인 DMZ를 껴안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그뿐인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열린 바로 평창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대한 해외 영화인들의 관심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두 사람의 평창영화제 개막식 동시 입장은 그 가치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여야 대표적인 정치인인 이들이 지리환경적인 측면에서 상징성을 지닌 강원도에서 ‘흔치 않은’ 장면을 보여준다면 강원도민은 물론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올 것이다. 어느 때보다 통합과 소통이 절실한 우리 사회에서 최문순-김진태 두 선후임 강원도지사의 ‘함께 걸음’은 ‘강원도의 힘’을 분출하기에 충분하다.
2019년 개막 연설에서 원산에서 평화영화제를 북한과 함께 열자던 최문순 지사의 꿈도, 6.1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김진태 새 지사의 경제특별도 꿈도 머잖을 것으로 나는 믿는다. 200만 강원시대가 어서 열려 화해와 평화의 메아리가 전국 방방곡곡을 넘어 전세계로 널리 퍼졌으면 한다. 그동안 평창영화제 슬로건은 ‘평화·공존·번영’(2019), ‘다시 평화’(2020), 그리고 지난해는 ‘새로운 희망’이었다. 두 사람의 동시입장을 미리 예견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