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 에이지 인터내셔널’(Help Age International)’이 세계보건기구, 국제노동기구,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의 국제 표준 통계치를 사용해 지수화 작업을 거쳐 전 세계 96개국 노인의 사회경제적 복지수준을 수치화하여 ‘2014 세계노인복지지표’(Global Age Watch Index 2014)를 10월 1일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2%인 8억6800만명이 60세 이상 노인이며, 2050년에는 노인인구가 20억20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14년도 ‘세계노인복지지표’는 전 세계 60세 이상 노인 인구의 91%에 해당하는 노인들에 대한 지표로서 노인의 사회적, 경제적 복지 정도에 따라 96개국의 순위를 매겼다. 이 지수는 각국의 노인 복지수준을 나타내는 분야를 크게 소득안정성, 건강상태, 고용과 교육, 우호적 환경 등 4개 영역 13개 측정지표로 분석했다. 각 분야에서 가장 이상적인 상태를 100으로 놓고 평가해 산출하였다. 이 기관이 50개국에서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평균소득의 20%에 해당하는 보편적 연금을 제공할 때 필요한 비용은 최소 국내총생산의 0.4%(부르키나파소)에서 최대 국내총생산의 1.8%(중국)의 범위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비용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

한국의 노인복지 지수는 100점 만점에 50.4로 조사대상 96개국 가운데 50위로 나타났으며, 2013년도 67위(지수 39.9)에 비해서는 조금 나아졌지만 우리나라 경제수준(세계 22위)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60세 이상 노인의 47%는 총수입이 국가 중간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노르웨이(93.4)가 노인복지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노인천국’으로 선정되었다. 2위는 스웨덴(88.3), 3위 스위스(87.9), 4위 캐나다(87.5), 5위 독일(86.3) 순이다. 이밖에 네덜란드(86.0), 아이스랜드(86.0), 미국(83.5), 뉴질랜드(80.7) 등 유럽과 북미권 국가들이 대부분 최상위권 안에 들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9위(82.6)로 가장 순위가 높았으며, 태국(36위), 스리랑카(43위), 필리핀(44위), 베트남(45위), 중국(48위), 카자흐스탄(49위) 등이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높았다. 우리나라 노인복지를 분야별로 보면 ‘소득안정성’ 분야의 연금소득 보장, 노인 빈곤률, 노인의 상대적 복지, 1인당 국내총생산 등을 근거로 매겨진 점수는 96개국 중 80위(32.5)에 그쳤다. ‘건강상태’ 분야는 60세의 기대수명, 60세의 건강수명, 심리적 웰빙 등은 42위(58.2)를 차지했다. ‘고용ㆍ교육’ 분야에서 노인고용과 노인 교육수준은 19위(48.6), 그리고 ‘우호적 환경’ 분야에서 사회적 연결, 신체적 안전성, 시민의 자유, 대중교통 접근성 등은 54위(64.1)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뛰어난 경제성장 수준을 고려할 때 노인복지 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최하위권인 점은 놀랍다. 이는 국민연금이 비교적 늦게 도입되는 등의 이유로 노인층 빈곤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인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빈곤한 것은 사실이나, 소득수준 자체가 매우 낮아 빈곤률이 우리보다 낮은 국가들과 별도의 보정작업 없이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사료된다. 우리나라 노인은 오래 일하면서도 가난한 것이 현실이다. 소득에서 국가로부터 받는 소득(공적 이전 소득) 비율이 너무 낮고, 또한 연금 수급률에 비해 연금 액수가 너무 적다. 예를 들어 노인이 버는 돈이 100만원이라고 하면 근로ㆍ금융ㆍ부동산 소득이 81만원이고, 국가로부터 받는 돈은 10만원 정도이므로 노인들이 직접 발로 뛰어야 삶을 연명할 수 있다. 또한 노동의 질이 열악하다. 노인 고용 중 상용 근로자나 정규직은 3.1%에 불과하며, 대부분 임시직ㆍ일용직ㆍ영세 자영업 등이다. 월수입은 100만원 이하가 거의 대부분이다. 노인고용률이 63%이지만 이 중 80%는 오로지 생계를 위해 일한다. 노인 고용률에는 폐지를 줍는 노인, 한달에 20만원 정도 받는 공공형 일자리 20만개도 포함된 것이다. 흔히 아르바이트라고 하는 시간제 근로자 추세는 10대, 20대는 지고 있으며, 60대, 70대 아르바이트가 뜨고 있다. 지난 3년 사이 60세 이상 시간제 근로자가 65% 증가했으며, 요즘 구직난으로 인하여 이른바 ‘알바’를 두고도 10대와 60대가 경쟁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수치상으로 노인 10명 중 8명이 공적연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질적으로 살림에 도움을 줄 정도는 아니다. 즉 기초연금(67%), 국민연금(28.3%), 공무원ㆍ사학ㆍ군인연금(4.1%) 수급률을 모두 합치면 79%가 된다. 하지만 기초연금 최대치는 20만원이며, 국민연금도 10만~20만원을 받는 비율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자녀들과 동거하는 노인들이 줄어들어 독거노인이 119만명에 이르고 있다. 노인 두 명 중 한 명꼴로 각종 질환을 앓고 있으며, 강력 범죄자(살인, 성폭행, 방화, 강도 등)는 지난해 1697건으로 2007년도 841건의 2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최고로 높으며, 작년에 1만4427명이 자살하여 자살률은 28.5명(인구 10만명당)을 기록했다. 노인 자살률은 1990년(14.3명)에서 매년 급증하여 2010년 81.9명으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이후 다행히 79.7명(2011년), 69.8명(2012년), 64.2명(2013년)으로 3년째 떨어졌다. 이는 노인 빈곤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지만, 2007년부터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지급으로 노인 빈곤 해소에 일조한 결과로 본다. 우리나라 여자 노인은 주로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겨 자살을 시도하지만, 남자 노인들은 경제 문제, 질병 등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노인들에게 은퇴 후 일자리를 적극 제공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혜택을 못 받는 노인들에게는 병원 이용 시 본인부담금을 보조해주는 제도 등도 필요하다. 내년도 노인복지 예산이 38% 늘어난 2조4482억원으로 예상되지만, 대부분이 기초연금으로 사용되며 이를 제외하면 3% 정도 늘어나게 된다. 매년 신규 노인이 30만~40만 명이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예산확충에 노력하여야 한다.

노년기의 품위 있는 삶을 지원하는 정책이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1997년 ‘노인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되면서 대통령이 매년 10월2일 ‘노인의 날’에 100세가 되는 노인들에게 ‘청려장(靑藜杖)’을 선물했다. 금년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100세 되는 노인 1359명에게 청려장을 전달했다.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임금이 장수한 노인에게 청려장을 하사하곤 했는데 이 전통이 끊겼다가 1993년 5월 김영삼 대통령이 100세 어르신들께 선물하면서 다시 이어졌다.

최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지 1년 6개월 만에 퇴원한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감기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지만 금세 폐렴으로 악화돼 입원치료를 받았다. 노인은 환절기에 감기를 조심해야 하며, 독감 예방주사는 꼭 접종해야 한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0월1일 미국 애틀랜타 카터센터에서 가족ㆍ친지 등과 생일 축하 모임이 열린 자리에서 “나의 첫 90년은 만족스러웠다”며 “앞으로도 많은 활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재임 시절 ‘최악의 대통령’이란 평가까지 받은 카터는 퇴임 후 오히려 더 많은 인기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운동’을 세계적으로 확산시켰으며, 각종 국제분쟁 해결에 노력해 온 공로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청려장은 한해살이 풀인 명아주 줄기를 말려서 만든 지팡이라 짚처럼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게 특징이며, 울퉁불퉁한 옹이에 지압 효과도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2000년 안동을 방문했을 때 청려장을 선물로 받고서는 탐스럽고 가벼워서 좋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팡이는 본인이 직접 만들지 않는다. 옛날 사람들은 일찍 늙어서 50세가 되면 자식들이 부모에서 지팡이를 선물했으며 이를 가장(家杖)이라 했다. 60세 회갑이 되면 동네에서 만들어주는 향장(鄕杖), 70세 고희가 되면 나라에서 만들어 주는 국장(國杖), 80세 팔순이 되면 임금이 하사하는 조장(朝杖)을 선물로 받았다. 요즘은 장수노인이 많아서 기이지수(期?之壽) 즉 상수(上壽)인 100세 노인에게 대통령이 청려장을 선물하고 있다.

상수란 사람의 최상의 수명이란 뜻이며, 111세를 황제의 수명 황수(皇壽), 120세를 타고난 수명 천수(天壽)라 한다. 인간의 수명을 성경에서 보면 구약성서 창세기 6장 3절에 인간의 한계수명을 120세로 규정했다. 즉 “생명을 주는 나의 영이 사람 속에 영원히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의 날은 120년이다”고 주께서 말씀하셨다. 스위스에서는 60세가 되면 장수의 의미로 가족들이 빨간 스웨터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기 때문에 노인을 ‘빨간 스웨터’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공경의 의미를 담아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