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

이대 해부학교실 초빙교수, 인하의대 명예교수,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세계사' 저자
  • 사회

    “본전만 찾으면, 빚만 없으면, 마음만 먹으면”…도박중독자가 버려야 할 세 가지 생각

    도박의 시작은 한 번의 승리였지만, 끝에는 빚과 절망, 그리고 잃어버린 삶이 남았다. 카지노의 불빛 뒤에 숨은 도박중독의 유혹과 파멸을 상징적으로 담은 AI 이미지. 그는 비교적 여유 있는 가정에서 성장했고 서강대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동전으로 하는 ‘짤짤이’를 해보았고, 수학여행을 가면 카드놀이도 했다. 그러나 딴 돈은 함께 간식을 사 먹거나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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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해부학자의 가슴과 시인의 가슴…수성못에서 만난 이상화의 ‘수밀도’

    며칠 전 대구 수성못 근처에서 학회가 열렸다. 학회장과 숙소에서는 수성못이 내려다보였다. 나는 「From Pectus to Breast: Anatomical and Semantic Gendering of the Thorax」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고대 라틴어 pectus는 성별을 특정하지 않는 앞가슴을 가리켰지만, 현대 영어의 breast는 주로 여성의 유방을 뜻한다. 그리스어에서도 가슴 전체를 가리키는 stēthos와 유방을 뜻하는 mastos를 구별했다. 해부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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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황건의 해부학 산책] 오래된 부고 앞에서…논문으로 살아남은 해부학자

    휘트널(Samuel Ernest Whitnall) 그제 해부학회에서 동료 한승호 교수의 특강을 들었다. 의사 출신 해부학자인 그는 응용해부학(applied anatomy)을 연구한다. 강의 중 그는 자신이 처음 사용한 줄 알았던 용어가 이미 19세기 러시아의 해부학자 니콜라이 피로고프(Nikolay Pirogov, 1810~1881)에 의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의 시구를 인용했다. “A little 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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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황건의 예술산책] 작품의 되먹임(Feedback)…목련 그림이 사진이 되어 돌아오다

    겸재 정선의 ‘시화환상간(詩畫換相看)’.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본다는 뜻이다. 겸재 정선의 그림을 보러 갔다가 한 작품 앞에 오래 머물렀다. 그림 속 두 노인이 마주하고 있다. 작품의 제목은 ‘시화환상간(詩畫換相看)’.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본다는 뜻이다. 집에 돌아와 시를 찾아보았다. “내 시와 그대의 그림을 서로 바꾸어 감상하니, 어느 것이 더 귀하다며 값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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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신윤복 ‘미인도’ 앞에서 작업을 생각하다

    미인도 앞에선 필자 대구 간송미술관에는 ‘미인도실’, 곧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방’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처럼 어두운 공간에서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마주할 수 있다. 관람객의 얼굴조차 자세히 보이지 않는 방인데, 그림 속 여인은 환하게 살아 있었다. 셀카를 찍으려고 팔을 뻗었더니 검은 옷을 입은 중년 여인이 다가와 물었다. 미인도 “사진 찍어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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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간송의 방에서 만난 50년 선배, 외과의사가 발견한 뜻밖의 공통점

    대구 간송미술관 박물관이나 미술관, 기념관에 가면 인물이 생전에 사용하던 작업실이나 서재를 재현해 놓은 곳이 있다. 화가가 쓰던 붓, 문인의 펜, 과학자의 실험도구, 훈장과 육필 원고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육필 원고의 필체나 작은 삽화라도 들여다보고 있으면 고인의 곁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수년 전 런던 국립초상화갤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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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Remember Me’…손수건을 펼치는 순간, 나도 무대 위의 이방인이 되었다

    10월 15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2026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에서 ‘아트하우스 17(Ārt House 17)’의 공연을 보았다. 2부의 제목은 ‘Remember Me’였다. 이 음악극은 아드리안 슈바르츠슈타인(Adrian Schvarzstein), 미하엘 헬(Michael Hell), 토마스 회프트(Thomas Höft)가 공동 작업한 ‘Musica Fugit’의 핵심을 추린 작품이다. 고음악을 통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작은 2016년 쾰른 고음악 페스티벌과 2017년 위트레흐트 고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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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함안에서 만난 6·25 참전경찰…철모도 군번도 없이 전선에 서다

    함안 경찰승전기념관 어제 함안 경찰승전기념관에 갔다. 관람객은 나 혼자였다. 직원 한 분이 곁에서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혼자 전시를 둘러보는 동안 키오스크처럼 생긴 화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화면을 터치하자 두 사람의 인터뷰가 나왔다. 한 사람은 당시 대산지구 전투에 참전했던 노경찰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전투에 관한 기록을 찾아낸 이 지역 출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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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어떻게 탄 훈장인데”…6.25참전 노병이 팬티 속에 간직한 훈장증

    김점칠 하사의 4등 무공훈장증 어제 영천호국기념관에 갔다. 한국전쟁 당시 이동외과병원에서 활약한 선배님을 뵙기 위해 영천호국원을 찾았다가, 호국원 아래에 있는 기념관에 먼저 들르게 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영천 전투는 낙동강 방어선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치열했다. 낙동강 방어선이 무너질 경우에 대비해 미군이 서사모아에 임시정부를 세우는 이른바 ‘신한국건설계획(New Korea Plan)’까지 검토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방어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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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장비의 죽음이 남긴 교훈…규율은 조직을 세우고 존중은 사람을 남긴다

    삼국지의 맹장 장비와 그를 둘러싼 병사들의 모습을 재현한 이미지. 적의 공격이 아닌 부하들의 손에 목숨을 잃은 장비의 최후는 강한 조직을 지탱하는 것이 무력과 규율만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존중과 신뢰임을 일깨운다. (AI 생성 이미지)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장비의 마지막을 기억할 것이다. 천하를 호령하던 맹장이 적장의 창에 쓰러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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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쿡은 땅을 발견했고, 호주 원주민 여성은 언어를 건넸다

    호주 시드니 하이드파크에 세워진 제임스 쿡 선장의 동상(왼쪽)과 원주민 여성 파티에가랑이 영국인 윌리엄 도스에게 자신의 언어를 전하는 장면을 재구성했다. 동상에는 “이 땅을 발견했다(Discovered this territory)”는 문구가 새겨져 있지만, 이곳은 이미 수만 년 동안 원주민들이 살아온 땅이었다. 누구의 눈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할 것인가를 묻는 이미지다. (AI 생성 이미지) 시드니 하이드파크를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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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황건의 의학과 삶] 유리병 속의 새…3년 묵은 유리 조각을 꺼내며

    스물한 살 상병의 왼쪽 손목에서 제거한 유리 조각. 고등학생 시절 유리창을 주먹으로 쳤다가 박힌 것으로, 3년 동안 통증과 염증을 일으켰다. 길이 7mm, 폭 4mm의 유리 조각(사진 속 초록색 소독포 위에 유리조각이 검게 보인다). 이를 찾아 꺼내기까지 집도의인 필자를 비롯한 수술팀의 세심한 조치가 필요했다. 오늘 오전, 스물한 살 상병이 왼손에 박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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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황건의 호주 기행] 비슈누를 찾아갔다가 청바지 위에서 젊은 나를 만나다

    바닥에 수많은 청바지가 놓여 있었다. 멀리서 보니 이상했다. 사람들이 입던 청바지를 이어 붙여 만든 커다란 공간이었다. 내 첫인상은 이랬다. ‘아, battlefield(전쟁터) 같다.’ 전쟁터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호주 시드니를 여행하던 중이었다. 뉴사우스웨일스주립미술관(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Avatāra, Viṣṇu’였다. 오른편에 세워진 안내판을 보며 전시장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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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동두천 미 제2사단은 떠났지만, 노래가 남았다

    동두천 평화호국기념관에 갔다. 무엇을 특별히 찾아가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전시관을 둘러보다가 한쪽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미 제2보병사단, 이른바 Indianhead Division의 전시 코너였다. 미 제2사단은 동두천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었던 부대다. 이제는 대부분의 병력이 평택으로 옮겨갔다고 한다. 학예사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2사단이 떠나면서 자신들이 사용하던 무기와 부대기, 훈장, 그리고 여러 역사 자료를 동두천에 기증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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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군인의 명예’…봉투 돌려보낸 지휘관, 세월 뒤 다시 빛난 훈장

    이 기사는 황건 인하대의대 명예교수와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이 지난 6월 6~8일 충북 영동의 한 펜션에서 민병돈 예비역 육군 중장을 공동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베트남전 당시 훈장 상신을 둘러싼 경험과 동료 장교에게 전해 들은 미국 은성훈장 일화를 통해 군인의 명예와 국가의 책임을 돌아본다. 당시 상황은 민 장군의 기억에 따른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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