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NH투자증권이 황사에 관심 갖는 이유
[아시아엔=박명윤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봄철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극성을 부리고 있다. 황사는 주로 중국과 몽골의 사막에 있는 흙먼지가 편서풍 타고 우리나라에 날아와 떨어진다. 신라시대 아달라왕 21년(서기 174년)에 우토(雨土)라는 기록이 있다. 근래에는 중국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국민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mm) 이하의 먼지로 PM(Particulate Matter)10이라고 한다. 미세먼지 중에 입자의 크기가 더 작은 지름 2.5㎛ 이하의 먼지를 초미세먼지라 부르며 PM2.5라고 한다.
초미세먼지를 포함한 미세먼지 문제 공론화가 시작한 것은 1993년 미국 하버드대학이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한 이후. 즉 미국 6개 도시 거주 8000여명을 대상으로 도시오염도와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10㎛ 이하의 먼지가 건강을 해친다는 것을 밝혔다. 특히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대기가 깨끗한 도시에 비해 젊은 나이에 사망할 위험이 2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에는 칼슘, 철분,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토양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반해 미세먼지 대부분은 공장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도로 먼지 등 도시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유해 중금속을 비롯하여 수많은 대기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즉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인체에 더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은 물론 심혈관질환, 피부질환, 안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 심장 및 호흡기질환자는 미세먼지의 영향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므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경우 가급적 실내에 머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 1/4 크기로 머리카락 지름의 1/20~1/30보다 더 작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즉 입자의 크기가 워낙 미세하기 때문에 우리 몸으로 들어올 때 걸러지는 과정 없이 바로 폐로 유입된다. 이에 직접적으로 호흡기질환을 일으키고, 심지어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면서 뇌졸중,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황사나 미세먼지의 일차 예방법은 최대한 황사나 미세먼지와의 접촉을 피하는 ‘회피요법’이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사용하여야 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마스크는 10㎛ 이상의 먼지를 걸러낼 수 있지만 그 이하 크기의 먼지는 걸러내기 어렵다. 특히 입자가 매우 작은 초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의 인증을 받은 ‘황사 마스크’를 사용하여야 한다.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황사마스크는 미세입자의 크기가 평균 0.6㎛인 것을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 또한 황사마스크는 미세먼지와 먼지에 흡착되어 있는 미생물을 98% 이상 차단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 후 손으로 곁면을 만지면 마스크 안에 있는 필터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가능한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세탁할 경우에는 필터가 물리적으로 손상되거나 기능이 손상된다.
황사는 대표적으로 기관지 자극이나 천식에 악영향을 주며, 피부질환과 안질환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제적 피해는 한해 최대 7조3천여억원에 이른다.
국립환경과학원과 인하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추진한 미세먼지와 사망률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 마다 65세 이상 노인 등 대기오염에 민감한 집단의 사망률은 0.4%씩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에는 10㎛/㎥ 증가할 때마다 민감한 집단의 사망률이 1.1%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부터 3년간 170억원을 투입하여 초미세먼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부는 “광주과학기술원 박기홍 교수가 이끄는 ‘초미세먼지 피해 저감(低減) 사업단’이 국내 발생 초미세 먼지를 파악하고, 유해 성분을 실시간으로 검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월29일 밝혔다.
박기홍 교수 연구팀은 농작물 연소, 석탄 발전, 자동차 배기가스 등 초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모든 경우를 재연해 ‘초미세먼지 샘플’을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최첨단 레이더를 이용하여 대기 중 초미세먼지의 존재 유무를 비롯하여 화학 성분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에 미세먼지의 농도(면적 1㎥당 ㎍)만 알려주는 기존 대기오염 예보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예를 들면, 앞으로 예보는 “x월x일 미세 먼지 190, 초미세 먼지 109입니다. 초미세 먼지 중 황산화물이 존재합니다. 호흡기 질환 환자는 외부 활동을 삼가주세요”로 발표된다.
미세먼지 예보 등급은 대기환경 기준과 인체건강 영향을 고려하여 일일 평균치를 기준으로 좋음(0-30㎍/㎥), 보통(31-90), 약간 나쁨(81-120), 나쁨(121-200), 매우 나쁨(201 이상) 등 5단계로 구분한다. 5단계 중 ‘약간 나쁨’, ‘나쁨’, ‘매우 나쁨’ 세 단계에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예보 등급별 행동 요령은 다음과 같다.
‘약간 나쁨’:장시간 실외 활동은 가급적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나쁨’:무리한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여야 한다. 몸이 노출되지 않도록 긴소매, 긴 바지를 입도록 한다.
‘매우 나쁨’:실외활동을 제한하고 실내 활동을 한다. 황사 방지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며, 실내 습도를 55% 이상 유지하도록 한다.
미세먼지에 장기적,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어린이는 대기오염에 취약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할 때는 황사 방지 마스크를 써 코와 입을 가리고, 긴소매와 긴 바지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외출 후 귀가하면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고 양치질을 하도록 한다. 흐르는 물에 코를 자주 씻는 것도 좋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꼭 닫고 실내를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실내에 외부의 황사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공기 정화기로 정화를 시켜주면 좋다. 그리고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높여주도록 한다.
실내 천장과 벽면에 붙어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하여야 한다. 먼저 밀대 끝을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고 스타킹을 씌운 뒤에 분무기를 이용하여 소독용 에탄올을 스타킹 위에 뿌린 다음에 천장과 벽면을 깨끗이 닦으면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대기오염은 심각하여 지난해 베이징 하늘은 175일이 스모그였다. 스모그가 닥치는 날이면 베이징 도심 주변의 건물들은 형체가 사라진다. 기상당국은 스모그가 밀려오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시민들은 차량 운행 때 충분히 감안하기 바란다”고 예보한다.
중국 정부당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베이징 주변 공장 가동을 중지시키고, 차량 운행을 줄여 스모그 퇴치에 나섰다. 2014년 1월 초 베이징 미세먼지농도는 ㎥당 993㎍을 기록하여,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인 ㎥당 25㎍의 약 40배에 달할 정도로 최악이었다.
2014년 11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에는 베이징 인근의 공장 가동을 일제히 멈추고 차량 2부제를 도입하는 등 각국 정상 손님맞이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회의 기간 동안 베이징 시민들은 ‘파란 하늘’을 누렸다.
스모그는 중국 경제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금은 구조조정 속의 중고속 성장상태로 7%대 성장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2010년 이전까지는 중국 경제는 해마다 10%대 이상의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여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었으므로 이 과정에서 스모그는 지극히 당연한 부산물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위시한 중국 지도부가 스모그 해결에 눈을 돌린 것은 “이대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이런 가운데 차이진 前 중국중앙텔레비젼(CCTV) 앵커가 만든 스모그 고발 다큐멘터리 ‘돔 지붕 아래서’가 중국을 강타했다. 2억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인터넷으로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큰 충격을 받았으며,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스모그를 막지 않고 있는 당국에 대한 불만이 뒤따랐다.
스모그 문제는 일자리 문제와 함께 중국 정부를 위협하는 요소로 등장했다. 즉 스모그를 줄이자면 공장 가동을 줄이고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대량실업으로 이어지고, 실업은 정권의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다. 해마다 700만명이 넘는 대졸자를 사회불만 세력으로 돌리지 않으려면 연간 1천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으므로 스모그 문제 해결은 요원해진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중국 환경보호 정책에서 찾는 투자 기회’라는 제목의 ‘차이나리포트’에서 중국의 심각한 환경오염이 한국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중국 정부가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 관련 투자를 늘려 나갈 것이고 관련 분야 기업 주식을 사두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논리다.
중국은 대기, 물, 토양이 모두 위험한 상황이므로 환경오염이 국민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경제 측면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 또한 중국 국민들은 소득 증가와 인식 변화로 이제 ‘삶의 질’에 관심이 높아져 심각한 환경 문제가 뜨거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상변화에 따른 잦은 안개와 중국발 스모그가 겹칠 경우 환경재앙이 닥칠 수 있다. 이에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줄여나가기 위해서 중국과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환경부는 수도권 대기질개선 특별대책(2015~2024)을 추진하여 미세먼지 오염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해 효과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