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장수에 좋은 것들···와인·초콜릿·섹스

[아시아엔=박명윤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서울인문포럼(Seoul Humaniies Forum 2015)이 사단법인 ‘수요포럼인문의숲’(대표 배양숙) 주최로 국내외 석학들을 초청하여 지난 1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 포럼의 특강연사로 파리대학병원 심장전문의 프레데릭 살드만(Saldmann) 박사가 초청되었다. 그는 “건강한 삶(Wellness)은 건강의 핵심이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살드만 박사는 언론 인터뷰(조선일보, 1월21일자)에서 “프랑스 사람이 미국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을 덜 앓는 이유는 와인, 초콜릿, 그리고 성생활 덕분”이라고 말했다. 금년 61세인 살드만은 활발한 방송활동과 건강분야 저서를 통해 프랑스의 손꼽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유럽인들이 가장 신뢰하는 의학박사다.

그는 전세계에 ‘손씻기’ 열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손만 잘 씻어도 질병에 걸릴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손을 씻자> 책을 발간하였다. 최근에 출간된 <내 몸 치유력>은 생활 습관 몇 가지만 바꿔도 100세 시대를 거뜬히 살아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약이 또 다른 병을 낳을 수 있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만 약을 복용하여야 하며, 가장 좋은 약은 우리 몸의 치유력이라고 강조한다.

살드만 박사가 언급한 프랑스인들이 건강을 위해 즐겨 먹고(초콜릿) 마시며(와인) 실천하는(성생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초콜릿은 대개 다크초콜릿, 밀크초콜릿, 화이트초콜릿으로 나뉜다. 낙농업이 발달한 스위스에서 밀크초콜릿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쌉사름한 맛의 다크초콜릿뿐이었다. 밀크초콜릿에는 유제품이 들어가기 마련이지만 다크초콜릿에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화이트초콜릿은 밀크초콜릿이나 다크초콜릿처럼 깊은 맛이 없어서 흔히 장식용으로 사용된다.

카카오 함량이 50% 이상인 다크초콜릿(dark chocolate)은 항산화제(抗酸化劑) 플라보노이드(flavonoid)가 풍부하여 심장건강에 좋으며, 행복 호르몬인 세라토닌(serotonin) 분비를 촉진시켜 안정감과 행복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하루에 다크초콜릿 한 조각을 먹으면 체중 변화 없이 혈압을 낮춰주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살드만 박사는 몸의 치유력을 높이기 위하여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는 암살자’ 비만을 해소하여 적정 체중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100% 다크초콜릿 1조각(30kcal)을 먹으면 식욕촉진호르몬인 그렐린 분비를 크게 떨어뜨리고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켜 식욕 억제제 역할을 하여 체중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미국의 <타임지>는 초콜릿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낮아 다이어트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식사 전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식사 중간에 5분 정도 쉬는 것이 좋다. 또한 16-24시간 동안 물만 마시면서 공복을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도 도움이 되며, 하루 한 끼만 먹는 것도 방법이다.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칼로리 섭취를 30% 줄이면, 수명은 20% 늘어난다. 매일 아침 사과를 한 개씩 먹는 것이 좋으며, 너무 뜨거운 차나 탄 음식은 암을 유발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프랑스 사람들이 육류를 즐기는데도 심장병 발병률이 낮은 이유는 즐겨 마시는 포도주에 들어있는 폴리페놀(polyphenol) 화합물 때문이다. 와인에는 레스베라트롤, 타닌, 퀘르세틴 등 다양한 종류의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다. 폴리페놀은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방지 효과가 있으며, 혈액의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는 것을 억제하는 항산화작용을 하고 혈관 속에서 혈전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여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예방한다.

폴리페놀 함유량은 포도의 생산지, 품종 등에 따라 다르지만, 화이트 와인보다 레드 와인에 더 많이 들어 있다. 이에 프랑스 사람들은 레드 와인을 선호한다. 모든 술과 같이 포도주도 과음하면 건강을 해치므로, 적당량을 마셔야 한다. 하루에 남성은 2-3잔, 여성은 1-2잔이 적당하다.

살드만은 몸의 치유력을 높이기 위하여 키스를 자주하고, 성생활은 한 달에 최소 12번이 좋다고 말한다. 3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섹스를 자주 하면 심혈관 질환이 절반으로 줄고, 유방암에 걸릴 확률도 줄어든다. 키스는 웰빙의 연금술로 건강에 유익한 호르몬들을 배출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

일본 성과학회(性科學會)는 부부가 건강 등 특별한 이유 없이 한 달 넘게 성생활을 하지 않으면 ‘섹스리스’로 규정하고 있다. 세계적인 콘돔제조회사 듀렉스가 세계 41개국의 섹스 빈도(頻度)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인은 연 48회로 세계 평균(103회)의 절반 이하로 최하위였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기혼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성관계 없는 부부생활이라고 보도하였으며, 연평균 성관계 횟수는 남성은 63회, 여성은 55회로 나타났다.

일본 가족계획협회가 전국 16-49세 남녀 1134명을 대상으로 2014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혼자의 섹스리스 비율이 44.6%로 2004년 조사 결과(31.9%)와 비교하면 12.7%포인트 높아졌다. 성관계를 맺지 않는 이유로 남성은 ‘직장 일로 피곤해서’가 21.3%, ‘귀찮아서’ 10.1%, ‘혈육 같아서’ 10.1%, ‘취미생활이 더 좋아서’ 4.5%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응답자는 ‘귀찮아서’ 23.8%, ‘직장 일로 피곤해서’ 17.8% 등을 꼽았다.

일본에 섹스리스 부부가 많은 이유는 직장 근무시간이 길고, 주택사정이 허락하면 부부가 침실을 따로 쓰는 각방(各房) 문화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 우치노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부부가 같은 침실을 쓰는 비율이 20대는 88%이지만 40대는 77%로 떨어진다. 부부간에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섹스리스’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섹스리스 부부 비중은 일본보다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 여론조사기관과 한국성과학연구소가 30세 이상 60세 미만 기혼남녀 1000명(남성 506명, 여성 494명)을 대상으로 2014년 조사한 ‘한국인 성의식 실태’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배우자와 성관계를 아예 갖지 않았거나 월 한 번인 사람은 35.1%로 조사됐다. 1주에 한두 차례 성관계를 가진다는 답변은 33.4%, 월 2차례는 21.4%로 조사됐다. 그리고 매일 성관계를 가지거나 주 3-4회라 답한 사람은 10.1%였다.

운동은 ‘예방주사’와 같으므로 규칙적으로 매일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근육운동, 스트레칭 등을 하며 아파트, 지하철, 사무실건물 등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는 것이 좋다.

우울증, 공격적인 행동 등에 수반되는 자율신경계는 심박수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므로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심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뇌의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기억력 등 지적 기능에 도움이 된다. 또한 새로운 뉴런(neuron, 신경세포)의 생성을 촉진하여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증진시키므로 치매 발병을 현저히 늦출 수 있다.

뇌운동도 중요하므로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 뇌에 나쁜 영향을 준다.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같아서 멈추는 순간 넘어진다고 말했다.

인간의 뇌는 우리가 사용하는 대로 변한다. 이에 한 해가 다르게 위축되도록 내버려둘 것인가, 아니면 매일매일 단련하여 점점 더 잘 돌아가게 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뇌 기능은 생활 속의 건강 수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즉 인지능력의 비축은 외부 세계의 자극과 관계가 있으며, 심리적ㆍ정서적 비축은 사회적 관계와 직결되어 있다.

수면은 몸의 면역력을 높이므로 숙면을 하루 7-8시간 취하도록 한다. 잠은 하루 7시간 이하도 그리고 8시간 이상 자는 것도 좋지 않다. 수면 환경도 중요하므로 안대를 사용하여 모든 불빛을 차단하고, 침실은 너무 따뜻해도 숙면에 방해가 되므로 온도와 습도가 적당해야 한다. 베개는 2년에 한 번씩 갈아주도록 한다.

멜라토닌(melatonin)은 뇌에 존재하는 송과선(松科腺)으로부터 합성되어 분비되며, 생체리듬을 조절해 우리 몸이 밤에 잠들게 해준다. 멜라토닌은 트립토판(tryptophan, 필수아미노산)으로부터 유래되어 만들어지며, 골수세포 림프구 상피세포 등에서 합성되기도 한다. 트립토판은 육류, 생선류, 달걀, 견과류, 우유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체리주스, 키위주스를 마시면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양을 늘려 수면 리듬에 이롭게 작용한다.

철저한 개인위생도 중요하다. 기침할 때는 에티켓을 지켜 티슈로 막은 후 휴지통에 버리거나,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윗옷 소매 안쪽에서 해야 한다. 기침을 맨손으로 막으면 다량의 바이러스가 손에 묻어 전파 수단이 된다. 기침할 때 나오는 침방울은 최대 6-7m까지 날아가므로 주변에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손만 잘 씻어도 감염성 질환의 5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독감 바이러스는 몸 밖에 나와 수 시간 생존이 가능하므로 환자나 잠복기 감염자의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손잡이, 문고리, 전화기, 악수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옮겨진다. 손에 묻은 바이러스나 세균은 손톱 밑, 손가락 사이, 손금 등에 많이 있으므로 이 부위를 비누를 사용하여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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