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19살 로렌 앗아간 뇌종양의 증상과 치료

[아시아엔=박명윤 칼럼니스트/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신혼의 단꿈을 꾸던 미국의 29살 젊은 여성 브리트니 메이나드가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극심한 두통, 발작 등 고통에 시달리다 안락사(존엄사)를 택하게 한 뇌종양은 어떤 질병인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추수감사절(11월27일)을 맞아 ‘2014년 스포츠계에 일어난 감사할 일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총 21개 사건을 선정됐다. 첫째 주인공은 뇌종양 환자인 오하이오주 마운트세인트요제프(MSJ)대학교 여자농구 선수 로렌 힐이다. 대학 1학년생 19살 로렌 힐은 대학 입학 이후 뇌신경세포에까지 암이 퍼져 앞으로 오래 살아야 2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11월 초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농구 리그에서 하이럼대학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4득점을 올려 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영국 임페리얼대학 폴 엘리엇 교수 연구팀이 11~12살 영국 어린이 2500명을 조사한 결과 휴대폰을 한 달에 15시간 이상, 하루에 30분 이상 사용하는 어린이는 뇌종양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휴대폰 사용이 성인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어린이의 뇌는 얇은 두개골로 덮여 있고 성장하는 신경체계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간의 뇌는 신경세포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게는 약 1200~1300g이다. 뇌는 대뇌, 소뇌, 뇌간 등으로 나누며 연막, 지주막, 경막 등 세 겹의 뇌막이 보호하고 있으며 두께 6mm 정도의 단단한 두개골에 싸여있다. 척수는 신경섬유 덩어리로 구성되며 척추 뼈에 의해 보호받고, 척수신경은 신체의 거의 모든 부분을 뇌와 연결하고 있다. 뇌와 척수를 통틀어 중추신경계라 부르며, 우리 인체의 모든 기능을 관리한다.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뇌는 좌우반구로 나눠진다. 좌반구는 논리적 사고나 수학적 추리력, 언어활동기능 등 주로 과학적인 능력과 관련이 깊으며, 우반구는 공간적 직관적 창조적인 예술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뇌의 뒤편 아래쪽에 있는 소뇌는 뇌 전체용적의 약 10%를 차지하며, 몸의 자세나 운동을 반사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뇌간은 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신경통로로 체온, 맥박, 호흡 등 기본적인 신체기능을 통제한다.

뇌종양(encephaloma)이란 두개(頭蓋) 안에 생기는 종양으로 뇌실질(腦實質)에 생기는 종양을 비롯하여 뇌막, 뇌하수체 등의 내분비선, 뇌신경에 발생하는 종양 등을 모두 포함한다. 뇌종양 중에는 교종(膠腫, glioma), 수막종(髓膜腫, meningioma), 뇌하수체선종(腦下垂體腺腫, pituitary adenoma), 전이암(轉移癌, metastatic tumor) 등이 많이 발생한다.

뇌종양(brain tumor)은 양성과 악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양성 뇌종양은 성장속도가 느리고 주위 조직과의 경계가 뚜렷한 특성이 있다. 한편 뇌암이라고도 말하는 악성 뇌종양은 성장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하여 주변의 정상 뇌조직을 빠른 속도로 파괴한다.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종양이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그러나 뇌간이나 척수와 같은 부위에 생긴 종양은 수술로 제거가 불가능하고 크기가 작더라도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조직학적으로 양성이지만, 임상적으로는 악성 뇌종양과 같다.

뇌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종양을 의심하게 하는 증상에는 ㅿ두통(특히 아침에 자주 머리가 아프다) ㅿ경기(驚氣) 발작 ㅿ팔다리의 점진적 운동 및 감각능력 소실 ㅿ불안감(특히 두통과 관련) ㅿ한쪽 또는 양안의 시력손실 ㅿ오심과 구토, ㅿ복시(複視) ㅿ현기증을 동반하거나 그렇지 않은 청력손실 ㅿ사고능력이나 학습능력 저하 ㅿ성격변화 등이 있다.

뇌종양은 종양 중에서도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세한 병력(病歷)과 철저한 신경학적 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 뇌파검사(EEG), 자기공명영상(MRI), 전산화단층촬영(CT), 양성자방출 단층촬영검사(PET), 자기뇌파영상검사(MEG), 요추천자, 정위적 뇌수술 또는 생검 등을 실시한다.

뇌MRI를 통해 진단 및 범위를 알 수 있다. 그러나 MRI를 통해서는 뇌종양이 어떤 종류(세포 형태)인지 알 수 없으므로, 확실한 진단과 종양의 제거를 위해 조직검사(수술)를 실시한다. 중추신경계에는 림프관이 없기 때문에 다른 장기로 전이는 드물지만, 악성 뇌종양이 척수강을 통하여 전이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척수강 전이가 의심되면 척추MRI와 척수검사를 실시한다.

뇌종양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보존적 치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수술적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으나, 악성 뇌종양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에 추가하여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뇌종양 수술은 두개골을 열어 종양을 제거하는 개두술을 통한 뇌종양 제거술이 기본적 수술 방법이다. 최근에는 뇌수술용 자동항법 장치가 개발되어 뇌종양 수술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이 장비를 사용하면 뇌종양의 잔존 범위도 알 수가 있으며, 후유증 없이 뇌종양을 절제할 수 있다.

수술 도중 두개골을 열어둔 채로 종양의 절제 범위를 실시간으로 측정 가능한 수술 중 MRI 검사 장비는 수술적 절제의 범위를 보다 정확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신경교종과 같이 정상 뇌조직과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종양에 대해서는 뇌종양이 형광물질을 발산하도록 하는 약제를 주사하여 후유증도 줄이고 뇌종양의 절제 범위를 넓히는 방법도 사용한다.

전이성 뇌종양과 악성 신경교종 등 악성 뇌종양은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사선 치료 범위, 조사량, 치료 기간 등은 뇌종양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두개골을 침범하지 않는 전이성 뇌종양은 2주간 10회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교모세포종과 같은 악성 뇌종양은 6주간 총 30회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특히 교모세포종과 같은 특수한 종양인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기간 동안 경구용 항암제를 같이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뇌종양 치료에 주된 또는 보조적인 치료로 사용하는 방사선 치료는 후유증으로 인하여 주의가 필요하다. 방사선 조사에 의해서 급성기에 뇌부종이 동반되면 경련, 두통, 반신 마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서서히 나타나는 지연성 후유증에는 인지 기능이 저하가 대표적이다. 후유증이 약물로 잘 조절되지 않고 영구적인 장애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항암치료의 방향은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 치료 범위에서 벗어나 환자별 맞춤 치료 양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많은 표적 치료제들은 그 분자량이 작고 뇌의 특수 장벽을 잘 통과할 수 있는 화학적인 특성을 갖추도록 개발되고 있다.

뇌종양으로 후유증과 신경학적인 장애를 가지고 생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뇌압(腦壓) 상승으로 인한 두통, 경련, 인지기능 저하 등이다. 또한 구역질과 손발 저림이나 경련, 시야의 흐림과 같은 신경학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뇌압의 상승은 수술직후에 나타날 수도 있고,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 전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대한뇌종양학회는 1991년 창립 이후 24회에 걸쳐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우리나라 뇌종양학의 발전에 초석이 되고 있다. 또한 뇌종양학에 관련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다학제적 접근술을 받아들여 대한신경종양학회 창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또한 아시아신경종양학회 회원 국가 간의 국제공조 강화와 더불어 대한뇌종양학회는 대한신경종양학회와 함께 2021년 세계신경종양학회 총회를 한국에 유치하여 대외적 활동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2009년 뇌종양 판정을 받은 연예인이 수술과 치료를 통해 완치되어 가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양성 뇌종양은 수술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으며, 악성 뇌종양도 효과적으로 치료하면 사망에 이르는 병이 아닌 만성질환으로 관리하면서 생활할 수 있다. 이에 뇌종양 환자는 뇌종양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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