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

이대 해부학교실 초빙교수, 인하의대 명예교수,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세계사' 저자
  • 동아시아

    필리핀 국방장관에게서 발견한 목계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Gilberto C. Teodoro Jr., 1964년생)는 필리핀의 변호사·정치인으로 ‘기보(Gibo)’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2007~2009년에 이어 2023년부터 다시 국방장관을 맡고 있다. 서울안보대화에서 발언하는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 필리핀 국방장관의 모습을 유튜브로 보았다. 그는 침착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고 상대를 자극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았다. 자신의 말을 또렷하게, 흔들림 없이 이어갔다. 그 모습이 오래…

    더 읽기 »
  • 문화

    율리시스와 나…”그날 나는 세이렌을 보지 못했다”

    더블린의 한 술집. 딸과 젊은 의사의 대화에 신경 쓰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세이렌이 조이스의 문장 속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미지 AI 생성. 몇 년 전 더블린에서 ‘Anatomical Society of Great Britain and Ireland’ 학회가 열렸다. 당시 대학생이던 딸도 함께 갔다. 딸은 포스터 발표를 했다. 학회가 끝난 어느 저녁, 주최 측에서…

    더 읽기 »
  • 문화

    붉은 학위복에 담긴 나의 시간…”수의 걱정을 덜었다”

    후지노 도모아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どうすればよかったか?) 공식 포스터. 감독은 정신질환을 앓은 누나와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부모의 모습을 20년에 걸쳐 기록했다. 영화 공식 홈페이지 상영관이 많지 않은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아내와 경기도 광주까지 40분을 운전했다. 찾아간 곳은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였다. 영화 제목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더 읽기 »
  • 사회

    도박이라는 두 나무, 욕망이라는 한 뿌리

    합법 사행산업과 불법도박은 서로 다른 나무처럼 보이지만, 땅속에서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한 뿌리로 이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지 AI 생성 도박 문제 예방 강사 양성 과정에 다녀왔다. 도박이라고 하면 카지노나 경마, 온라인 불법도박부터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강사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 우리나라의 합법 사행산업 규모가 연간 20조 원에 이르고, 불법도박은 그보다 훨씬…

    더 읽기 »
  • 정치

    덕산선사와 떡 파는 노파…삼심불가득(三心不可得), 어느 마음에 점을 찍을 것인가

    덕산선사와 떡 파는 노파의 일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 과거·현재·미래의 마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는 ‘삼심불가득(三心不可得)’의 물음을 담았다. <이미지=AI 생성> 얼마 전 한 사람이 말했다. “과거의 그 학교도 우리 것이고, 현재의 그 학교도 우리 것이며, 미래의 그 학교도 우리 것이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듣는 순간 당나라 덕산 스님과 떡…

    더 읽기 »
  • 문화

    호수에서 다시 만난 그녀…레클리스는 아직도 언덕을 오른다

    연천의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정류장’을 찾아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문득 레클리스 카페가 생각났다. 얼마 전 나는 「War Horse에서 레클리스 카페까지…전쟁을 짊어진 동물들」이라는 글을 썼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 해병대의 군마 레클리스. 탄약을 나르고 부상병을 옮기며 포성이 쏟아지는 능선을 오르내렸던 말이다. 병사들은 그녀를 단순한 군마가 아니라 전우로 기억했다. 집으로 가기 전에 한번…

    더 읽기 »
  • 사회

    “누구도 쉽게 믿지 말라, 그러나 모두를 존중하라”…딘 소장이 남긴 전장의 교훈

    6.25 당시 워커 사령관(가운데)이 무초 미국대사(왼쪽)와 딘 소장과 함께 대화하고 있다. 사진은 2012년 6.25 62주년을 맞아 LA에서 열린 ‘한국전쟁 사진전’에 출품된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 제24보병사단장이었던 윌리엄 F. 딘 소장은 북한군의 포로가 된 미군 최고위 장성이었다. 그러나 그가 포로가 된 것은 비겁함이나 지휘 실패의 결과가 아니었다. 오히려 끝까지 부하들과 함께했던…

    더 읽기 »
  • 사회

    연천 유엔군 화장장…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정류장

    연천 유엔군 화장장 시설 <사진 황건> 오늘 혼자 연천에 갔다. 찾아간 곳은 유엔군 화장장 시설이었다. 이름부터 조금 낯설었다. 전쟁기념관도 아니고, 현충원도 아니었다. 누군가의 이름을 크게 새겨놓은 추모비도 없었다. 산자락 아래에 논이 보이고, 숲은 여름빛으로 짙었다. 이렇게 평온한 곳에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는 쉽게 믿기 어려웠다. 조금 걸어 들어가자 건물터가…

    더 읽기 »
  • 사람

    [추모] 백상호 교수의 유산…”의학교육의 목적은 좋은 의사를 만드는 것”

    백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 명예교수는 한국 의학교육의 현대화와 국가시험 개혁, 교수개발에 큰 족적을 남긴 의학교육자다. 이 글은 백 교수의 제자이자 오랜 동료로 지낸 필자가 스승과 함께한 거의 50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쓴 추모문으로, 2026년 영문 학술지에 ‘Personal View’ 형식으로 게재됐다. “의학교육의 목적은 좋은 의사를 만드는 것”이라는 백 교수의 신념이 강의실을 넘어…

    더 읽기 »
  • 문화

    시드니 군함에서 떠올린 우리 해군…바다는 넓고, 그들의 공간은 좁다

    시드니 항구의 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에 있는 구축함 HMAS Vampire <사진 황건> 나는 늘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일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육지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도 조금은 넓어지지 않을까. 특히 해양대학을 나와 상선을 타던 친구를 볼 때면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지난 주…

    더 읽기 »
  • 문화

    에든버러 백파이프와 용산에서 만난 전쟁의 기억…”그들은 늙지 않는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거리에서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연주자. 에든버러에서 한 곡의 백파이프 연주를 들었다. 웅장한 행진곡을 기대했지만, 들려온 것은 전혀 다른 음악이었다. 그 소리는 앞으로 나아가라고 독려하는 음악이 아니었다. 떠난 사람을 뒤돌아보며 부르는 애도의 노래였다. 곡 이름은 Lord Lovat’s Lament였다. 스코틀랜드 고원의 바람을 닮은 백파이프 소리는 길게 울렸다가 천천히 사라졌다. 마치 다시…

    더 읽기 »
  • 사회

    ‘상처’와 ‘낙인’ 사이…안전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공개해야 하나

    진정한 안전은 실패에서 배우되, 사람을 숫자 하나로 판단하지 않는 사회에서 시작된다. <AI 생성 이미지> 한 사람이 평생 짊어져야 할 상처가 있다. 어린 나이에 받은 수술. 믿었던 의료진에게 맡긴 몸.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장애. 그 경험은 한 사람의 삶을 바꾼다. 그러한 경험을 한 사람이 이후 환자 안전과 제도 개선을 이야기한다면,…

    더 읽기 »
  • 문화

    사자와 유니콘 사이에서…권력은 누구의 것인가

    멜버른의 오래된 건물 위에 있는 사자와 유니콘 멜버른의 오래된 건물 위에서 사자와 유니콘을 보았다. 두 동물은 왕실 문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었다. 처음에는 영국풍의 오래된 장식쯤으로 생각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문장 아래 프랑스어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Dieu et mon droit. ‘하느님과 나의 권리.’ 멜버른 Government House 옛 정문에 남아…

    더 읽기 »
  • 문화

    오래된 친구와 걷는 길, 먼저 떠난 사람들을 만나다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니 오래된 친구가 마중 나와 있었다. 나보다 한 살 아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냈으니 세월을 헤아리기조차 쉽지 않다. 해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시드니에 정착한 친구는 내가 오면 꼭 데려가고 싶은 곳이 있다며 Coogee Beach로 향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나는 마음이 복잡할 때 이곳을 걷곤 해.”“하이데커의 숲이군.”내가 웃으며 말했다.…

    더 읽기 »
  • 사회

    “고맙습니다, 그녀들에게”…한국전쟁 부상병 곁을 지킨 호주 간호사들

    <Australia Remembers 6: Wartime Nurses-Care and Compassion> 표지 오늘 시드니의 호주뉴질랜드추모관(ANZAC Memorial)을 찾았다.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다. 전시의 중심은 제1차 세계대전이었고, 한국전쟁을 따로 다룬 공간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사진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1941년 뉴캐슬 시내를 행진하는 구급간호봉사대(VADs march through Newcastle city, 1941).’ 1941년 뉴캐슬 시내를…

    더 읽기 »
Back to top button
AI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