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황제’시진핑·’대통령’아베에 맞서려면

“모택동은 산이고, 주은래는 물이라면, 등소평은 길이다”라고 말한 중국 전문가가 있다. 전 군사위 부주석, 현 정법위 서기까지 처벌하여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관철하는 시진핑에 중국 민중이 열광하고 있다. 하버드대의 연구소에서는 시진핑을 세계 지도자 가운데 1위로 꼽았다. 중국은 바야흐로 대청(大淸)의 강희제-옹정제-건륭제에 이르는 성대를 누리고 있는 듯하다. 중공이나 대청이 성공한 것은 후계자 문제 즉 지도자 배출에 성공한 덕분이다. 중국 역사상 유구한 부패의 고리를 끊고자하는 시진핑의 의지는 강고하다.

이를 관철하기 위한 정치적 자산은 민중의 지지다. 시진핑은 문화혁명 기간의 간난신고를 통하여 민중의 생활을 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과거와 유착된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인에게 언제고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는 대일감정을 활용하는 시진핑의 정치력은 능란하다. 그는 일본 국민과 중일전쟁 이래의 군벌을 분리하는 노련함도 보이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온 중국에서 시진핑이 시황제라고 불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아베가 총선에서 압승하여 “오키나와 반환 없이 일본의 전후는 없다”던 사토오 에이사쿠를 넘어서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개헌에 한걸음 다가서게 되었다.(사토오 에이사쿠는 아베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와 형제간인데 입양을 가서 성(姓)이 바뀐 것이다) 일본은 내각책임제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에서 아베가 대통령이라고 불리고 있는 것은 근래에 드문 일로 사토오 에이사꾸, 나카소네 야스히로에 이은 강력한 총리의 출현은 각별한 주목을 요한다. 일본 총리가 하도 자주 바뀌어 외국인이 일본 총리를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베 ‘대통령’의 출현은 심상치 않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에 대해 “일본은 민주국가”라고 미국의 유명한 지일 인사 조셉 나이는 옹호하고 있다. 나이는 현세의 키신저라 할 만큼 미국 외교정책의 논리를 구성하는 경략가다. 이만한 유력인사를 원군으로 확보하였기에 일본은 한국에 대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자고 기세등등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베 ‘대통령’의 막중한 권력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30%대로 추락하였다. 문재인을 찍을 수는 없고, 박정희에 대한 향수로 표를 준 콘크리트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바쳐 국가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데…”라고 국민들을 원망해 봐야 소용이 없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대한민국에서 통진당이 제거되었다. 시동에만 의존하는 대통령,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쓰기만 하는 국무위원, 선진화법으로 후진하는 국회, 생뚱맞은 판결을 연발하는 법원에 신물이 난 마당에 나온 결정이다.

중국의 시황제와 아베 대통령에 대항하려면 무엇이 중요한지 국민들은 이미 답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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