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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좁은 해협에서 시험받은 여제독 아르테미시아의 리더십
“리더십은 때로 박수 소리에 취약하다”요즘 한국과 미국에서는 여성 선장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대형 상선을 지휘하는 선장도 있고, 해군 함정을 이끄는 지휘관도 있다. 공수부대에는 여성 점프마스터가 있으며, 장군 계급장을 단 여성 지휘관도 존재한다. 이제는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시간을 2,500년 전으로 돌려보자. 그 시대에도 한 여성이 제국의 정규 함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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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장진호전투의 ‘열린 얼굴’ 얀시 중위가 남긴 현대 턱얼굴외상 치료의 기원
이 글은 군의관 황건(黃健) 박사(성형외과 전문의, 외상외과 세부전문의)가 2026년에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에서 발생한 악안면 총상 사례가 현대 턱얼굴외상 치료의 기원과 윤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 것입니다. 황건 박사는 “장진호 전투 7년 뒤인 1957년에 태어나 한국에서 교육받고 수련한 의사로서, 그 얼어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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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육군3사관학교 혹한 속에서 맺은 두 약속
육군3사관학교 <사진 황건> 하나는 인간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사로서의 소명, 다른 하나는 생명의 근원을 향한 신앙의 서원이었다.그 겨울의 바람은 아직도 내 몸이 기억하고 있다. 1983년 2월, 의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나는 대구 국군군의학교에 입학했다. 2주간의 교육을 마친 뒤 경북 영천의 육군3사관학교로 이동해 6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았다. 그해 2월의 바람은 혹독했다. 우리는 그것을 ‘말좆바람’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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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맨발의 마라토너’ 6.25참전용사 아베베 비킬라의 ‘투혼’
1966년 10월 30일 ‘9·28 서울수복 기념 제3회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선두로 달리는 아베베 선수 <중앙일보 자료사진> 국내외 전적지를 답사하는 전사학 전공 지인이 며칠 전 에티오피아에서 소식을 전해왔다.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의 전승기념관은 전시 유물이 많지 않지만, 마지막 전시실 한켠에 ‘6·25전쟁 참전용사’로 소개된 전설적인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Abebe Bikila)의 사진이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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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랑의 추억을 누가 지울 수 있을까요?”
<모르는 여인의 편지>의 여인도 그러했다. 평생 사랑했음에도 남자는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 여자에게는 삶이었으나, 남자에게는 익명에 가까운 스침이었을 뿐. 죽음을 앞두고서야 남자는 자신 곁에 머물렀던 사랑을 깨닫는다. 그 이야기와 L군의 마음은 어쩐지 닮아 있었다. 실습 마지막 날 그는 용기를 내어 책을 건넸다. 조심스러운 마음이었지만 C선생은 감사 인사만 남기고 돌아섰다. 뒷면의 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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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사 아버지가 의사가 된 아들에게 “사람 곁에 머무는 의사가 되어다오”
1997년 성탄절, 포틀랜드 한국 순교자 성당(Portland Korean Martyrs Catholic Church) 주일학교 아이들은 ‘뚜르망 왕자의 비밀’이라는 연극을 준비했다. 중세 유럽의 어느 왕국을 배경으로, 한 어린 왕자가 ‘하느님은 누구이며, 그리스도는 어떤 분인가’를 찾아 성을 떠나는 이야기였다. 왕자는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뒤로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 곁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 길 위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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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쟁이 남긴 편지 속 행간을 읽다
[아시아엔=황건 이화여대 초빙교수] 전쟁은 총과 포로만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전시관의 유리 진열장 안에 남겨진 몇 장의 종이에도, 그 시대가 허락한 말과 허락하지 않은 말이 함께 남아 있다. 전시실에서 시작된 질문전쟁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동원되는 것은 통계와 연표다. 사망자 수, 참전국, 작전명, 휴전선. 그러나 전시실 한켠에 놓인 몇 장의 육필 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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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꽃과 바람과 침묵 속에 남은 이름, ‘오우덴 중령’과 ‘오렌지 튤립’
횡성 네덜란드참전기념탑과 오우덴 중령 [아시아엔=황건 이화여대 초빙교수] 몇 년 전, 네덜란드의 크켄호프(Keukenhof) 식물원에서 오렌지색 튤립을 보았다. 그때는 그저 왕가의 색, 봄의 축제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렌지 튤립을 보면 한국 땅에서 피 흘린 네덜란드 병사 768명이 먼저 떠오른다. 꽃의 색이 기억의 색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나는 1월 18일 횡성에 위치한 네덜란드참전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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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국가 없는 의료는 왜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나?
1919년 상해임시정부 요인들 [아시아엔=황건 이화여대 의대 초빙교수] 대한민국의 건국을 상해 임시정부에서 찾는 시선이 있다. 그 시선은 틀리지 않다. 다만 그것은 제도적 실체라기보다 윤리적 기원에 가깝다. 임시정부는 국토도, 고정된 국민도, 주권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국가를 선언했다. 그리고 그 선언 속에는 의료와 간호, 적십자라는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의료는 선언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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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성형외과, 얼굴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의학
성형외과는 얼굴을 고치는 의학이 아니다. 사람의 정체성과 존엄을 다루는 의학이며, 몸과 마음이 만나는 자리다. 성형외과 의사는 삶의 문 앞에서 사람을 돕는 사람이다. 문을 열 수도 있고, 닫을 수도 있는 사람이다. 그 문 앞에서 사람은 다시 한 번 자기 삶을 선택하게 된다. <이미지 생성 AI> 성형외과는 사람의 모습만 고치는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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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황건 칼럼] 늙어서도 아름다운 이유..화가 무하와 성형외과 의사가 마주한 ‘시간의 얼굴’
AI가 제작한 이미지 알폰스 무하의 그림은 흔히 ‘아르누보의 화려한 젊음’으로 기억된다. 풍성한 머리카락, 유려한 곡선, 생기 넘치는 얼굴. 그러나 무하의 예술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는 단지 젊음을 찬미한 화가가 아니라 인간의 생애 전체를 집요하게 관찰한 예술가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1898년의 <쇼콜라 마송 달력>과 1928년의 <미네르바 인간 생애의 알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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