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판사 정년 연장 논란…“사법부 독립 훼손, 국민투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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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레오 니로샤 다르샨, 스리랑카 익스프레스뉴스 에디터] 최근 스리랑카 정부가 대법원 판사의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항소법원 판사의 정년을 63세에서 65세로 올리는 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을 두고 현직 법관의 이해충돌은 물론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원로 헌법학자이자 전 외무장관인 G.L. 페이리스 교수는 스리랑카 타밀어 일간지 ‘비라게사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직 판사의 정년을 2년 연장하는 헌법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페이리스 교수는 대법원이 기관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주는 입법 조치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헌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며, 국민투표라는 공론의 장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의 주권은 의회에도, 행정부에도, 사법부에도 속하지 않는다. 오로지 국민에게 있다”면서 “행정부가 정치적 편의를 위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하려 한다면, 그 문제는 주권의 궁극적 수호자인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부의 사법부 독립성 침해…“특정인 혜택 주기 위해 설계”
논란의 핵심은 정부가 사전 논의나 이해관계자 협의 없이 판사의 정년을 연장하는 헌법 개정안을 기습 추진한 데 있다. 정부는 개정안이 미결 사건의 처리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페이리스 교수는 은밀한 동기를 숨기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제도적으로 꼭 필요한 조치였다면 훨씬 이전에 도입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개월 사이 무르두 페르난도 대법원장과 프리안타 페르난도 등 4명이 퇴임했으나, 이들 중 누구도 정년 연장을 제안받지 못했다.
페이리스 교수는 “베테랑 법관들이 퇴임을 앞둔 시점까지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철저한 계산에 따라 법관을 선별하고 있다”며 개정안이 특정 인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선별적 적용이 법 앞의 평등한 보호를 보장하는 스리랑카 헌법 제12조 제1항을 위반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전문의 등 핵심 공공 부문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는 상황에서 사법부에만 예외를 두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현직 판사의 정년을 연장할 경우 사법부의 공정성과 신뢰가 훼손될 수 있으며, 특정 집단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헌법 개정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직 대법관, 자신의 처우 직접 판단하는 모순 봉착
해당 개정안이 헌법 체계에 전례 없는 교착을 유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이 대법원에 개정안에 대한 위헌 심판을 청구할 경우, 현직 대법관들은 자신의 처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률에 대해 판단해야 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법의 일반 원칙에 따르면 판사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안에 대해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재판부 전체가 개정안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만큼, 위헌 여부를 심리하는 사법 기능 자체가 제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리스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회 3분의 2 다수결만으로는 부족하며, 국민투표를 통한 유권자의 직접적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페이리스 교수는 “판사의 정년을 조정하려면 투명하고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신규 임용자에게만 적용돼야 한다”며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현직 판사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은 오히려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투표를 통한 주권자의 명시적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의회 선거 연기, 파행 운영 지속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을 두고 스리랑카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야권도 행정부의 권한 남용과 사법부 독립성이 걸린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해당 사안 이외에도 지방의회 선거를 장기간 연기하며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정부가 행정상의 문제를 이유로 선거를 미루면서 스리랑카의 모든 지방의회는 선출직 대표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임명한 비선출 지사들이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페이리스 교수는 “기술적·법적 결함을 핑계로 선거를 중단하는 것은 민주주의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공정한 선거 없이 민주주의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가 선거를 미루는 이유는 단 하나, 국민의 심판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스리랑카 정부의 판사 임기 연장 시도, 선거 지연, 헌법 우회 시도는 민주적 견제와 균형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만큼 국제사회와 법률 기관, 인권단체들의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 스리랑카의 민주주의 투쟁을 단순한 국내 정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이는 사법부의 독립성과 권력 분립, 국민 주권을 위한 투쟁이다.
아시아엔 영어판: “Judges Cannot Hear Their Own Case”: Prof. G.L. Peiris Challenges – THE AsiaN
아시아엔 신드어판: جج پنهنجي ڪيس جي پاڻ شنوائي نٿا ڪري سگهن: شري لنڪا ۾ آئيني ۽ عدالتي بحران – THE AsiaN_Sind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