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2년, ‘양회’ 통해 권위·인기 천정부지···‘4개 전면론’으로 왕관에 진주 얹어

4개전면론은 ‘전면적인 소강사회 건설’ ‘전면적인 개혁심화’ ‘전면적인 의법치국(依法治國)’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을 말한다. 소강(小康, 샤오캉)사회는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를 뜻하며 종엄치당은 당을 엄정하게 다스린다는 의미다. 중국 공산당 자신부터 새롭게 정신무장을 한 뒤 법치로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사회를 안정시키며, 심화된 개혁으로 중국 국민 모두가 풍요롭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소강사회에 진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엔 안동일 동아시아 전문가] 3월14일은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지 정확하게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시 주석은 2년 전인 2013년 오늘,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체 회의에서 국가주석에 선출돼 명실상부한 중국호의 선장에 올랐다. 2년간 시진핑 주석의 비상은 눈이 부실 정도다. 중국 역사상 이렇게 빨리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권력을 장악한 예는 드물다.

“과수원은 세번째 주인이 실과를 딴다”는 말이 있다. 첫째 둘째 주인은 이런저런 고생만 하고 손을 든다는 얘기다. 지금으로서는 시진핑 주석이 바로 세번째 주인이 아닌가 싶다. 그는 지금 생애 최고의 날을 보내고 있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라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제12기(2015년) 3차회의가 막을 내렸다.

이번 양회는 ‘시진핑을 위한, 시진핑의 양회’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 주석은 인기를 한 몸에 받았고 권위를 한껏 높였다.

지난 7일 진행된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장더쟝 상임위원장은 기조사업보고를 하면서 시진핑의 지도방침을 18차례 언급했다. 또 위정성 정협 주석은 3일 개막 업무보고에서 시진핑 이름을 15번 언급했다. 관례상 당 최고책임자의 지도방침을 언급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많았기에 눈길을 끌었다. 그것도 두 사람은 시 주석과 동급이라는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두 기구의 최고지위 인사였기 때문에 더 주목된다.

이는 이미 시진핑의 권력이 당의 최고권력기구 구성원이면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상무위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의 권력이 갈수록 극대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개 폐막식 두 번에 걸친 연설에서 시진핑이란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역시 부패척결, 법치주의 등 시 주석의 평소 지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상무위원들은 업무를 분담해 양회의 각종 회의에 참석했는데 시 주석이 모습을 나타낸 상하이 대표단과 지린성 대표단, 과학건설 대표단 등은 환호를 올렸고 어깨를 으쓱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양회에서 화두처럼 등장한 것이 시 주석의 통치이론이라는 이른바 ‘4개 전면 론’이다. 각 회의마다 약속한 듯 결론은 이 4개 전면론을 인용하고 그에 입각해 도출되곤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차피 양회의 회의는 공산당이 틀을 제시한 구도 속에서 치러지는 요식행위인 측면이 강하다. 참고로 2년전 시진핑을 국가주석으로 선출했을 때 전인대 표결 결과를 보면 총투표수 2956표 가운데 찬성 2952표, 반대 1표, 기권 3표를 받았다.

‘4개 전면론’이란 ‘전면적 소강(小康)사회 건설’ ‘전면적 개혁심화’ ‘전면적 법치확립(依法治國)’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을 말한다. 중국 공산당 자신부터 새롭게 정신무장을 한 뒤 법치로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사회를 안정시키며, 중단 없는 개혁으로 중국 국민 모두가 배부르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소강사회에 진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인민일보는 지난 주 ‘민족부흥을 이끄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제목으로 5회에 걸쳐 ‘4개전면론’에 관한 장문의 논평기사를 연재 했다. 이 신문은 ‘4개 전면’ 이론을 “마르크스주의와 중국적 실천을 결합하는 새로운 도약”이라고 표현했다. 신화통신도 인민일보 사설을 전제했고, 관영 CCTV 역시 이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처럼 중국 관영 언론이 총동원 돼 ‘4개 전면’을 띄우는 것은 공산당 당장(黨章)에 포함시켜 공산당의 지도이념으로 격상 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은 말끝마다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사상, 과학발전관을 행동지침으로 삼는다고 말한다. 바로 당 헌법이라는 당장에 쓰여 있는 말이다.

‘3개 대표 중요사상’은 장쩌민 전 주석이 제기한 것으로 중국 공산당이 선진 생산력과 선진 문화, 광대 인민의 근본이익 등 세 가지를 대표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공산당이 한때 타도대상으로 삼았던 자본가의 이익까지 대표하겠다고 선언한 데 있다. 또 ‘과학발전관’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이론으로 덩샤오핑과 장쩌민 시대 고속성장의 그늘을 치유하기 위한 성격이 컸다. 인본주의를 강조하고 조화사회를 말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얘기한다. 3개 대표 중요사상과 과학발전관은 당사자들의 권력이 살아있던 2002년과 2007년 각각 ‘당장’에 삽입됐다.

이런 수순이라면 시 주석 이론도 4대 전면이론이 됐건, 보다 정치된 다른 이론이 됐건 조만간 당장에 삽입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4개 전면론은 시차를 두면서 정교하게 기획됐다는 평가와 분석을 받고 있다. 전면적인 소강사회 건설은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전면적인 개혁심화는 2013년 가을 당 대회, 전면적인 의법치국은 2014년 가을 당 대회, 그리고 종엄치당은 지난해 10월 당의 교육활동 결산 때 시 주석이 직접 제기한 것이다.

시주석이 집권 후 처음 내세웠던 중국꿈(中國夢)이 다소 이상에 치우친 감이 있었던 데 반해 4개 전면론은 이론으로서의 논리를 갖춰 ‘시진핑 사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당장 삽입문제는 당 중전회에서 거론돼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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