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병근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빼앗긴 주의를 되찾아”
기술 발전으로 야기된 주의 침탈의 시대, 빼앗긴 주의를 되찾아 주체적으로 행사하고 스스로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좋은 삶은 어떻게 꾸릴 수 있을까? 인공지능 시대에 왜 굳이 책을 읽어야 하냐는 질문에 답하는 책이 나왔다. 조선일보 기자로 글쓰기 훈련을 제대로 하고 지금은 ‘북클럽 오리진’을 운영하고 있는 전병근 작가의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도서출판 유유)가 그것이다. 이 책은 책 읽기의 새로운 가능성과 역할로서 ‘돌봄의 읽기’를 제안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왜 굳이 책을 읽어야 할까?
다음은 출판사가 제시한 책 소개다.
무엇 하나 집중하지 못하게 정신을 흐리는 것도, 바삐 봐야 할 것도 많은 요즘은 명실상부 ‘주의 침탈’의 시대입니다. 시선을 단숨에 빼앗는 스크린과 소셜미디어, 영상매체의 등장으로 우리의 주의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해 주의를 기울이기보다는 기술이 선사하는 편리하고 쉬운 선택지 사이에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말지요. 의미 있는 삶의 기반인 주의를 내어 주지 않으려면 밀려드는 기술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간 책 읽기는 믿을 만한 고급 정보와 지식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단이라는 관점에서 옹호되었습니다. 그러나 AI와 같은 새로운 첨단 기술의 등장으로 그 역할은 흐려졌지요. ‘유튜브나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는데 왜 굳이 책을 읽어야 해?’라는 질문은 익숙합니다.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는 책 읽기의 다른 가능성과 역할, 바로 ‘돌봄의 읽기’를 제안합니다. ‘돌봄의 읽기’란 짜임새 있는 긴 글, 바로 책을 읽으며 돌봄의 눈을 기르는 것을 말합니다. 스크린을 통해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자신의 주의력을 능동적으로 행사함으로써 자아를 벗어나 타자와 세계를 호기심과 애정의 눈으로 둘러보고 돌아보고 살펴보는 것이지요. 이는 현존하는 어떤 기술에 의존할 수도 없고 기술이 대신 할 수도 없으므로 가장 인간다운 행위이기도 합니다.
고대 신화 ‘쿠라 이야기’부터 2024년 노벨물리학상 제프리 힌턴까지
인간과 기술의 바람직한 관계를 읽는
가장 최신의 한국인을 위한 믿을 만한 조감도
이 책은 인간다운 삶과 기술 그리고 읽기가 어떻게 결부되어 있는지 성실히 짚어 나갑니다.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현재 ‘북클럽 오리진’을 운영하는 전병근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휴머니티의 운명에 관심이 많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이는 그간의 행보로 알 수 있습니다.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오늘날 인간다운 좋은 삶을 궁리하는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디지털 기기의 위협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역설한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 종이책부터 스크린까지 다양한 방식의 읽기 환경을 고찰한 나오미 배런의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등을 옮겨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 읽으며 사유하는 삶에 대한 대화를 담은 인터뷰집 『지식의 표정』, 『궁극의 인문학』,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해 왔지요.
또한 저자는 ‘지식 큐레이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디지털 기술과 인간다운 삶이라는 관심사에 관하여 학계 연구 결과나 최신 동향, 외신을 빠르게 포착하고 소개합니다. 동시에 참고할 만한 외서도 골라 절묘하게 인용하지요. 근심과 염려 그리고 마음 씀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라는 교훈을 담은 고대 쿠라 신화부터 202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AI 대부’ 제프리 힌턴이 우려하는 AI의 예측하기 어려운 발전 가능성과 실질적으로 가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한 논의까지 다양한 읽을 거리를 제공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불에 비견할 만하다’는 AI는 새로운 양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무엇을 어떻게까지 가능하게 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이 시기, 인간다운 삶의 기반인 주의를 기술에 내어 주지 않고 주의를 주체적으로 행사하며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살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