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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 한목소리… 교황 레오 14세부터 유럽·아세안까지 확산

적도기니에서 세계 평화를 강조한 교황 14세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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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아이반 림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즈 전 선임기자] 바티칸 교황령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가 미국의 대 이란 전쟁을 강하게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14억 가톨릭 신자를 대표하는 교황은 평화와 인류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이던 교황은 4월 21일 적도기니에서 “정치적인 책임과 국제협약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인류는 비극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해 온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 화물선 나포를 단행했는데, 이는 이란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긴장을 재차 고조시켰고, 파키스탄 중재의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을 배제한 채 외교적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전 세계 에너지와 가스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미국이 사전 협의 없이 이란 공습을 했다”며 미국의 참전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싱가포르도 4월 17일 영국, 프랑스 등 51개국 화상회의에 참석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미국과 이란이 해협을 ‘무기화’하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은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국제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는 싱가포르 해협과 말라카 해협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를 위시한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도 지난 4월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는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을 촉구했다. 국제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지지해온 아세안 국가들은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 2026년 1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납치, 그리고 최근의 대이란 전쟁 등으로 미국의 리더십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의 싱크탱크 ISEAS는 동남아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9%가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중국 사이 양자택일을 가정할 경우 중국을 파트너로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실시된 조사에선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보다 미국을 선호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이는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대한 반감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최근의 국제사회도 미국이 아닌 중국을 안정적인 중재자로 인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4월 14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방중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다자주의 약화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중국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같은 날 아부다비의 셰이크 칼리드 빈 모하메드 왕세자도 시 주석과 평화공존, 주권존중, 국제법, 공동발전과 안보를 기반으로 한 중동 4대 원칙에 대해 논의했다. 아부다비가 속해 있는 아랍에미리트가 미국-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에너지 인프라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벼이 볼 수 없는 사안이다.

EU와 아세안 국가들이 보조를 맞추는 가운데, 중국 역시 “파키스탄의 중재를 통한 협상 해결을 촉구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일관된 외침은 세계 평화와 안보를 강조한 교황 레오 14세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아시아엔 영어판: Asean, EU Leaders Step Up Call for Peaceful Resolution of Middle East Conflict – THE As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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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반 림

싱가포르, 아시아기자협회 명예 회장, 아시아엔 아세안지역본부장, 전 스트레이트타임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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