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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황건의 나고야 산책] 혼자 먹는 라면…칸막이 너머의 ‘히토리’ 문화
나고야의 한 라면집에서 받은 라면과 차슈. 칸막이로 나뉜 좌석에서 혼자 식사할 수 있도록 꾸민 공간이다. <사진 황건> 5시 반에 시작한 한국과 이란의 경기가 동점으로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니 오후 8시가 넘었다. 임원들은 내일 저녁 식사 장소를 답사하러 갔고, 나와 저녁을 먹기로 했던 직원에게도 일이 생겼다. 결국 혼자 저녁을 먹게 되었다.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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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764년 김인겸의 절세미인, 2026년 나고야의 큐레이터
우타가와 구니요시(歌川国芳)의 ‘상마의 고내리(相馬の古内裏)’였다. 1840년대에 제작된 우키요에로, 다이라노 마사카도의 딸 다키야샤가 폐허가 된 소마의 궁에서 주문을 외워 거대한 해골을 불러내는 장면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특별전과 리투아니아 특별전을 보러 나고야시박물관에 갔다. 지하철에서 내려 박물관으로 걸어가려는데, 지하철 벽에 거대한 해골이 사람들을 위협하는 그림이 붙어 있었다. 걸음을 멈추었다. 해부학자인 내 눈에는 다른 무엇보다 해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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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황건의 나고야 산책] 도쿠가와미술관의 칼, 손은 시간을 기억한다
도쿠가와 미술관에 전시된 일본도. 칼날과 손잡이, 칼집이 하나의 도구를 이룬다. 수술칼은 칼대에 칼날을 끼워서 사용한다. 수술실에서는 소독간호사가 칼대에 15번 칼날을 끼워 건네준다. 나는 그것을 받아 환부를 절개한다. 병실이나 외래에서 환자의 실밥을 제거할 때는 조금 다르다. 간호사가 소독된 칼대를 내주고, 포장된 11번이나 12번 칼날을 건네주면 내가 직접 끼워서 사용한다. 사용한 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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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황건의 나고야 산책]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이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경기를 지켜본 뒤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경기 직후 선수들과 협회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나는 의학교육을 하면서 되먹임(feedback)을 줄 때 이른바 ‘샌드위치 기법’을 배운 적이 있다. 먼저 잘한 점을 이야기하고, 그다음 고쳐야 할 점을 짚은 뒤, 마지막에는 다시 잘한 점을 찾아 격려하는 방식이다. 상대가 방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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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
[황건의 나고야 산책] 도요타의 저력…부러웠고, 그래서 조금 무서웠다
부러웠고, 그래서 조금 무서웠다 도요타 산업기술기념관에 갔다. 자동차관 입구에는 몇 대의 로봇이 서 있었다. 트럼펫과 튜바를 부는 로봇도 있었고, 바이올린을 켜는 로봇도 있었다. 공연 시간에 맞지 않아 실제 연주는 보지 못했다. 내 옆에는 일본인 부부가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로봇 앞에서 사진을 찍더니, 엔진의 원리를 설명하는 안내원 앞에서는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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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황건의 나고야 산책] 미인에서 발레슈즈까지…262년을 건너온 시선
안셀름 키퍼의 ‘시베리아의 왕녀’. 끝없이 이어지는 철길과 거친 화면 한쪽에 작은 발레슈즈가 걸려 있다. 필자 황건 팀닥터는 처음에는 철길에 시선을 빼앗겼지만, 작품 설명을 읽고 다시 바라본 뒤 ‘M. Wolkonskaja’라는 이름이 적힌 발레슈즈에서 오래 시선을 떼지 못했다. 어제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홍콩을 크게 이겼다. 한국 대표팀 팀닥터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나고야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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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764년 조선 외교관이 본 나고야 여성들…“모두가 절세미인”
이 글은 황건 황건 정성균 황영중 등이 2024년 발표한 논문 ‘All Women of Nagoya are Beautiful: Travel Records of a Korean Diplomat in 1764’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1764년 조선통신사 일원 김인겸이 <일동장유가>에 남긴 나고야 여성에 대한 기록을 통해 당시의 미의식과 한일 문화교류의 한 단면을 살펴봅니다. 논문에 실린 그림은 김인겸이 직접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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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We, 함께 견디는 사람들…전우애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훈련을 마친 병사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길을 걷고 있다. 전투·작전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은 개인의 강인함만이 아니라 동료의식과 결속, 곧 ‘We’에서 나온다. <이미지 AI 생성> 군진의학회에서 정신과 과장의 강의를 들었다. 주제는 전투 및 작전 스트레스였다. PTE(potentially traumatic event, 잠재적 외상 사건)라는 말이 나왔고, COSR(combat and operational stress reaction, 전투 및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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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눈물의 해부생리학…”눈물에도 ‘적응증’이 있는가”
눈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내가 판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의사인 나는 문득 생각한다. 눈물에도 적응증이 있는가. 슬픔에도 때가 있고, 눈물에도 자리가 있는 것일까. 눈물은 눈물샘에서 나온다. 그러나 눈물의 의미까지 눈물샘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본문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눈물은 눈물샘에서 나온다. 성형외과 의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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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오늘 인천상륙작전기념일…아, 맥아더 장군이여
지난 5월 9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방문하였다. 인천 지역에 오래 근무하면서도, 월미도의 자유공원은 여러 번 찾았지만 정작 이 기념관은 늘 지나치기만 했던 곳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내부를 천천히 둘러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안보견학 버스는 있었지만, 전시관 안은 놀랄 만큼 한산했다. 전쟁의 기억은 여전히 국가적 상징으로 남아 있지만, 그것을 직접 마주하려는 사람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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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허쉬초콜릿과 ‘굳세어라 금순아’가 불러낸 전쟁 뒤의 기억
촬영 황건 교수, 이미지 생성 AI. 전쟁기념관에 갔다. 6·25전쟁 76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그날, 나의 일상은 전쟁이 되었다」를 둘러보았다. 전쟁을 다룬 전시이지만, 나의 눈길을 잡은 것 들은 오래전의 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작고 사소한 물건들 이었다. 검은 피피선으로 엮은 장바구니가 있었다. 참 투박한 바구니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눈에 익었다. 물자가 귀하던 시절, 사람들은 무엇이든 버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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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황건 칼럼] 투자, 투기, 도박 무엇이 다른가
AI 생성 이미지 요즘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수천만 원을 잃었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사람에게 “도박을 하셨군요”라고 말하면 아마 대부분 고개를 저을 것이다. “나는 투자했습니다.” 주식은 투자이고, 카지노에서 돈을 거는 것이 도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식을 사면 모두 투자일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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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필리핀 국방장관에게서 발견한 목계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Gilberto C. Teodoro Jr., 1964년생)는 필리핀의 변호사·정치인으로 ‘기보(Gibo)’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2007~2009년에 이어 2023년부터 다시 국방장관을 맡고 있다. 서울안보대화에서 발언하는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 필리핀 국방장관의 모습을 유튜브로 보았다. 그는 침착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고 상대를 자극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았다. 자신의 말을 또렷하게, 흔들림 없이 이어갔다. 그 모습이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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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율리시스와 나…”그날 나는 세이렌을 보지 못했다”
더블린의 한 술집. 딸과 젊은 의사의 대화에 신경 쓰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세이렌이 조이스의 문장 속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미지 AI 생성. 몇 년 전 더블린에서 ‘Anatomical Society of Great Britain and Ireland’ 학회가 열렸다. 당시 대학생이던 딸도 함께 갔다. 딸은 포스터 발표를 했다. 학회가 끝난 어느 저녁, 주최 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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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붉은 학위복에 담긴 나의 시간…”수의 걱정을 덜었다”
후지노 도모아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どうすればよかったか?) 공식 포스터. 감독은 정신질환을 앓은 누나와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부모의 모습을 20년에 걸쳐 기록했다. 영화 공식 홈페이지 상영관이 많지 않은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아내와 경기도 광주까지 40분을 운전했다. 찾아간 곳은 ‘멜리에스 빈티지 시네마’였다. 영화 제목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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