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건강 지키는 ‘착한 탄수화물’ 쌀밥

쌀 한톨에 우주가 담겨 있다. 그 속에 마음이 있고 사랑이 있고 바로 건강이 담겨 있다

‘쌀밥’은 건강을 지키는 ‘착한 탄수화물(炭水化物)’이며, 성인병 위험성은 크지 않다. 당질(糖質) 또는 탄수화물(carbohydrate)은 포도당, 맥아당(엿당), 유당(젖당), 과당, 자당(설탕) 등 당류의 유도체를 총칭하는 말이다. 화학적으로는 탄소, 수소, 산소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천연 고분자 화합물(natural high polymer)이자 유기화합물(organic compounds)이다.

탄수화물(당질)은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특수당류 등으로 분류한다. 단당류(monosaccharide)란 탄수화물의 단위체로 5탄당(자일로스, 리보스, 디옥시리보스 등)과 6탄당(포도당, 과당, 갈락토스 등)이 있다. 이당류(disaccharide)는 단당류 2개가 결합된 것으로 엿당, 설탕, 젖당 등이 있다. 다당류(polysaccharide)는 단당류 여러 개가 결합된 것으로 녹말, 글리코젠, 셀룰로스 등이 있다. 특수당류는 특수한 원자로 치환된 질화당류(글루코사민, 키토산 등), 할로겐화당류(수크랄로스 등) 등이 있다.

흔히 쌀과 벼를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으나, 논에서 자라는 벼의 열매를 ‘벼알’ ‘나락’ ‘벼톨’이라고 부르며, 벼알은 겉껍질인 왕겨와 알맹이인 현미로 이뤄져 있다. 밥을 지을 때는 벼를 도정(搗精)해서 알곡으로 짓는데 볍씨의 외피만 벗긴 것을 현미(玄米), 도정할 때 겨층을 30% 없앤 것은 3분도미, 50% 없앤 것은 5분도미, 70% 없앤 것은 7분도미라고 하며 완전히 없앤 것이 백미(白米)다.

우리가 흰쌀밥을 먹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에 도정기술이 도입되면서부터하고 한다. 현미는 쉽게 변질돼 장기 보관이 어렵다는 단점으로 인해 백미 중심의 도정체계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여기에 ‘흰쌀밥’이 빈곤 탈피의 상징으로 여겨진 시대적 분위기와 현미에 비해 부드러운 맛 때문에 백미 소비는 우리 식생활의 주요한 형태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쌀에는 필수아미노산, 가바(GABA), 식이섬유 등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쌀눈(배아)은 기능성 성분 66%와 비타민, 미네랄, 타코사놀, 리롤레산 등을 함유하고 있다. 쌀겨(호분층)에는 섬유질과 식물성 지방은 물론 기능성 성분도 29%나 들어 있다. 백미에는 기능성 성분이 5% 함유되어 있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많이 포함돼 있다.

쌀 음식을 주기적으로 섭취하면 대장에서의 발효과정에서 낙산(뷰티르산)이 생겨나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시키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쌀에 들어있는 섬유질은 구리, 아연, 철 성분 등과 결합해 중금속이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며, 수분 유지력이 커서 변비를 예방한다. 신장 질환이 있으면 백미를 섭취하는 것이 낫다. 현미는 백미보다 인과 칼륨이 더 많아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발행한 식품분석표에 따르면 현미(玄米, Brown rice, Japonica type) 100g에는 열량 350kcal, 탄수화물 77.1g, 단백질 7.6g, 지방 2.1g, 회분 1.6mg, 섬유소 2.7g, 수분 11.6g, 칼슘 6mg, 인 279mg, 철 0.7mg, 나트륨 79mg, 칼륨 326mg, 비타민B1 0.23mg, 비타민B2 0.08mg, 나이아신 3.6mg 등이 들어 있다.

백미(白米, Well polished rice. Japonica type) 100g에는 열량 372kcal, 탄수화물 81.9g, 단백질 6.4, 지방 0.5g, 회분 0.4mg, 섬유소 0.3g, 수분 10.8g, 칼슘 4mg, 인 140mg, 철 0.4mg, 나트륨 66mg, 칼륨 163mg, 비타민B1 0.11mg, 비타민B2 0.04mg, 나이아신 1.5mg 등이 함유되어 있다.

쌀의 열량은 100g당 백미가 372kcal이므로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쌀로만 보충하려면 백미 3-4홉(450-600g)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은 보통 섭취 열량의 반 정도와 단백질의 약 15%를 쌀밥에서 섭취하고 있다. 곡식과 채소를 먹는 편이 육식을 하는 것보다 두뇌 발달을 좋게 한다는 실험 보고가 있다. 쌀은 알곡을 그대로 입힌 입식(粒食)이고, 채소는 섬유소가 많아서 오래 씹어야 하므로 저작근(咀嚼筋)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전두엽을 자극하여 두뇌가 좋아진다고 한다.

최근 현미와 백미의 단점을 해결한 ‘배아미(胚芽米)’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배아미는 배아(쌀눈)를 남기고 쌀겨와 외강층을 깎아낸 쌀로, 현미보다는 백미에 가까운 ‘9분도’라고 할 수 있다. 배아미는 초정밀 현대식 도정시설에서 생산된다. 현미를 1회만 깎아내면 백미가 되는 데 비해 배아미는 현미를 조금씩 깎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쌀눈이 살아 있는 배아미는 밥을 지으면 배아유(油)가 흘러나와 밥알 표면에 코팅이 되기 때문에 차지고 고소한 맛이 강한데다 식감(食感)이 부드럽다. 배아미는 각종 비타민과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쌀’로도 불린다. 식이섬유와 비타민B군, 칼슙, 마그네슘 등 성인병 예방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다. 다만 여름철에 벌레가 생기기 쉽고 변질 가능성이 높은 게 흠이라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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