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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현지기고] “자유를 억압한 정부도, 해방을 말하는 정부도 생명을 앗아간다”

2026년 3월 1일 자정 무렵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가 폭격당했다. 잠옷 차림의 소녀가 부친으로 보이는 부상자를 부축하며 대피하고 있다. <사진=엔테하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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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아스레 로우샨’ 편집장] 지난해 말, 이란 국민들은 “정부가 우리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거리로 나섰다가 허무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로부터 몇 주가 흐른 지금, 이란 국민들은 “이란을 해방시키겠다”고 주장하는 정부에 의해 또다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작금의 이란을 관통하는 아이러니다.

석유는 인류에게 현대문명을 선사했다. 그러나 지난 한 세기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의 개발도상국들에서 석유로 말미암은 유혈사태가 벌어진 것도 사실이다. 지난 수십 년간 중동이 마주해 온 불편한 현실이다. 석유로 인한 전쟁 대부분에는 미국이 개입돼 있었다.

이란 테헤란 시내의 상가 건물. 폭격의 여파로 깨진 유리창을 비닐로 덧댔다. <사진=알리레자 바라미>

2월 28일 토요일,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의 지도자들을 잇따라 표적으로 삼으면서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 발발 직후 중동의 여러 국가들까지 전쟁에 휘말리는 양상이다. 이번 전쟁은 이전의 전쟁들과 마찬가지로 그 목표물이 고위층이나 군 장성에 국한되지 않았다.

전쟁 이튿날인 3월 1일 일요일 자정 즈음부터 이란의 군 기지와 경찰서 등으로 공격 범위가 확대됐다. 그 무렵, 내가 머물고 있던 테헤란 시내의 주택들도 심하게 흔들렸다. 커다란 폭발음도 들려왔다. 약 한시간 뒤 집에서 약 1km 떨어진 경찰서가 공습당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폭발 현장의 잔해를 정리하는 중장비들 <사진=알리레자 바라미>

2일 월요일 정오, 폭격 현장을 찾았다. 반나절이 지났지만 잔해를 정리하는 중장비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인근 건물들의 창문이 산산조각 났고, 주변의 차량들도 폭발의 충격으로 짓눌렸다. 이러한 맹폭 속에서 20명 이상이 사망했다. 특히 경찰서 폭발 당시 인근 건물들까지 그 여파로 파괴됐는데, 건물들 중에는 평범한 식당과 시민들이 주거하는 주택들도 포함돼 있었다.

전쟁 첫날에도 이란 남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100명 이상의 여학생이 희생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테헤란에서는 폭발의 충격파로 병원들이 파손돼 대규모 대피소동이 벌어졌다. 폭격 현장의 사진들은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적 야망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희생자들은 사망자 통계의 숫자로, 사망자 명단의 몇 글자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전쟁에는 그 어떤 규칙도 없다. 생명의 가치는 더더욱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폭발음이 들려온다. 화약 냄새가 공기를 뒤덮고 있다. 우리는 전쟁을 겪지 않을 권리가 있다. 전쟁은 우리가 누리고자 했던 삶이 아니다.

아시아엔 영어판: War Kills Innocent People – THE AsiaN
아시아엔 신드어판: ​ايران تي آمريڪي اسرائيلي حملا: جنگ بيگناهه ماڻھن کي ماري ٿي – THE AsiaN_Sindhi
아시아엔 러시아어판: Война убивает невинных людей – THE AsiaN_Russ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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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Asre Rowshan' 편집인, 이란 ISNA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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