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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현지기고] 폭격 속에서도 예술은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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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아스레 로우샨’ 편집장] 전쟁의 본질은 파괴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인간이다. 민주주의 혹은 자유, 그 어떤 명분을 내세워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이처럼 위선적이고 모순적인 전쟁 속에서 예술 또한 희생양이 되곤 한다. 수많은 미사일과 폭탄은 예술가 개인의 신분을 지워버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집단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자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란 영화계 거장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미국 중부사령부는 지난 한달 간 이란 내 1만여 곳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공습이 수도 테헤란에 집중된 가운데, 이란의 저명한 영화감독이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인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자택이 파손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키아로스타미는 파손된 집에서 오랜 세월 거주하며 대표작들을 만들어 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전역에서 유적지 약 1,200 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명단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명소들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테헤란에 이어 이스파한과 시라즈도 큰 타격을 입었는데, 이들 도시는 페르시아 문명과 여러 제국의 유산을 간직한 곳이다.

이란 테헤란의 한 음악학교. 부서진 악기들이 잔해 속에 파묻혀 있다.

국가적 유산뿐 아니라 사적인 문화 공간 역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테헤란의 한 사설 음악학교는 완전히 붕괴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학교의 운영자는 잔해 속에서 부서진 악기들을 꺼내며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허탈해 했다.

이란은 1980년대 이라크와 8년 전쟁을 치르면서 전쟁 문학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취가 나오지 않고 있다. 문인들이 감당해야 할 슬픔의 무게가 너무 큰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이란의 유명 배우들과 예술가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구조대원과 관계자들을 방문해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참혹한 현실 속을 버텨내고 서로를 북돋는 방식이다. 전쟁이 제아무리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할지라도, 예술은 스스로의 길을 찾아낸다.

아시아엔 영어판: War and the Murder of Art – THE AsiaN
아시아엔 신드어판: ايران مٿان مڙھيل آمريڪي اسرائيلي جنگ ۾ فن ۽ فنڪارن جو قتل – THE AsiaN_Sind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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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Asre Rowshan' 편집인, 이란 ISNA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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