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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현지기고] 교량 폭격·‘석기시대’ 발언이 소환한 전쟁범죄 논란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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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아스레 로우샨’ 편집장] 미국이 지난 목요일 저녁 이란 최고 높이의 교량을 파괴했다. 테헤란과 이란 북부를 이을 예정이었던 B1교량이 붕괴된 것이다. 교랑 밑에 있던 일부 주택이 피해를 입으면서 약 10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참사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구조 작업이 진행되는 도중에 대형폭탄을 동원한 2차 공격이 이뤄졌다. 둘째, 사고 당일은 페르시아의 신년인 노루즈 연휴의 마지막 날로, 페르시아인들이 오랜 전통에 따라 교외로 소풍을 나가는 날이다. 폭발이 워낙 커 반경 500미터 지점까지 파편이 날아갔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들로 인해 전쟁범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아레프 파티 이란 SNN TV>

이란 혁명수비대는 사고 직후 이스라엘 교량들을 목표물로 공격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해당 작전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고 전날 “이란의 교량 두개를 파괴했고, 추가 목표도 설정해 둔 상태”라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별도의 게시물을 통해 미군이 해당 교량을 공격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날 연설에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고도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석기시대’란 단어를 언급했다. 전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 그들의 발언은 “인종차별적이고 전쟁범죄를 연상시킨다”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지도자, 미국의 일부 의원들마저 강하게 비판할 정도였다.

이란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도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미국의 역사가 250여년에 불과한 반면 이란의 역사는 수천 년에 이른다”는 점잖은 반박부터 “미국의 선조들이 원주민을 학살했다”는 뉘앙스의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왔다.

이란 외무장관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석기시대에는 중동의 석유과 가스가 없었다. 미국은 정녕 시간을 되돌리길 원하는가?”라며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란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인프라, 즉 페르시아만의 석유 및 가스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라 해석했다. 이란의 종전 입장과 일맥상통하기도 하다.

모하마드 사파의 소셜미디어 포스트

유엔 외교관을 역임했으며 인권운동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 레바논 출신의 모하마드 사파는 “이란이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폭격한다면 세상은 이를 테러라 부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교량을 폭격한 것에 대해 ‘평화’라 부른다. 교량 폭격은 국제인도법상 전쟁범죄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트럼프의 반대진영 역시 학교, 병원, 사원, 교회, 제약공장, 발전소, 도심 연료 저장소, 교량 등 사회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은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수이자 이란계 국제법 전문가인 레자 나스리도 JD 밴스 미국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를 해임하지 않으면 당신 역시 전쟁범죄의 공범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전쟁법(국제인도법) 위반은 명백한 불법 행위이며, 연관된 지휘관과 군인은 국제법정에서 처벌받을 수 있다.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주장은 나치 지도부를 처벌하기 위해 열린 뉘른베르크 재판 이후 더 이상 면책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아시아엔 영어판: War, Racism and Nazism – THE AsiaN
아시아엔 러시아어판: Война, расизм и нацизм – THE AsiaN_Russian
아시아엔 신드어판: جنگ، نسل پرستي ۽ نازي ازم: تاريخ توهان جو فيصلو ڪندي، نازي ازم جو ساٿ نه ڏيو – THE AsiaN_Sind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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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Asre Rowshan' 편집인, 이란 ISNA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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