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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현지기고] “꾸란이 던지는 질문, 사라는 무슨 죄로 죽임을 당했나”

바레인 마나마 외곽에서 치러진 사라 다슈티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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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하비브 토우미 아시아엔 영어판 편집장, 바레인] 이슬람 성서인 꾸란은 “모든 인간의 생명은 고유한 존엄과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특히 가장 약한 이들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불의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신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었던 사람들은 심판의 날에 이르러서야 온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들은 최후의 순간에 그동안의 불의를 성토하며 빼앗겼던 존엄과 도덕적 지위를 되찾는다. 이 같은 상황을 묘사하는 매우 인상적인 구절이 있다. “산 채로 묻힌 소녀에게 ‘무슨 죄로 죽임을 당했느냐’고 묻는 날”

위 구절은 이른바 심판의 날을 의미한다. 또한 이슬람 이전 시대 때 소녀를 매장하던 잔혹한 관습을 상기시킨다. 이 구절은 특정한 시대상을 넘어선 보편적인 인류의 존엄성을 강조한다. 꾸란은 이러한 존엄성이 성별, 지위, 민족, 나이와 상관없는 보편적인 가치라고 말한다.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고귀하며, 그 어떤 폭력으로도 앗아갈 수 없다.

그러나 현 시대의 인류는 이러한 가르침이 통용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필자는 바레인 국적의 한 여성의 장례식에 다녀왔다. 그녀는 수도 마나마 외곽의 한 건물에서 29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드론 공습으로 건물이 파손되고 그 잔해가 떨어지면서 현장에서 즉사한 것이다.

장례식이 치러지는 동안 그녀의 부친은 “내 딸이 무슨 죄를 지었나”라는 물음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물음에 그 누구도 답할 수 없었다. 이슬람 수니파, 시아파, 기독교 등 저마다의 종교를 지닌 조문객들도 그의 무력감에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갑작스럽고 무의미한 상실을 위로할 수 없었다.

드론 공습으로 폐허가 된 시내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이 벌이는 잔혹한 전쟁으로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 바레인에서 민간 목표물을 겨냥한 드론 공습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명확한 근거나 명분을 제시할 수 없다. 사라는 이처럼 명분 없는 전쟁의 또다른 희생자다.

바레인 언론인 타맘은 이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시설을 겨냥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라가 목숨을 잃은 지역은 미국 주둔 기지도, 군사 시설도 아니었다. 주거용 건물이나 사무용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 불과했으며, 사고 현장인 카페는 라마단 기간 동안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던 공간이었다. 그 곳에서 사라 다슈티가 희생당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한 사람의 삶이 비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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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브 토우미

바레인뉴스에이전시 선임기자, 아시아엔 영문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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