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메인 슬라이드서아시아

[이란 현지기고] 대통령의 메시지, 폭력의 악순환 끊는 단초 되길

2026년 3월 7일(현지시간) 미국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시내의 연료탱크가 폭발했다. <사진=EPA/연합뉴스>

* 이 기사는 아시아엔 다국어판 플랫폼을 통해 공유됩니다.

[아시아엔=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아스레 로우샨’ 편집장]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과 이에 대한 이란의 대응으로 아랍 국가들까지 전쟁에 휘말린 지 일주일이 지났다. 분노와 이성 사이의 충돌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외신들은 이번 전쟁에 대해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최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들이 원하던 상황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과 미사일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방어하는데 드는 비용은 이란의 투입 비용을 훨씬 상회한다. 이러한 불균형이 이란 측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한 교착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새벽 B-2 스텔스 폭격기 등 공군 전력을 대거 동원해 테헤란 공항을 공습했다. 이 곳 시간 새벽 2시부터 7시까지 이어진 세 차례 공격으로 연료탱크가 폭발하면서 인근 주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이날 폭발 장면을 접한 이란인들은 종말을 떠올렸을 것이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3월 5일 기준 1,200명 이상의 이란인이 전쟁으로 사망했으며, 희생자의 대부분이 민간인이었다. 특히 이란 남부의 한 여자 초등학교가 공격받아 168명이 사망한 사건은 국제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테헤란 인근 작은 도시에서 장을 보던 주민 17명이 사망했고, 테헤란을 떠나던 시민들이 도로변 주유소에서 목숨을 잃은 적도 있다.

테헤란 시내 주차돼 있던 차들이 공습 여파로 큰 손상을 입었다. <사진=알리레자 바라미>

이러한 혼란 속에서 언론인들은 어느 새인가 기자의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있다. 파괴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인 동료들은 마치 구호활동가처럼 피해지역 복구에 나서고 있다. 우리 언론인들은 흙먼지와 피가 묻은 옷을 입은 채 사고현장 곳곳을 누비고 있다.

현지시간 7일 오전 11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국영 방송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국민들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주변국들과의 분쟁을 종식시킬 뜻을 내비쳤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밤 지도위원회가 중대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 이란에 대한 구체적인 공격 발원지를 제외한 주변국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이번 전쟁 이래 이란이 주변국들을 공격했다고 비판해 왔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또한 이란의 북부와 서부 국경을 접한 국가들에게 “분리주의 세력이 이란을 침공하지 못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분리주의 세력들이 네탸나후와 트럼프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뜻이다.

그는 또 한 가지 중대한 발언을 전했다. 전쟁 초기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군 지휘관들이 암살되면서 이란 군이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행동했다는 것이다. 이는 일부 군사 작전 과정에서 오판이 있었음을 시인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후 “(이란은) 오판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폭력의 악순환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한쪽이 타격을 가하면 상대방은 그보다 더 강한 다음 공격을 준비한다. 전쟁 이래 이란 군 고위층은 위협적인 발언을 지속적으로 쏟아냈다. 이란의 공격이 제한적이라 할지라도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국에 심대한 충격을 안겼다. 이 상황은 어느 누구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 어떤 미사여구로 치장하더라도 전쟁의 폭력성을 숨길 수는 없다. 전쟁이 계속될수록 이러한 폭력성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페르시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싸움 중에는 사탕을 나눠주지 않는다.” 전시 상황에서 상대의 친절이나 호의를 기대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올바른 경험과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정치인들은 이러한 악순환을 해소할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이란 대통령의 연설이 희망의 싹을 틔웠다.

아시아엔 영어판: One Week Into the War: The Battle of Rage and Reason – THE AsiaN
아시아엔 신드어판: ايران تي مڙھيل جنگ جو هڪ هفتو: ڪاوڙ، ڪروڌ ۽ عقل جي جنگ – THE AsiaN_Sindhi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Asre Rowshan' 편집인, 이란 ISNA 전 편집장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자동 게재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