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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녕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한국전쟁 참전 美 해병 러스터…팔을 잃고도 산을 오른 사람
한국전쟁에서 오른팔을 잃은 러스터 해병대원이 미국으로 귀국한 뒤, 한국의 지인에게 보낸 편지 말미에 직접 그려 덧붙인 엠블럼. <사진 황건> 한 팔의 사나이는 아직도 산을 오르고 있었다. 창녕 박진전쟁기념관에서 만난 미 해병 러스터씨 이야기다. 지난주 경남 창녕에 있는 박진전쟁기념관을 찾았다. 낙동강 방어선의 치열했던 전투를 기억하는 작은 공간이었다. 전쟁기념관은 대개 숫자와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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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ar Horse에서 레클리스 카페까지…전쟁을 짊어진 동물들
레클리스 군마와 마병 연천의 카페로 살아난 ‘레클리스’와 영화 War Horse 속 ‘조이’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에는 ‘레클리스 카페’가 있다. 군사분계선과 멀지 않은 접경 지역, 오늘의 평온한 들판과 도로 사이에 자리한 카페 이름이 뜻밖에도 한 마리 말의 이름이라니, 처음 들으면 조금 의아하다. 그러나 그 이름의 사연을 알고 나면, 커피잔 하나 앞에 두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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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4·27 한국전쟁 순직 종군기자 추념의 날…총성 너머 기록된 ‘기억의 지도’
경기도 파주시 통일공원 소재 종군기자 추념비. 종군기자추념의 날은 대한민국의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공식 국가기념일은 아니다. 한국전쟁 중 순직한 종군기자들을 기리는 추념식을 뜻하며, 매년 4월 27일 전후에 경기도 파주 통일공원 내 한국전 순직 종군기자 추념비 앞에서 열려 왔다. 추념비 자체가 1977년 4월 27일 준공되어 그 날짜를 기준으로 행사가 이어져 온 것이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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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전쟁의 칼날 위를 걷다…의학 교리를 뒤집은 한 외과의사의 용기
한국전쟁은 수많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그 속에서 태어난 혁신도 있었다. 프랭크 C. 스펜서는 전장에서 의학 교리를 뒤집었고, 현대 혈관외과의 문을 열었다. 그는 칼날 위를 걸었지만, 그 길 끝에는 수많은 생존자의 미래가 있었다.-본문에서. 이 기사는 황건 교수가 <Journal of Trauma and Injury>에 발표한 논문 ‘Walking on the blade: Frank C. Spe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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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전 참전 ‘찰리’를 기다리는 아내의 바느질-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며칠 전 해운대에서 열리는 학회에 가는 길에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의예과 학생이던 1977년에 한 번 와본 뒤 처음이었다. 세월만큼이나 공원의 모습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협소한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없어 멀리 세우고 걸어가야 했다. 터널을 지나 입구에 이르니, 베레모와 선글라스를 쓴 잘생긴 의장병이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젊은 병사의 단정한 자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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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프로젝트 헤일 메리’가 남긴 씁쓸한 성찰…대의를 앞세운 과학은 어디로 가는가
며칠 전 영화 <프로젝트 헤일 메리>를 보았다. 우정과 희생, 인류 구원의 서사를 담은 감동적인 SF 영화다. 그런데 끝난 뒤에도 마음 한구석이 오래도록 답답했다. 그 이유는 주인공인 학교 교사이자 생물학자 ‘라이언 그레이스’가 자신의 자유의지와 무관하게 인류를 구하는 우주 미션에 강제로 투입되는 대목 때문이었다. 그는 ‘선택된 영웅’이 아니라, ‘동원된 자원’이었다. 기억까지 조작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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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의는 법정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어쩌면, 한 장의 진단서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한 장의 진단서’…의사는 단지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때로는 진실을 기록하는 마지막 사람일지도 모른다 며칠 전, ‘두 검사(Two Prosecutors)’를 아무 정보 없이 보았다. 보는 내내 살이 떨렸다. 영화 속에서 젊은 검사는 한 통의 편지를 붙잡고 진실을 찾아 나선다. 고문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수감자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그는 지방에서 모스크바까지 올라간다. 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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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유마거사와 꽃잎…한 의사의 투병기를 읽고
여자 동료 의사의 투병기와 그 극복의 이야기를 읽었다. 유방암 두 번을 지나오며, 그녀는 환자 앞에서 자신의 상처를 숨기지 않았다. “저도 암을 겪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의사와 환자는 서로 다른 강을 건너는 이들이 아니라 같은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되었다. 그 진실한 문장을 읽는 동안, 나는 자연스럽게 한 사람을 떠올렸다. 바로 유마거사(維摩居士)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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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황건 칼럼] 성 루치아의 눈물길, 르네상스 예술과 의학의 교차점
이 글은 황건 교수가 발표한 논문 「Could Artistic Intuition Foreshadow Anatomical Science? Lacrimal Apparatus in the Hand of St. Lucia」를 바탕으로, 르네상스 회화 속 표현이 현대 의학적 이해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독자 여러분께서 보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 것입니다. 원문은 예술적 관찰과 과학적 발견의 관계를 탐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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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통증 앞에서 드러나는 ‘군인정신’…백골사단과 유럽 해골문양의 공통점
백골사단 전방 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외과의사의 관찰에 따르면, 전방에서 손이나 얼굴을 다쳐 오는 병사들을 수술실과 외래에서 만날 때 통증을 견디는 태도는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상처를 벌려 상태를 확인하거나 국소마취의 날카로운 바늘이 들어갈 때, 어떤 병사는 이를 악물고 미동도 없이 앉아 있는 반면, 어떤 병사는 짧은 신음과 함께 몸을 움찔하며 긴장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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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순교자 세바스티안이 말하는 고통과 희망…’화살’의 은유에서 팬데믹까지
이 글은 ‘Infection & Chemotherapy’에 게재된 황건 교수의 논문 ‘St. Sebastian and the Epidemic Imagination: Why a Third-Century Martyr Still Matters in the Age of COVID-19’의 내용을 바탕으로, 일반인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 것입니다.<편집자> 만테냐의 ‘성 세바스티안’…단단한 신체와 긴장된 구도를 통해 인간의 고통과 의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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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십자가 이후, 스승의 부재 속에서 제자들은 비로소 믿음에 이르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성목요일 미사 뒤의 성당은 깊은 정적에 잠겨 있었다. 십자가는 자색 천으로 덮여 있었고, 성가정의 성상은 붉은 천 아래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감실은 열려 있었으나 텅 비어 있었고, 성체조배실은 전날 세족례에 참여한 어린이의 손끝 실수로 문까지 잠겨 있었다. 그 안에 아무도 없었지만,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충만함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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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빌라도 앞의 예수, 그 앞에 선 나…분모를 내려놓는 사순절의 고백
빌라도 앞에선 예수, 지오반니 바티스타 작 사순절이 끝나갈 무렵이면, 나는 늘 한 장면 앞에 멈춰 서게 된다. 빌라도 앞에 선 예수이다. 세상의 힘과 계산이 소용돌이치는 그 자리에서 예수는 자신을 과장하지도, 변명하지도 않는다. 오직 진리를 증언하기 위해 왔다고 말할 뿐이다. 그분이 대제사장의 질문 앞에서 “Ego eimi(나는 그다)”라고 고백하던 순간의 맑은 울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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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만장일치 유죄의 함정…성목요일이 드러낸 ‘재판 아닌 폭력’
‘빌라도 법정에 선 예수’ 미하이 문카치 작 성목요일 저녁, 예수는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눈 뒤 겟세마네로 향했다. 그날 밤 그는 체포됐고, 몇 시간 뒤 새벽녘 ‘재판’을 받았으며, 이른 아침 로마 총독 앞에 서서 십자가형이 확정됐다. 단 하룻밤 사이에 체포와 심문, 판결과 집행이 이어진 이 비정상적인 속도는 단순한 종교적 사건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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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빌라도의 ‘예수 재판’이 던지는 질문…“손을 씻겠는가, 아니면 눈을 뜨겠는가?”
빌라도가 물을 떠서 손을 씻은 것은, 사실 자신의 양심을 씻어내기 위한 의식이었다. 2천 년 전의 이 장면은 오늘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내가 지나온 병원, 군의관들이 있는 현장, 회의실과 브리핑룸에서도 사람들은 가끔 “내가 한 결정이 아니다”, “규정이 그렇다”, “상부의 지침이다”라는 말로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나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내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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