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

이대 해부학교실 초빙교수, 인하의대 명예교수,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세계사' 저자
  • 사람

    기록 속으로 사라진 기자들…’6.25 종군기자’ 레이 리처즈와 어니 필러

    개미고개 추모 사진 황건 지난 5월 22일 개미고개에 갔다. 미 제21보병연대(21st Infantry Regiment) 기념탑에는 “‘The splendor of peace and freedom’”이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1950년 7월 천안전투 패배 이후, 리처드 W. 스티븐스(Richard W. Stephens) 대령의 병력은 이 낮은 능선에서 북한군을 수일 동안 지연시키며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내 눈길을 끈 것은 거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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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서울대병원 영안실 곁 작은 현충탑…잊지 말아야 할 한국전쟁의 비극

    1950년 6월 서울 함락 직후, 서울대학교병원에는 후송된 국군 부상병들이 입원해 있었다. 그들을 치료하던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들도 함께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병원 안에서 많은 부상병과 의료진, 환자들이 인민군에 의해 희생되었다고 한다. 출범한 지 20년만에 집단학살을 인정한 2024년 4월의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의 발표로도 ‘최소 330명’으로 규정하였다.-본문에서 사진은 서울대병원 안 현충탑. <사진 이상기> 영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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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전쟁사를 관통한 심리전…’자마전투’ 코끼리의 굉음과 ‘6.25전쟁’ 지평리의 함성

    기원전 202년 자마 전투(Battle of Zama)에서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Scipio Africanus)는 한니발(Hannibal)의 전투 코끼리를 상대해야 했다. 고대 전장에서 코끼리는 단순한 병기가 아니었다. 거대한 체구와 굉음만으로도 적의 전열을 무너뜨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중략) 1951년 2월 지평리 전투(Battle of Chipyong-ni). 중공군은 밤마다 피리와 나팔, 호각 소리를 울리며 인해전술로 밀려들었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는 단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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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한·미 공수부대의 고통을 견디는 방식

    <AI 생성 이미지> 고등학생 시절, 영락교회의 영어성경반에서 찬송가 ‘Battle Hymn of the Republic’을 자주 불렀다. 그 노래는 정의와 구원, 그리고 어떤 초월적 질서를 향한 믿음을 담고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뒤, 육군3사관학교에서 군의관 훈련을 받으며 나는 ‘독사가’를 배웠고, 유격훈련을 견뎠다. 그러나 공수부대의 상징이라 할 고공강하는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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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나는 지금 어떤 몸으로 살아가는가?”…신화와 성형외과가 만날 때

    <AI 생성 이미지> 이 글은 성형외과 전문의 황건(Kun Hwang) 교수가 <Archives of Aesthetic Plastic Surgery>에 게재한 논문 ‘Beauty from the waist up, monstrosity below: metamorphosis through the lens of plastic surgery’을 바탕으로 주요 내용을 정리·소개한 것이다. 황 교수는 고대 신화 속 멜루지나·스킬라·세이렌 등의 존재를 현대 성형외과의 신체 불안과 연결해 분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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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테’에서 ‘세월호’까지…연상의 자유와 단정의 절제 사이

    단테 <신곡> 표지 단테를 좋아한다. 학생 시절 처음 읽은 <신곡>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특히 ‘지옥편’은 더욱 그랬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형벌의 세계가 그 안에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단테에게 매료된 이유는 단순히 문학적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자신을 추방하고 핍박한 사람들을 저마다의 죄에 걸맞은 지옥에 배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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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진짜 사나이’ 전차병의 손…응급실에서 떠올린 한국전쟁의 기억

    출처 네이버 블로그 손을 다쳐 내원하는 환자들을 병과별로 보면 포병, 기갑병, 취사병이 흔하다. 취사병은 칼로 재료를 손질하다가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손 손끝을 함께 베어 절단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포병과 기갑병은 압궤손상에 의한 손가락 개방성 골절이 흔하다. 포병은 30kg이 넘는 포탄에 손가락이 깔리기 쉽고, 기갑병은 각종 장비와 해치 사이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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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문득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까닭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문득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다. 누군가는 끝없이 사과해야 하고, 누군가는 그 사과의 진정성을 다시 심판한다. 말은 점점 커지고, 감정은 점점 날카로워진다. 침묵조차 입장으로 해석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중략) 물론 세상에는 비판도 필요하고 책임도 필요하다. 잘못한 일이 있다면 사과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분노가 멈추지 못하고, 심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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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탱크’와 ‘드론’…소비문화 속에 자리잡은 군사기술 용어

    현대인의 일상은 전쟁기술에서 유래한 단어들로 가득하다. Jeep, Radar, Laser, Drone, Tank 같은 표현들은 원래 군사적 필요 속에서 등장했지만 이제는 생활과 광고, 스포츠와 IT 산업 속에서 훨씬 더 자주 사용된다. 전쟁은 끝나도 전장의 언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조용히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새로운 문화적 의미를 획득한다. 어쩌면 우리는 군사기술의 시대에 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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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황건 칼럼] ‘장경’藏經의 바다, ‘검색’檢索의 바다

    바닷가 바위에 앉아 상념에 잠긴 생전의 조오현 큰스님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 나는 한 시인의 어록을 떠올린다. 조오현 스님의 시다. 건져도 건져내어도그물은 비어 있고무수한 중생들이빠져 죽은 장경(藏經)의 바다돛 내린 그 뱃머리에졸고 있는 사공아 나를 시인으로 추천해 주셨던 그분의 이 시는 오랫동안 내 안에 남아 있었다. 고려대장경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그것이 단지 지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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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피안’을 향한 동선…사찰 건축에 숨은 깨달음의 서사

    <AI 생성 이미지> 사찰에 들어서면 우리는 흔히 건물들을 ‘차례로’ 본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그 배치는 단순한 공간 배열이 아니라 하나의 사유가 펼쳐진 지도임을 알게 된다. 그 시작은 대웅전이다. 이곳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한다. 여기서 이미 하나의 완결된 구조가 제시된다. 지혜는 문수로, 실천은 보현으로 형상화되고, 그 둘은 하나의 깨달음으로 균형을 이룬다. 우리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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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부처님오신날, ‘설법전’과 ‘수술실’의 공력(功力)

    오늘 연등 하나를 달며 나는 묻는다. 나는 내 자리에서 어떤 공력을 쌓고 있는가. 내공은 환자를 향한 자비와 책임의 다른 이름일 수 있을까. 형상보다 본질을, 장식보다 마음을 더 가까이하고 있는가. 부처님오신날, 밝힌 등불들이 우리 마음에도 작은 길 하나를 열어 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길에서 우리가 쌓아 가는 내공이 누군가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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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황건 칼럼] 영안실과 수장고 사이에서…인간의 몸에 대한 예의를 생각하다

    AI 생성 이미지 비 오는 길 끝에 집으로 돌아왔다. 젖은 신발을 벗고 조용히 의자에 앉으니, 마치 긴 순례를 마치고 작은 기도실 앞에 돌아온 사람 같다. 지난 5월 21일 아침 아침 나는 서울대병원 영안실에서 스승을 배웅하였다. 장지에 매장하는 대신, 당신이 근무하였던 해부실습실 냉동고로 향하는 마지막 길이었다. 나는 추도사를 읽는 대신 ‘스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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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부처님오신날 앞두고 생각하는 ‘노동’…”맡겨진 일을 묵묵히 감당하려는 태도”

    파브르의 마지막 말과 백장선사의 밥그릇 부처님오신날을 앞두면 오래전 읽었던 선문답이나 고승들의 일화가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내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은 백장선사의 한마디다. “一日不作 一日不食(일일부작 일일부식).”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그 말은 단순한 근면의 구호가 아니었다. 늙은 선사의 일을 말리기 위해 제자들이 농기구를 숨기자, 그는 그날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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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완성된 불상 곁의 병든 몸…석굴암 ‘유마거사’가 남긴 질문

    유마거사 본존불 뒤의 또 다른 얼굴, 유마거사 경주의 석굴암은 오래전부터 “완성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이야기되어 왔다. 둥근 석굴의 중심에 앉은 본존불은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 듯 고요하다. 균형 잡힌 얼굴, 절제된 표정, 그리고 흔들림 없는 자세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상태를 응축해 놓은 듯하다. 그러나 그 완결된 중심에서 시선을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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