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불후의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쓴 마가렛트 미첼의 작품은 이것 하나뿐이다. 소설로도 유명하지만 클라크 게이블과 비비안 리가 주연한 영화 <Gone with the wind>도 소설 못지않게 걸작이다. 특히 비비안 리가 “나에게는 Tara가 있다”면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외치는 마지막 장면은 깊은 감동을 주며, 남북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미국을 건설해가는 미국민의 희망과 용기를 상징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기대할 것도 이말 밖에 없을 것 같다.

“북한에 흐르는 물줄기가 깨끗하다”가 왜 북한 고무찬양이 되느냐는 토크쇼로 재미를 보고 있는 한 재미동포 여성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고 한다. 서울시향 단장 정씨의 무참한 폭언과 성희롱, 수십명의 학생들을 성희롱한 서울대 강모 교수 등, 이들 모두가 은스푼을 입에 물고 태어났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혜택을 많이 입었는데, 그 행태는 방약무인(傍若無人) 자체로서 우리 모두를 화나게 한다. 이런 와중에 이것들을 바로 잡고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할 청와대의 상황은 풍비박산 지리멸렬(風飛雹散, 支離滅裂)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게다가 난데없이 “인생이 끝나면 고민도 끝난다”는 언어는 불길한 예감까지 들게 한다.

그러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리라”는 기대를 해볼 수 있는 것도 있다. 그동안 낮은 임금을 찾아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베트남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고 한다. 20여년 전 필자가 현역군인이었던 시절, 국방부 차관의 베트남 방문을 수행하며 옛 월맹군 대좌, 소장 등 간부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1975년 사이공 함락의 선봉이었고 1979년 중월전쟁에서 중국군을 패퇴시킨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프랑스군, 미국군에 이어 중국군을 축출한 민족적 자부심과 군인으로서의 긍지는 높았다. 야전성과 전투경험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가히 최고의 용사들이었다.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한국군의 월남 참전에 대하여 묻자 “그것은 역사다”라고 담담히 답변하는 것이 아닌가? 김영삼 정부에서 “파월 장병은 용병이었다”고 했다가 해임된 김숙자 전 교육부 장관과 같은 ‘지식인들의 자격지심’은 괜한 걱정이었다.

동북아에서 수천년간 압도적인 중국의 영향력 속에서 정체성을 지켜낸 민족이 한민족이라고 한다면, 동남아에서는 “바로 월남이 그렇구나”라는 동병상련이 느껴졌고 앞으로 더욱 긴밀한 전략적 동반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기대도 가져 보았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활성화된다는 소식에 특히 반가운 이유다. 베트남인은 손재주가 비상하고 근면해서 우리 산업화 초기 공단을 떠올리게 한다고 한다. 베트남을 근거로 해서 동남아로 경제적, 문화적 영토를 넓힐 수 있는 진출에 용약 떨쳐나서자.

‘푸틀러’ 푸틴이 통치하는 러시아가 ‘제2의 국가부도’ 위기에 처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경제위기는 유가와 패거리 자본주의로 지탱해온 푸틴의 한계가 노출된 것이라는 평가라고 한다. 1999년 초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2000년 푸틴 집권 후 4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고 2008년에는 140달러까지 치솟았다. 푸틴은 고유가의 혜택을 누리며 1차 집권기간 동안에 연간 5~10% 고성장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푸틀러’의 크리미아 반도 침탈 후 서방의 경제재제로 러시아에서 빠져나간 돈이 4000억달러다. 모라토리움의 악몽이 러시아에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 푸틴은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역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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