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진모영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CGV 예매1위 오른 이유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요’ 400만 돌파, 워낭소리 제쳐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My Love, Don’t Cross That River)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 독립영화로 제작비가 2억원에 불과한 저예산 다큐 장르이지만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필자도 아내와 지난주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몇 차례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특히 할아버지가 저승에 가서 깨끗한 옷을 입기 바라면서 할머니가 아궁이에서 옷가지를 태우는 ‘아내의 사랑’, 옛날 농촌에서 살면서 낳은 자식 12남매 중 6명이 어릴 때 죽었고, 가난하여 내복을 입히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죽은 아이들 내복을 구입하여 하늘나라 자식들이 입기를 원하면서 옷을 태우는 ‘엄마의 사랑’ 장면 등에서 코끝이 찡해왔다.

영화는 강원도 횡성 산골마을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76년을 연인처럼 살아온 조병만(98) 할아버지와 강계열(89) 할머니의 알콩달콩 모습과 노환으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는 아내의 이별까지 담았다. 할아버지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먼저 가서 슬픈 엔딩같지만, 사실은 영원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해피엔딩’이다.

첫 장면은 76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을 막 여의고 무덤이 바라보이는 언덕배기에 쭈그리고 앉아 어깨를 들썩이며 목놓아 우는 아내의 뒷모습을 비추며 시작된다. 화면은 곧 남편이 사망하기 전 부부가 함께 살았던 일상의 순간으로 리와인드(rewind)되어 살가운 애정을 서로 표현하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백발 노부부는 봄철에는 아름다운 꽃을 꺾어 서로에게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치는 개구쟁이가 되고, 가을철에는 마당의 낙엽을 쓸다 말고 서로에게 낙엽 던지기 놀이를 한다. 눈 펑펑 내린 겨울철에는 눈싸움도 하고 서로 닮은 눈사람도 만들고 하는 모습들이 사계절을 신혼같이 보내는 잉꼬부부와 같다. “옛날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쁘다”고 말하는 할아버지의 애정표현에 할머니는 소녀처럼 웃는다.

노부부의 아름다운 ‘첫사랑’도, 그리고 첫사랑보다 깊은 ‘끝사랑’도 아름다웠다. 옛날 조혼이 성행했던 시절 시집 온 14살 소녀를 끔찍이 사랑하는 마음에서 17세 처녀가 될 때까지 부부생활을 하지 않고 기다린 총각(總角) 남편의 따뜻한 배려는 아름다운 ‘첫사랑’의 시작이었다. 노부부의 아름다운 ‘끝사랑’도 영원한 사랑으로 이어졌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이렇게 나한테 잘하고 그랬는데 내가 왜 다른 사람하고 살겠소? 난 이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 또 할아버지하고 살 거예요”라고 했다.

이 영화는 KBS TV 인기프로인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을 통하여 방송된 ‘백발의 연인’ 5부작을 진모영 감독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제작한 것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영화가 연말 극장가를 흔들어 개봉 29일째인 12월25일 누적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기록 1위인 <워낭소리>(2009년)를 제쳤다.

CGV 인터넷예매 누적현황(12월26일 현재)을 보면, <님아> 관객의 49.7%가 20대이며, 30대가 26.4%를 차지했다. 10명 중 8명이 20, 30대인 셈이다. 또한 포털사이트의 성별, 연령대별 통계에서도 ‘20대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중ㆍ노년층 연말모임에서도 이 영화 관람이 인기가 있었다.

이는 젊은 관객들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을 동화적 판타지로 받아들여 노부부가 보여준 이상적인 사랑이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복고와 향수라는 시대모드를 멜로 형식에 담았기에 젊은층도 호응하고 있다. 누가 봐도 만족도 높은 ‘가족’ ‘사랑’ 등의 연말연시 코드에 맞는 영화라는 분석도 있다.

요즘 황혼이혼이 증가하고, 연애도 결혼도 힘들고, 결혼 후 행복하게 살기는 더 어려워진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감동의 정서를 환기시켜주는 영화다. 노부부는 서로 존댓말을 쓰고, “사랑해요” “예쁘요” “고마워요” “미안해요”를 자주 말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두 손을 마주 잡는 애정 표현을 자주 했다.

기네스북에서 최장기 결혼기록과 최고 부부 합산 나이(205세) 기록을 세운 영국인 퍼시 애로스미스(105세)와 플로렌스(100세) 부부는 2005년 결혼 80주년을 맞아 노부부의 금슬(琴瑟) 비결로 “미안해(sorry)”와 “그래, 여보(yes, dear)”라고 상대방에게 말하는 걸 절대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결코 다툰 채로 잠자리에 들지 않았으며, 다툼거리가 생기면 꼭 같이 풀어가고 싸워도 다시 친구가 되어 껴안고 토닥거린 뒤 키스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즉 금슬의 비결은 양보와 타협이다.

필자는 결혼식 주례를 지난 1984년 봄 대구파인트리클럽 이규천 시니어회원 결혼예식 때 처음 시작한 이후, 한국파인트리클럽(총재 박명윤) 산하 서울파인트리클럽을 위시하여 지방 파인트리클럽의 많은 회원들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다. 몇 년 전부터는 클럽회원들의 아들과 딸의 결혼주례도 해주고 있다. 필자는 주례사에서 “부부가 매일 정다운 대화를 30분 이상 하고 상대방의 좋은 점 한 가지 이상을 찾아 칭찬해 주라”고 늘 강조한다.

부부생활이란 긴 대화이며, 평화로운 가정을 위하여 부부 사이의 인격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를 잘 하는 것이 바로 결혼생활을 성공적으로 하는 것이다. 대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잘 들어야 한다. 행복한 부부관계에 필요한 세 가지는 ㅿ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주며 ㅿ서로가 인식하고 있는 필요와 욕구를 알아서 채워주며 ㅿ서로의 잘못과 허물을 덮어주고 용서해주는 것이다.

부부가 상대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으면, 이 말을 마치 영어단어 외우듯 반복해서 연습해야 한다. ‘사랑해’라는 말을 표현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는 이 말을 반복해서 자주 할수록 서로 간에 사랑이 증폭된다. 표현되지 않은 말은 생각에 머물지만, 표현된 말은 현실로 구현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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