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설중매·사군자·홍매·오매·우메보시에서 중화타이페이 깃발까지

홍매화 

[아시아엔=박명윤 칼럼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 박사] 매화(梅花)는 입춘은 지났지만 아직 겨울의 한기(寒氣)가 진득한 봄의 초입에 피기 시작한다. 특히 한겨울에 피는 매화를 설중매(雪中梅)라고 따로 부르기도 한다.

매화는 예로부터 선비들이 좋아하는 꽃이었고,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와 함께 ‘매난국죽’을 사군자(四君子)라고 하여 선비의 절개를 상징한다. 옛 선비들은 매화를 구경하는 일을 탐매(探梅)라고 할 정도로 각별히 여겼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매화가 추운 날씨에도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모습이 지조와 절조를 상징하기에 매화를 특히 좋아했다. 과거시험에 수석으로 장원급제한 인재는 머리에 매화 꽃대를 꽂은 모자를 쓰고 인정을 받았다.

매화를 집안 정원에서 가꾸면서 이를 감상하며 그림과 시를 짓는 것을 선비와 양반들의 고급 취미로 선호했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 퇴계 이황은 매화를 소재로 많은 시조를 남겼다.

매화나무(Prunus mume)는 장미과 벚나무속 낙엽활엽수이며, 높이는 5m 정도다. 개화 시기는 남부지방은 1-3월, 중부지방은 3-4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데, 특히 경남 양산과 하동, 전남 광양이 매화나무로 유명하다.

연분홍 매화를 홍매(紅梅), 흰 매화를 백매(白梅)라고 한다. 백매는 벚꽃과 혼동되기도 한다. 꽃잎을 보면 백매와 벚꽃은 차이가 상당하고, 벚꽃에는 향기가 없으나 매화는 향기가 있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 맑은 마음, 기품, 품격, 결백, 미덕, 인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매화는 꽃을 중심으로 하면 ‘매화나무’이지만, 열매를 중심으로 하면 ‘매실나무’라고 한다.

청매실

매화는 꽃이 진 이후, 매실(梅實)을 맺는다. 5월쯤에 만나는 초록의 매실은 열매가 덜 익은 ‘청매실’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랗게 익어 ‘황매실’이 된다. 청매실에는 청산 배당체의 일종인 아미그달린(amygdalin)이란 독소가 있으므로 실온에서 2주간 숙성시켜야 한다.

알칼리성 식품인 매실에는 약 80%의 과육이 있으며, 수분이 85%, 10% 가량은 당분이다. 유기산으로 사과산, 구연산, 호박산, 주석산 등이 5% 가량 들어 있어 피로회복과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구연산은 해독작용과 살균성이 있어 식중독이 많은 여름철에 매실을 먹으면 위 속의 산성이 강해져 도움이 된다. 매실주(청매 10kg, 설탕 6kg, 소주 10ℓ)는 식욕증진과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 매화를 차(茶), 죽(粥) 등에도 이용한다.

오매

매화의 원산지인 중국에서 최초로 약용으로 덜 익은 매실을 따서 껍질을 벗기고 짚불 연기에 그을려서 말린 오매(烏梅)를 사용했다. 한방에서 오매를 해열, 지혈, 진통, 갈증방지, 구충제 등에 사용한다.

우메보시

일본의 ‘우메보시’(梅干)는 매실을 소금에 절인 후 말려서, 차조기 잎을 섞어 다시 절인 반찬이다. 중화민국(中華民國, 대만)의 국화는 매화이며, 올림픽에서 국기 대신 사용하는 중화 타이베이(Taipei) 깃발의 바탕도 매화 모양이다.

중화 타이페이 올림픽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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