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실리콘 밸리 억만장자들 ‘불로장생’ 투자 왜?

[아시아엔=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예로부터 부(富), 귀(貴), 다남(多男)에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최고의 복(福)으로 꼽았다. 재산 많고 존경받는 귀인이 되며, 자손 많이 두어 영원토록 번성하는 것과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을 염원한다.

진 시황제(BC 259-210)는 13세에 왕위에 올라 여불위의 섭정이 끝나고 실권을 장악한 후 독재군주로 군림하면서 BC 8세기에서 BC 3세기에 이르는 춘추전국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BC 221년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을 구축했다. 진왕 정(진시황)은 천하통일을 선포하면서 스스로 전설의 성군들인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 따온 ‘황제’ 칭호를 사용했다.

진시황은 중국 천하를 손아귀에 넣고 영원히 늙지 않고 호화로운 권세를 누리고자 아방궁을 짓고 불로초를 구하도록 명령하였다. 불로장생을 위한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방방곳곳에 보낸 사자(使者)들은 중국 대륙을 샅샅이 뒤지고 만주, 한반도, 제주도, 일본까지 답사하면서 탐색했지만 불로초를 찾지 못했다.

늙지 않고 오래 살기를 염원했던 진시황은 기원전 210년 천하를 순행하는 길에 나섰다가 사구(沙丘)에서 병을 얻어 5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가 이루어 놓은 통일제국도 15년 만에 멸망하였다.

인간은 몇 살까지 생존할 수 있을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의 최대 욕망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늙기를 싫어하고 더욱이 죽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에 수많은 종교에서 불로장생을 최고의 신앙 가치로 삼았다. 건강하다는 것은 육체적ㆍ정신적으로 이상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고방식도 적극적이어야 하고 삶의 의욕도 높아야 한다.

인간의 수명을 성서적 차원에서 보면, 구약성서 ‘창세기’(Genesis)에는 900세 이상 향수(享壽)하고 죽은 사람들로 아담(930세)을 위시하여 셋(912세), 에노스(905세), 게난( 910세), 야렛(962세), 그리고 므두셀라는 969세까지 살아 최장수자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창세기 6장3절에 인간의 한계수명을 120세로 규정해 두었다. “주께서 생명을 주는 나의 영이 사람 속에 영원히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은 살과 피를 지닌 육체요, 그들의 날은 120년이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구약성경 시편 90편10절에는 “우리의 연수(年數)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빠르게 지나가니, 마치 날아가는 것 같다”고 기술되어 있다.

노화ㆍ장수학자들은 현대인의 성장 발육이 24-25세에 완성되며 그 발육기간의 5배가 인간의 한계수명이라는 것을 근거로 인간은 120-125세까지는 살 수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대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은 프랑스 장 칼망(1875-1997) 할머니로 122년 164일을 살았다. 또한 70세, 80세는 이른바 인간의 평균수명으로 요즘 선진국 국민의 평균수명이 이에 근접하는 수치인 바 2천년 전 성경 말씀과 현대 과학연구결과가 거의 일치하여 우리를 놀랍게 한다.

인구통계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는 78.5세, 여자는 85.1세로 평균 81.9년이다. 그러나 건강수명, 즉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사는 기간은 평균 70년에 불과하다. 또한 40대 남성 사망률은 세계에서 제일 높다. 이에 정부는 우리나라 사람의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보건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진시황에게 서복(徐福)이 “신선이 사는 동해의 섬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오겠다”는 글을 올렸다. 의약ㆍ천문ㆍ지리에 능하였던 서복은 진시황의 허락을 받고 동남동녀(童男童女) 수백명을 데리고 출항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에 돌아가지 않고 일본에 정착해 농업ㆍ어업ㆍ의술 등을 전파하여 일본 문화의 시조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일본이 한ㆍ중ㆍ일 3국 역사전문가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서복의 일본도래설(日本渡來說)을 확산시키는 이유는 자기네 문물이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중국에서 직접 전래되었음을 강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정사(正史)인 <고지키>(古事記) <니혼쇼키>(日本書紀) 등에는 서복에 관한 언급이 없다.

한편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4년 7월4일 서울대 특별강연을 통해 머리말에 한ㆍ중 우호관계를 상기시키면서, 그 첫째 사건으로 ‘신선을 찾아 동쪽 제주로 온 서복’을 언급하였다. 즉 서복의 제주도래설을 공인하였다. 1997년 제주도 서귀포시에 서복공원이 조성되었으며, 2008년에는 원자바오 당시 국무원 총리의 친필휘호 ‘서복공원’(徐福公園’이 새겨진 태산석 제막식을 가졌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미교포 펀드 매니저 윤준규 박사는 생쥐의 수명과 생체 활력을 50%까지 증가시키는 데 성공하면 ‘팰로 앨토 장수상’(Palo Alto Longevity Prize) 100만달러 상금을 수여하겠다고 했다. 이에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등 세계적인 연구진 14개팀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장수와 회춘 연구의 승부를 겨룬다. 장수상 창시자인 윤준규 박사는 의사 출신으로 실리콘 밸리 벤처투자자로 변신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억만장자들은 잇따라 불로장생약을 찾아 나서고 있다. 즉, 세계적인 IT기업을 세운 창업자들이 바이오 기업 설립 또는 의학연구재단 지원 등을 통해 노화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수 연구의 대표주자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41)이며, 그는 2013년 노화의 비밀을 알아내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목표로 바이오 기업 칼리코(Calico)를 설립했다. 최근 칼리코는 2013년 2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세계 10위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와 노화연구에 15억달러를 공동투자하는 계약을 맺었다.

생명과학자 출신으로 게놈 해독법을 개발한 기업가 크레이그 벤터(68)는 바이오기업 ‘인간장수’(Human Longevity)를 2013년 3월 설립했다. 벤터는 2020년까지 100세 이상 장수노인을 포함해 100만명의 게놈을 완전히 해독해 수명연장을 가능하게 해줄 유전 정보를 찾아낼 계획이다.

세계 2위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70)은 자신의 이름을 딴 ‘엘리슨의학재단’을 설립하여 1997년부터 현재까지 노화연구에 3억35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인터넷 결제시스템업체인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47)은 노화 연구자인 오브리 드 그레이 박사가 이끄는 ‘센스 연구재단’의 인간수명 연장 연구에 6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같이 미국 실리콘 밸리 억만장자들이 장수 연구에 투자하는 것은 과학자들이 장수 연구를 통해 고령화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장수와 회춘 연구로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되면 ‘건강수명’이 늘어나 노년층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장수 연구자들은 10년 내 적어도 2년 이상의 건강수명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목표도 2020년까지 건강수명 2년 연장이다. ‘팰로 앨토 장수상’을 만든 윤준규 박사는 머지않아 건강 수명이 120세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2000년 미국 텍사스대학 오스태드 교수(생물학 전공)는 한 학술지에 “2050년까지 인간의 최고수명이 150세에 도달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자 일리노이대학 올샨스키 교수(사회학 전공)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스티븐 오스태드 교수는 텍사스대 바샵 노화연구재단 교수이며, 진화론과 노화 연구를 접목한 석학이다. 스튜어드 올샨스키 교수는 일리노이대 보건대 교수로, 수명의 한계를 통계적으로 예측하는 생물인구 통계학 개척자다.

두 사람은 인간수명에 관하여 과학 사상 최대 판돈을 건 ‘내기’를 하고 있다. 즉 각자 150달러씩 내서 150년간 주식시장에 묻어두기로 했다. 20세기처럼 주가가 상승하면, 150년 뒤 이 돈은 약 5억달러로 불어난다. 2050년 150세 인간이 출현하면 오스태드의 후손이, 그렇지 않으면 올샨스키의 후손이 그 돈을 차지하기로 했다. 두 교수가 승패를 가르는 선으로 ‘150세’를 택한 이유는 현재 현대인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가 120세 안팎이기 때문이다.

오스태드 교수는 지난 10년간 동물실험에서는 이미 인간으로 치면 150세에 해당되는 생쥐를 만들어냈다며 내가 이길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가 20-30년 안에 개발된다고 확신한 약이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약’이다. 즉 노화 관련 유전자 기능을 바꾸는 물질 3-4종류를 혼합한 약으로 소염기능 향상이 핵심일 가능성이 크다. 생쥐 실험에서도 소염기능 향상이 수명 연장의 비결인 경우가 많았다.

오스태드 교수가 예측하는 인류 최초의 ‘150세 인간’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 사이에 장수 집안에서 태어난 현재 10-15살인 일본 여성으로 키 150cm이며 군살 없는 아담한 체형으로 성격은 밝고 낙천적이다. 학력은 대졸 이상, 석ㆍ박사 혹은 전문직 학위 있을 가능성이 크며, 경제적으로 유복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편이다. 이 여성은 초경 연령 등 성적 발육이 또래보다 약간 늦을 수 있다. 30-40대에 노화를 늦추는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며, 80-90대 고령이 돼도 운동능력을 유지한다.

반면 올샨스키 교수는 “신이 개입하지 않는 한 이 내기는 내가 이긴다”고 했다. 노화 흐름을 돌리는 약은 최소한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안 나오고 그 비슷한 약물이 나온다 해도 수명을 2-3년 연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학자가 동의하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건강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대목이다. 즉 젊은 날의 빈부격차가 노년의 건강격차를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장수의 비결은 선천적 요인은 20-30% 정도이며, 생활습관과 환경 등 후천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하여 (1)쉼 없이 몸과 마음을 움직이며 (2)변화하는 세상에 스스로를 적응시키며 (3)평생 동안 무엇인가를 배우며 (4)느끼고 솔직하게 표현하며 (5)절제하고 규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특히 가족이 없는 사람은 이웃과 잘 어울려 생활하면서 종교에 의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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