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

이대 해부학교실 초빙교수, 인하의대 명예교수,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세계사' 저자
  • 동아시아

    6·25전쟁 중에도 고쳐 쓴 이승만의 육필…오늘의 대통령들, SNS 글은 얼마나 다듬는가

    이승만 대통령 친필, 전쟁기념관 6·25전쟁실 2에 있다. <사진 황건> 전쟁기념관 6·25전쟁실 2에 갔다. 9·28 서울 수복 이후 북진을 독려하는 이승만 대통령의 육필 원고가 전시되어 있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단정한 글씨였다. 세로로 가지런히 내려쓴 글씨 사이에는 고쳐 쓴 흔적도 보였다. 그런데 내 시선을 더 오래 붙잡은 것은 글씨가 아니라 종이였다.…

    더 읽기 »
  • 사회

    전우의 시신 싣고 떠난 트럭…전쟁 끝나도 계속되는 ‘전우 찾기’

    눈 덮인 전장에서 미 해병들이 전우의 시신을 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은 전쟁기념관 전시 자료 전쟁기념관에 갔다가 한 장의 사진 앞에서 발길이 멈췄다. 눈 덮인 전장. 미 해병들이 트럭에 전우의 시신을 싣고 있었다. 사진 아래에는 부상자와 전사자의 대부분, 그리고 장비를 가지고 나왔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가 한 문장이 떠올랐다.…

    더 읽기 »
  • 사회

    서부전선 지뢰사고와 76년 전 김일성의 명령서…“도로 교차점에 지뢰를 묻으라”

    전쟁기념관에 갔다. 아내는 다른 전시를 보러 가고, 나는 6·25전쟁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한 장의 종이 앞에 발길이 멈췄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 절대비밀 제0070호. 1950년 10월 14일자 명령서였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과 총정치국장 박헌영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전쟁이 시작된 지 넉 달 가까이 지난 때였다. 9월 28일 서울이 수복된 뒤이기도 했다. 명령서는 앞선…

    더 읽기 »
  • 문화

    [황건 칼럼] 속눈썹…나를 보러 와준 얼굴

    몇 년 전 델포이에 갔을 때였다. 고대 그리스의 델포이 고고학박물관에서 한참 전시물을 둘러보다가 뜻밖의 곳에서 눈길을 멈추었다. 기원전 47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델포이의 전차병」이었다. 청동으로 주조된 젊은 남자의 얼굴은 놀라울 만큼 고요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눈가에 아주 가느다란 선들이 보였다. 속눈썹이었다. 그 작은 속눈썹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 후 속눈썹의…

    더 읽기 »
  • 칼럼

    6.25전쟁 중 ‘낙동강교두보’ 무너졌다면…정부·군 62만명 사모아 이주 계획?

    부산 영도대교. 이 다리 아래로 바닷물이 흐른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 교두보가 무너질 경우 정부와 군을 사모아로 옮기는 비상계획까지 검토됐다. 부산 유엔평화기념관을 찾았다. 예약을 하지 않아 학예사의 해설을 들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얼마 전 유엔기념공원을 다녀와 쓴 글을 보여드렸다. 글 속에 내가 1977년 대학생이었다는 대목을 읽은 학예사는 웃으며 말했다.…

    더 읽기 »
  • 동아시아

    [황건의 나고야 산책] 금빛 병풍 앞에서 은을 생각하다

    나고야시박물관 특별전에 전시된 「太閤花見図屏風」. 왼쪽 병풍에서 꽃놀이를 하는 세 인물 가운데 가장 오른쪽 인물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수리 중인 나고야시박물관에서 특별전 「나고야에는 히데요시가 있다-히데요시와 오와리의 역사」를 보았다. 나고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태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고향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기에 히데요시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 나고야시의 작은 배려처럼 느껴졌다. 전시물…

    더 읽기 »
  • 동아시아

    [황건의 나고야 산책] 혼자 먹는 라면…칸막이 너머의 ‘히토리’ 문화

    나고야의 한 라면집에서 받은 라면과 차슈. 칸막이로 나뉜 좌석에서 혼자 식사할 수 있도록 꾸민 공간이다. <사진 황건> 5시 반에 시작한 한국과 이란의 경기가 동점으로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니 오후 8시가 넘었다. 임원들은 내일 저녁 식사 장소를 답사하러 갔고, 나와 저녁을 먹기로 했던 직원에게도 일이 생겼다. 결국 혼자 저녁을 먹게 되었다. 차가…

    더 읽기 »
  • 문화

    1764년 김인겸의 절세미인, 2026년 나고야의 큐레이터

    우타가와 구니요시(歌川国芳)의 ‘상마의 고내리(相馬の古内裏)’였다. 1840년대에 제작된 우키요에로, 다이라노 마사카도의 딸 다키야샤가 폐허가 된 소마의 궁에서 주문을 외워 거대한 해골을 불러내는 장면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특별전과 리투아니아 특별전을 보러 나고야시박물관에 갔다. 지하철에서 내려 박물관으로 걸어가려는데, 지하철 벽에 거대한 해골이 사람들을 위협하는 그림이 붙어 있었다. 걸음을 멈추었다. 해부학자인 내 눈에는 다른 무엇보다 해골이…

    더 읽기 »
  • 문화

    [황건의 나고야 산책] 도쿠가와미술관의 칼, 손은 시간을 기억한다

    도쿠가와 미술관에 전시된 일본도. 칼날과 손잡이, 칼집이 하나의 도구를 이룬다. 수술칼은 칼대에 칼날을 끼워서 사용한다. 수술실에서는 소독간호사가 칼대에 15번 칼날을 끼워 건네준다. 나는 그것을 받아 환부를 절개한다. 병실이나 외래에서 환자의 실밥을 제거할 때는 조금 다르다. 간호사가 소독된 칼대를 내주고, 포장된 11번이나 12번 칼날을 건네주면 내가 직접 끼워서 사용한다. 사용한 뒤에는…

    더 읽기 »
  • 사회

    [황건의 나고야 산책]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이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경기를 지켜본 뒤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경기 직후 선수들과 협회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나는 의학교육을 하면서 되먹임(feedback)을 줄 때 이른바 ‘샌드위치 기법’을 배운 적이 있다. 먼저 잘한 점을 이야기하고, 그다음 고쳐야 할 점을 짚은 뒤, 마지막에는 다시 잘한 점을 찾아 격려하는 방식이다. 상대가 방어적으로…

    더 읽기 »
  • 경제-산업

    [황건의 나고야 산책] 도요타의 저력…부러웠고, 그래서 조금 무서웠다

    부러웠고, 그래서 조금 무서웠다 도요타 산업기술기념관에 갔다. 자동차관 입구에는 몇 대의 로봇이 서 있었다. 트럼펫과 튜바를 부는 로봇도 있었고, 바이올린을 켜는 로봇도 있었다. 공연 시간에 맞지 않아 실제 연주는 보지 못했다. 내 옆에는 일본인 부부가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로봇 앞에서 사진을 찍더니, 엔진의 원리를 설명하는 안내원 앞에서는 나란히…

    더 읽기 »
  • 문화

    [황건의 나고야 산책] 미인에서 발레슈즈까지…262년을 건너온 시선

    안셀름 키퍼의 ‘시베리아의 왕녀’. 끝없이 이어지는 철길과 거친 화면 한쪽에 작은 발레슈즈가 걸려 있다. 필자 황건 팀닥터는 처음에는 철길에 시선을 빼앗겼지만, 작품 설명을 읽고 다시 바라본 뒤 ‘M. Wolkonskaja’라는 이름이 적힌 발레슈즈에서 오래 시선을 떼지 못했다. 어제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홍콩을 크게 이겼다. 한국 대표팀 팀닥터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나고야에 와…

    더 읽기 »
  • 문화

    1764년 조선 외교관이 본 나고야 여성들…“모두가 절세미인”

    이 글은 황건 황건 정성균 황영중 등이 2024년 발표한 논문 ‘All Women of Nagoya are Beautiful: Travel Records of a Korean Diplomat in 1764’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1764년 조선통신사 일원 김인겸이 <일동장유가>에 남긴 나고야 여성에 대한 기록을 통해 당시의 미의식과 한일 문화교류의 한 단면을 살펴봅니다. 논문에 실린 그림은 김인겸이 직접 본…

    더 읽기 »
  • 문화

    We, 함께 견디는 사람들…전우애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훈련을 마친 병사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길을 걷고 있다. 전투·작전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은 개인의 강인함만이 아니라 동료의식과 결속, 곧 ‘We’에서 나온다. <이미지 AI 생성> 군진의학회에서 정신과 과장의 강의를 들었다. 주제는 전투 및 작전 스트레스였다. PTE(potentially traumatic event, 잠재적 외상 사건)라는 말이 나왔고, COSR(combat and operational stress reaction, 전투 및 작전…

    더 읽기 »
  • 사회

    눈물의 해부생리학…”눈물에도 ‘적응증’이 있는가”

    눈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내가 판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의사인 나는 문득 생각한다. 눈물에도 적응증이 있는가. 슬픔에도 때가 있고, 눈물에도 자리가 있는 것일까. 눈물은 눈물샘에서 나온다. 그러나 눈물의 의미까지 눈물샘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본문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눈물은 눈물샘에서 나온다. 성형외과 의사인…

    더 읽기 »
Back to top button
AI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