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낭만논객’ 김동길의 냉면과 빈대떡

초겨울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빈대떡에 막거리 찾는 직장인들이?자주 눈에 띈다.? 두어달 전 일로?개인적인?얘기지만 소개하려 한다. ‘낭만논객’ 김동길 박사 초청으로 지난 9월 마지막 토요일 저녁 서울 대신동 (사)태평양시대위원회(The Pacific Era Committee) 사무실에서 30여명이 모여 ‘냉면 파티’를 했다.

이화여대 총장(1961~79)을 역임한 김옥길(金玉吉ㆍ1921~1990) 박사와 연세대 부총장(1980)을 지낸 김동길 박사 댁의 냉면은 장안에서 소문난 음식이다. 동치미국에 메밀가루와 전분(녹말)을 배합하여 만든 면만 넣고 편육, 오이채, 배채, 삶은 달걀 등의 고명을 얹지 않는 이른바 ‘누드’ 냉면과 빈대떡 맛은 일품이다. 필자는 UNICEF 기획관리관 재직 때 김옥길 총장공관에서 열린 ‘냉면 파티’에도 참석한 바 있다.

김옥길ㆍ김동길 남매는 평안남도 맹산군 출신으로 김옥길 박사는 1952년부터 평생을 이화여대와 지냈으며, 마지막 10년을 문경새재(鳥嶺) 산기슭 별장에서 조용히 보냈다. 산남(山南) 김동길(1928년 생) 박사는 교육자 겸 언론인, 시민사회운동가, 정치인이다. 91년까지 연세대 교수로 후학들을 지도하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태평양시대위원회 초대 이사장으로 활동하였다.

이날 초청인사 30여명 중에는 전 대학총장, 전 국제로타리클럽 총재, 현직 국회의원, 기업인 등 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 회원 10여명도 참석했다. 이 모임의 시작은 대구파인트리클럽 출신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사업으로 성공한 이기현 사장이 10년 전부터 매년 가을서울을 방문하여 옛날 학교 은사님들과 친구들을 조선호텔로 초청하여 만찬모임을 가졌는데, 이기현 사장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김동길 교수께서 3년 전부터 자택이나 태평양시대위원회 사무실에서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파인트리클럽(PTC)은 1958년 11월3일 서울 거주 대학생 10여명이 영어회화 공부를 목적으로 미국공보원(USIS)에서 모임을 가졌다. 1961년 1월 필자가 회장으로 당선되어 클럽 활동 목표를 ‘인재양성ㆍ사회봉사ㆍ국제친선’으로 설정하고 당시 USIS 소재지인 서울ㆍ대구ㆍ부산ㆍ광주에 지부를 결성하기 시작하여 한국파인트리클럽을 창립하였다. 클럽회원을 고등학생(주니어), 대학생(레귤러), 대학졸업생(시니어) 회원 등으로 구분하여 클럽별로 매주 토요일 회의를 2시간 동안 영어로 진행하고 영자신문도 발간하였다. 영호남 회원들이 클럽 활동을 통하여 지역감정 해소에도 기여했다. 클럽 창립 50주년기념 행사를 지난 2008년 11월1일 조선호텔에서 개최하였다.

현재까지 약 1만2천명 회원을 배출하였으며, 국내외에서 정치ㆍ교육ㆍ기업ㆍ보건의료ㆍ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강재섭(前 한나라당 대표), 유재건(前 국회 국방위원장), 김부겸(前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김종훈(국회의원, 서울강남을), 권은희(국회의원, 대구북구갑), 이만의(前 환경부 장관), 권태신(前 국무총리실장), 김상희(前 법무부 차관), 문동후(前 소청심사위원장), 천영우(前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최종태(서울대 명예교수, 前 노사정위원장), 이장호(서울대 명예교수, 심리학), 민상기(서울대 명예교수, 경영학), 이흥수(전남대 명예교수, 영문학), 나공묵(코오롱그룹 고문), 표학용(VITA그룹 회장), 전성철(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강석희(前 미국 Irvine 시장), 박명윤(국가청소년보호위원회 초대 위원장) 등이 있다.

9월27일 모임에는 미국 New Orleans Pine Tree Club 회장 이기현(경북대 졸업, Crown Products, Inc. 대표이사), 캐나다 Vancouver Pine Tree Club 회장 이성기(영남대 졸업, STR Suppliers Inc. 대표이사), 송진철(前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박정한 교수(前 대구가톨릭대학교 부총장), 김인환 박사(LIKE 원장) 등이 참석하였다.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인 냉면(chilled buckwheat noodle soup)은 말 그대로 차가운(冷) 국수(麵)다. 요즘은 냉면을 더운 여름철에 즐기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원래는 추운 겨울철 음식이다. 이북이 고향인 사람들은 추운 겨울 뜨거운 온돌방에서 이가 시리도록 찬 동치미국에 냉면을 말아먹는 것이 진짜 ‘냉면 맛’이라고 한다.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은 자체에 끈기가 없기 때문에 밀가루나 전분을 섞거나, 뜨거운 물로 반죽해서 치대야 한다. 밀가루나 전분의 비율과 치대는 기술에 따라 면의 끈기와 질감이 달라진다. 메밀국수는 메밀 80~90%, 밀가루나 전분 10~20%의 비율로 섞인 것이 적당하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진찬의궤>(進饌儀軌), <부인필지>(夫人必知) 등 옛 문헌에 냉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17세기 조선시대부터 먹은 음식으로 추측된다. <동국세시기>에서는 메밀국수를 무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를 섞은 것을 냉면이라고 하면서, 음력 11월 시식(時食)으로 소개했다. 궁중의 잔치 기록인 <진찬의궤>에 의하면 궁중의 잔치상에는 대개 온면(溫麵)을 차렸으나, 1848년 3월 잔치(순조 비의 회갑 축하잔치)와 1874년 4월 잔치(경복궁을 재건하면서 연 잔치)에는 냉면을 차렸다고 한다.

냉면의 고향은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등 이북이며, 특히 1911년 평양면옥상조합이 생길 정도로 평안도는 ‘냉면의 고장’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평양냉면’은 주로 동치미 국물을 사용하였지만 소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ㆍ꿩고기 등을 이용한 고기육수도 사용했다. 평양냉면은 툭툭 끊기는 면발과 심심한 육수가 맛의 포인트이다.

황해도 냉면은 물냉면이지만 평안도보다 면발이 굵고 돼지고기 육수를 많이 사용하여 진한 고기 맛이 나며, 간장과 설탕을 넣어 단맛이 난다. 황해도 사리원의 냉면가게들은 1928년 7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합’을 결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1920년대 함경도의 대중적인 외식은 감자나 고구마로 만든 전분(澱粉)국수였다. 1930년대 감자 전분 면발에 식초로 삭힌 가자미회를 얹고 고춧가루, 마늘 등으로 만든 양념을 한 ‘회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함흥냉면’은 쫄깃한 면발과 매콤새콤한 회가 맛의 포인트이다.

속까지 시원한 ‘평양냉면’과 얼얼하고 쫄깃쫄깃한 ‘함흥냉면’을 즐겨 먹는 북한의 음식문화가 6ㆍ25전쟁 후 남한에서도 널리 애용되어 특히 더운 여름철에 즐겨 찾는 음식이 되었다. 남한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은 서울 남산 일대와 남대문 주변에 정착하여 냉면집을 운영하였다. 이제는 계절을 따지지 않고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냉면의 열량(1인분 한 그릇)은 물냉면(계란 1/2개) 435kcal, 비빔냉면(계란 1/2개) 442kcal, 회냉면(홍어회) 490kcal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메밀은 위를 실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정신을 맑게 하고 오장의 찌꺼기를 훑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메밀은 쌀이나 밀가루보다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필수아미노산ㆍ트립토판ㆍ트레오닌ㆍ리신 등이 다른 곡류보다 많다. 메밀에 함유되어 있는 루틴 성분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므로 고혈압에 좋으며, 또한 메밀은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빈대떡(mung-bean pancake)은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서나 부쳐 먹는 고유음식이며, 잔칫날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으로 만드는 방법은 지방마다 특색이 있다. 평안도의 빈대떡은 서울의 빈대떡에 비하여 크기가 3배, 두께는 2배가 된다.

‘빈대떡’이라는 말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전해지고 있다. 우리말의 뿌리를 적은 <역어유해>(譯語類解)에는 중국 떡의 일종인 ‘빈자떡’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18세기 서명웅이 지은 <방언집석>(方言集釋)에는 녹두를 주재료로 하는 ‘빙저’라는 지짐이가 한반도로 들어와 ‘빙쟈’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빙자떡, 빈자떡, 빈대떡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또한 이 음식은 본디 제사상이나 교자상에 기름에 지진 고기를 높이 쌓을 때 밑받침용으로 썼는데, 그 후 가난한 사람을 위한 먹음직스러운 요리가 되어 빈자(貧者)떡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한편 정동(貞洞)을 빈대가 많다고 하여 ‘빈대골’이라고 하였는데 이곳에서 반자떡 장수가 많아 빈대떡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명나라 사신을 접대할 때 내놓은 음식을 기록한 <영접도감의궤>(1634)에는 병자(餠煮)라는 음식이 있는데, 이것은 녹두를 갈아 참기름에 지져낸 것으로 녹두병(綠豆餠)이라고 했다고 한다. <규곤시의방>(閨?是議方)에는 “거피(去皮)한 녹두를 가루 내어 되직하게 반죽해 전철의 기름이 뜨거워지면 조금씩 떠놓고 그 위에 거피하여 꿀로 반죽한 팥소를 놓고 다시 녹두반죽으로 덮어 지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빈대떡을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녹두를 미지근한 물에 2~3시간 정도 불린 후 손으로 비벼 껍질을 벗긴 다음 믹서나 맷돌에 간다. 녹두 간 것에 돼지고기, 쇠고기, 배추김치 등 양념한 것을 섞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후 번철에 놓고 파나 실고추를 얹어 지지면 맛있는 빈대떡이 된다. 녹두빈대떡 한 장(90g)의 열량은 194kca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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